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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와 야유 사이‘ 류현진 아직은 루키


입력 2013.04.04 09:27 수정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느슨한 주루플레이 홈팬들 야유

현지팬 시각은 철저히 루키 기준

미국 현지언론들도 류현진 투구에는 긍정적 평가를 내리면서도 느슨했던 주루에 대해서는 혹평했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LA다저스)가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박수와 야유를 동시에 받았다.

류현진은 3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서 열린 ‘2013 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개막 2차전에 선발 등판, 6⅓이닝 동안 안타를 10개 맞으면서도 3실점(1자책) 5탈삼진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 1.42.

비록 패전투수가 되긴 했지만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고, 안타는 10개나 맞았지만 자책점은 단 1점이었다. 연속 출루를 허용했지만 위기관리능력이 상대적으로 돋보였다.

타선이 매디슨 범가너 구위에 눌려 영봉패, 류현진은 패전투수가 됐다. 하지만 내용 면에서는 성공적인 데뷔전으로 평가할 만하다.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도 경기 후 인터뷰에서 류현진 호투를 칭찬했다. 하지만 정작 엉뚱한 곳에서 흠을 남겼다. 지명타자 없이 투수도 타석에 들어서야 한다는 내셔널리그 규정에 따라, 류현진은 9번 타순에 배치됐다. 3회말 데뷔 첫 타석에서 파울 이후 1루 땅볼을 쳐낸 류현진은 6회말 두 번째 타석에 등장했다.

류현진은 3루 쪽으로 느린 타구를 쳤다. 3루수 파블로 산도발이 타구를 따라가고 있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전력으로 뛰지 않았다. 그러자 다저스타디움 팬들은 바로 야유를 보냈다. 첫 번째 타석에서는 1루수쪽으로 타구가 빠르게 갔기 때문에 뛰지 않아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느린 타구로 갔던 두 번째 타석에서의 주루플레이에 홈팬들은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미국 현지언론들도 투구에는 긍정적 평가를 내리면서도 느슨했던 주루에 대해서는 혹평했다.

류현진 주루플레이는 사실 한미야구의 문화적인 차이와도 무관하지 않다. 한국야구에서는 고교시절까지 투타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지만, 프로에서는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는 일이 거의 없다. 류현진도 다저스 유니폼을 입으며 동산고 시절 이후 오랜만에 타석에 서게 됐다.

류현진도 이날은 데뷔전이었던 탓에 유독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익숙하지 않은 배팅이나 러닝에 무리하기보다는 다음 이닝을 염두에 두고 체력을 아끼려는 의도도 있었다. 이날 류현진 투구를 현장에서 지켜본 MBC 허구연 해설위원도 "투수는 아무래도 한국에서 주루플레이가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갑자기 전력질주를 하면 몸에 무리가 올 수 있다"며 류현진을 감쌌다.

하지만 류현진을 바라보는 미국야구의 시각은 철저히 ‘루키’의 기준에 맞춰져 있다. 포지션을 떠나 갓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선수가 설렁설렁 뛰는 모습은 자칫 무성의하게 보일 수 있다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데뷔전에서 류현진은 기대이상의 호투로 긍정적인 호평도 듣는가하면, 아쉽게 첫 패배의 쓴맛도 봤고, 전혀 생각지도 못한 실수로 홈팬들에게서 야유를 받는 낯선 경험도 해봤다.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한국 프로야구를 떠나 루키로서 류현진의 새로운 시작을 보여주는 경험들이었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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