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실책폭탄 2개…뇌관 건드렸다
세인트루이스전 실책 2개 3실점 연결
9회 2득점-싹쓸이 3타점 2루타 만회
'추추 트레인' 추신수(31·신시내티)가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추신수는 9일(한국시각) 세인트루이스 부시 스타디움서 벌어진 ‘2013 MLB' 세인트루이스와의 원정경기에 중견수 겸 1번 타자로 선발 출전, 5타수 2안타를 기록하면서 3타점과 2득점을 올렸다.
이날 득점으로 지난 2일 LA 에인절스와 개막전 이후 올 시즌 치른 7경기 모두 득점을 올렸고 지난 5일 LA 에인절스전 이후 5경기 연속 안타 행진도 이어갔다. 또 멀티히트를 기록함으로써 지난 7일 워싱턴전 이후 3경기 연속 안타 2개 이상을 기록했다.
추신수의 초반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1회초 중견수 뜬 공, 3회초 좌익수 뜬 공, 5회초 2루수 앞 땅볼에 그치면서 타격 상승세가 끊겼다. 세 차례 타석에서 안타를 치지 못한 것도 문제지만 그동안 우려했던 수비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추신수는 올 시즌 신시내티로 이적하는 과정에서 수비 포지션을 우익수에서 중견수로 변경했다. 그동안 우익수로만 주로 활동했기 때문에 중견수 변신은 모험이었고 스프링캠프 때부터 수비 불안 문제가 계속 제기됐다.
세인트루이스전은 바로 수비 불안이라는 뇌관을 건드리는 경기가 됐다. 실책 2개를 저질렀고 이것이 모두 실점으로 연결됐다. 이날 세인트루이스가 4점을 뽑았는데 이 가운데 3점 모두 추신수의 실책이 도화선이 됐다. 13-4로 역전시켰기에 망정이지, 졌더라면 모든 책임은 추신수라고 해도 할 말이 없을 지경이었다.
추신수는 1회말 무사 1루 상황에서 카를로스 벨트란의 타구는 잘 잡았지만 2사 2·3루 상황에서 야디어 몰리나가 친 타구를 놓치면서 2실점하는 빌미가 됐다. 몰리나 타구가 추신수 글러브에 들어가는 듯했지만 공이 튕겨져 나왔고 추신수가 다시 잡으려고 애썼지만 공은 글러브를 외면했다. 그러는 사이 주자 2명이 모두 홈으로 들어왔다.
추신수의 두 번째 실책은 2-3으로 쫓아간 6회말에 나왔다. 또 몰리나의 타구였다. 2사 1루 상황에서 몰리나가 친 공을 잡으려다가 다시 한 번 공이 글러브를 튀어 나왔다. 그 사이 주자는 홈을 밟았다.
실책 말고도 수비가 불안한 광경은 또 있었다. 2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피트 코즈마의 좌중간 깊숙한 플라이 때 좌익수 크리스 하이시와 콜 플레이가 되지 않아 충돌할 뻔 했다. 다행히 하이시가 처리했지만 추신수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다행히도 추신수가 7회초부터 분발했고 팀이 이기면서 비로소 표정이 풀어졌다. 2-4로 뒤지고 있던 7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안타를 치고 나가 1·2루 기회를 이었다. 곧이어 크리스 하이시가 적시 2루타를 침으로써 3-4로 쫓아가는 발판이 됐다.
또 추신수는 9회초 선두 타자로 나서 볼넷을 얻어 출루하면서 대역전승의 기초를 닦았다. 1사 1루 상황에서 상대의 폭투로 2루를 밟은 추신수는 계속된 1·2루 기회에서 브랜든 필립스의 적시 2루타로 홈까지 들어왔다. 추신수가 7경기 연속 득점 기록을 이어가는 순간이었다.
이후 신시내티 타선은 불이 붙었다. 토드 프레이저의 밀어내기 볼넷과 잭 한나한의 유격수 앞 내야 안타, 라이언 해니건의 유격수 실책 등으로 3득점을 추가했다. 계속 이어진 1사 만루 기회에서 추신수가 다시 타석에 나왔고 좌익선상으로 빠지는 싹쓸이 2루타로 3타점을 기록했다. 추신수는 조이 보토의 적시타 때 홈까지 밟으며 2득점 째를 올렸다.
신시내티가 8회말까지 4-4로 팽팽한 접전을 벌이다가 추신수가 2득점과 3타점을 보태는 등 9회초에만 9점을 몰아치면서 13-4 대역전승, 추신수의 실책 2개는 묻힐 수 있었다. 그러나 수비 불안 문제는 하루빨리 개선돼야만 한다. 추신수는 지난 시즌 통틀어 2개의 실책을 저질렀다. 그 실책 기록이 한 경기에 모두 나온 것은 분명 되짚어봐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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