‘러블리’한 신민아의 새로운 가능성 [D:PICK]

‘악연’에서 버석한 얼굴 드러낸 신민아

스릴러 욕심 드러내

특유의 러블리함을 바탕으로, 로맨틱 코미디의 매력을 배가했던 배우 신민아가 고수위 장르물 ‘악연’을 통해 색다른 면모를 보여줬다. 강렬한 악인들 사이, 유일하게 착한 인물로 파격적인 변신까지는 보여주지 못했지만, 캐릭터의 깊은 상처를 섬세하게 드러내며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벗어나고 싶어도 빠져나올 수 없는 악연으로 얽히고설킨 6인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범죄 스릴러 ‘악연’에서, 신민아는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외과 의사 주연을 연기했다. 악인들끼리 얽혀 갈등하는 ‘악연’에서 유일하게 선한 인물로, ‘악연’의 메시지를 끌고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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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아는 “평소 스릴러 장르를 좋아했다”고 ‘악연’의 출연에 만족감을 표했다. ‘오 마이 비너스’, ‘내일 그대와’, ‘갯마을 차차차’, ‘손해보기 싫어서’까지. 다수의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에서 특유의 러블리한 매력을 발산하며 사랑을 받은 신민아지만, 스릴러 장르에 대한 꿈도 없지는 않았던 것이다.

물론 ‘우리들의 블루스’에서는 배우 이병헌과 로맨스 연기를 펼치며 ‘어른 멜로’를 선보였지만, 우울증에 시달리며 그늘진 얼굴을 내보이는 등 변화를 시도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악연’은 청소년 관람 불가의 장르물로, 그만큼 수위도 높고 표현도 적나라했다. 러블리의 대명사 신민아가 ‘악연’을 선택했다는 소식에 많은 이들이 놀라움을 표한 것도 사실이었다.

다만 신민아의 기대감과 시청자들의 전망과는 달리, ‘악연’에서도 그가 ‘파격적인’ 변신으로 이목을 끈 것은 아니었다. 악인들이 다투는 피카레스크 장르를 표방하는 ‘악연’에서 유일하게 선한 인물로 극 중 악인들과는 ‘다른’ 선택을 하며 인간의 존엄성을 지켰던 것.

기존의 이미지를 그대로 활용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없지 않지만, 평생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온 주연의 깊은 상처를 표현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과거 성폭행을 당한 트라우마로 늘 밤잠을 설치던 주연은, 우연히 자신의 병원에 화상을 입고 실려온 환자가 가해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럼에도 복수 대신 상처를 털어내며 성장하는 주연은, ‘악연’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이자, 또 강한 인물로 남게 된다.

신민아는 러블리함은 벗어던지고, 그늘진 얼굴로 주연의 상처를 외면화하는가 하면, 흔들리면서도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굳건함을 보여주며 ‘악연’의 메시지를 완성한다. 파격 변신 대신, 섬세한 내면 연기를 통한 정공법으로 시청자들을 설득시킨 셈이다.

‘우리들의 블루스’ 속 현실적인 연기와는 또 다른 깊이 있는 연기로, 로코가 아닌 다른 장르에서도 충분히 연기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도 했다. ‘손해 보기 싫어’ 가짜 결혼을 선택한 ‘손해 보기 싫어서’의 손해영을 통해선 적나라하게 욕설을 내뱉어 공감과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신민아는 ‘악연’ 관련 인터뷰에서 “섬뜩한 악역 연기도 해보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자신의 장점과 새 도전을 자연스럽게 오가며 가능성을 넓히고 있는 신민아가, 어떤 새로운 캐릭터로 한계를 깨 나갈지 그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