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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깡통 대출' 4조 훌쩍…환율 오락가락에 건전성 '빨간불'


입력 2025.04.14 16:24 수정 2025.04.14 16:26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무수익 여신 1년 새 24.2% 급증

관세 전쟁으로 환율 변동성 커져

부실채권 더 늘어날 수도 '우려'

국내 5대 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무수익여신 잔액이 1년 새 24.2% 급증했다. ⓒ연합뉴스

국내 5대 은행들이 고객들에게 빌려준 돈에서 더 이상 이자를 거둘 수 없게 된 이른바 '깡통 대출'이 4조37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와 경기침체로 빚을 못 갚는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가 늘어난 탓이다.


내수 부진이 심각한 상황에 미국 관세 전쟁도 장기화하면서 환율 변동성이 더 커지며 이같은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무수익여신 잔액은 4조37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2% 급증했다.


같은 기간 이들 은행의 총여신이 1766조5662억원으로 7.1% 늘어나는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두드러지는 증가세다.


무수익여신이란 3개월 이상 연체되거나 법정관리 등으로 이자수입이 없는 대출을 뜻한다. 대출을 내주고도 이자조차 받지 못해 깡통대출이라 불린다.


은행별로는 농협은행이 1조1949억원으로 같은 기간 동안 55.5% 늘어나 증가폭이 가장 컸다.


이어 국민은행은 23.1% 늘었고, 우리은행은 18.1% 증가했다. 하나은행은 전년 대비 14.2%, 신한은행 5.6% 늘어났다.


경기가 침체되면서 이자를 갚을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가 늘어난 탓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들 은행의 기업대출 중 무수익여신 잔액은 3조411억원으로 조사 대상 기간 동안만 23.8% 증가했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이 개선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이다. 경기 침체가 심각한 상황에 미국 관세 압박까지 겹치면서 환율 변동성이 커졌고, 이에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불어날 수 있어서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최근 들어 기록적으로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비상계엄 사태 이후 환율은 종가 기준 1472원까지 상승했다가, 올해 2월 말에는 1427원까지 급락했다.


이번달 들어서는 미국 관세 정책 영향으로 다시 치솟아 지난 9일에는 장중 1487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날 들어서는 미 달러화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기존 보호무역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이자,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또다시 1420원 초반까지 떨어졌다.


은행 입장에선 장기적으로 건전성 관리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은행권은 부실대출을 상각 및 매각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서두르겠다는 방침이다.


또 기업대출 관리에 촉각을 세우고 모니터링을 강화하며 경기 침체와 관세 조치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내외적으로 변동성이 큰데 경기까지 안 좋다 보니 부실이 많이 발생했다"며 "사전 모니터링을 강화해 대출 부실화를 방지하고, 금융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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