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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스트레스]'관세'에 휘청 비트코인, 이번엔 '경기침체론'


입력 2025.04.14 13:47 수정 2025.04.14 13:55        황지현 기자 (yellowpaper@dailian.co.kr)

관세 사태로 1억원 위태했지만 7% 이상 반등

"안전자산보다는 위험자산"...하락론 여전

"개미→고래 손바뀜 중" 강세론도

ⓒEPA 연합뉴스

비트코인이 미국발 관세전쟁 위기를 넘긴 뒤에도 경기침체 우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억원 선을 반납할 것이란 비관론과 함께 소규모 개인 투자자에서 대규모 기관 투자자로의 '손바뀜'이 나타나고 있다는 낙관적 전망도 여전한 상황이다.


14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마켓캡 오후 1시 30분 기준 비트코인은 미국발 관세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 7일 전 대비 9.52% 오른 8만4789 달러(업비트 원화마켓 기준 1억2324만원) 대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미국 증권시장 주요 지수와 같이 지난주 큰 폭 하락을 경험한 바 있다. 지난 7일에는 약 7만4000 달러(업비트 원화마켓 기준 1억1160만원) 선까지 내렸다. 하지만 지난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관세에 보복하지 않는 국가에 90일 동안 관세를 동결하고 상호 관세율을 10%로 적용하겠다"고 언급한 뒤에는 다시 8만 달러(업비트 기준 1억2000만원)를 회복했다. 지난 6일부터 7일까지 나타난 가격 변동성은 약 1만8000 달러(약 2566만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을 안전자산보다는 위험자산으로 분류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프랭클린 템플턴은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은 최근 금보다는 미국 기술주와 더 강한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며 "지난 3년 동안 비트코인과 금의 가격 상관관계는 약했지만, 나스닥 지수와의 상관관계는 약 70%로 밀접한 관계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3월 19일(현지 시간) 워싱턴 연준 청사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기자회견 하고 있다. ⓒ뉴시스

비트코인이 미국 증시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시장에 미치는 소위 '재료'까지 공유되고 있다. 최근 미국 증시에는 관세 우려는 한풀 꺾였지만, 뒤이어 경기침체 우려가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전통 금융시장의 불안요소가 가상자산 시장까지 확산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앰버데이터는 "최근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시장은 경기 침체를 암시하고 있다"며 "이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90일 관세 유예 조치는 효과적이지 않고, 무역 분쟁은 가상자산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가상자산 분석업체 10x리서치도 "채권 시장의 신용스프레드(회사채와 국채 간 금리 차이) 확대로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며 "경기 침체가 장기 지속돼 미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경우 비트코인이 강세를 보일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하방 압력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이은 불안요소로 비트코인이 1억원 선을 반납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가상자산 옵션 시장 분석업체 그릭스닷라이브는 "시장 전반적으로는 약세 심리가 우세한 상황이며, 아직 진정한 바닥이 형성되지 못했다는 판단이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며 "비트코인은 6만9000~7만 달러 구간까지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10일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가격이 표시돼있다. ⓒ연합뉴스

잇단 가격 약세 전망에도 장기 전망은 낙관적이라는 분석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비트코인의 '디지털 금' 서사는 여전히 유효하며, 현재 가격 변동성이 나타나곤 있지만 과거보다는 높은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현재의 가격 매도세는 소규모 개인 투자자들이 주도하고 있으며, 기관으로 추정되는 비트코인 대량 보유 주소들의 매집세는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지난 30일 동안 비트코인을 1000개~1만개 보유 중인 이른바 '고래' 주소들의 보유량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립토퀀트는 "대형 투자자들의 비트코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고래 주소들은 지난 3월 초 이후 비트코인 10만개 이상을 매입하고 있으며, 이는 가격 강세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겟 수석 애널리스트 라이언 리는 "역사적으로 관세 이슈는 비트코인과 같은 위험 자산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해왔다"면서도 "관세 유예 발표 이후 반등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기관 투자자들과 비트코인 장기 보유자들은 여전히 비트코인을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지현 기자 (yellowpap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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