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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앞 피해자 호날두만이 아니다


입력 2013.04.11 09:43 수정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메시 투입 후 일순간 흐름 뒤바뀌어

즐라탄 맹활약도 묻혀..바르셀로나 4강행

[바르셀로나 4강]PSG는 메시 투입과 함께 힘을 잃었다.

다친 리오넬 메시(28)가 건강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2)를 넘었다.

메시가 활약한 바르셀로나가 즐라탄을 앞세운 파리 생제르망(이하 PSG)의 거센 도전을 뿌리치고 준결승에 올랐다.

바르셀로나는 11일 오전(한국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캄프 누서 열린 ‘2012-13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PSG와 1-1로 비겼다. 파리 원정 1차전에서 2-2 무승부에 그친 바르셀로나는 1-2차전 합계 3-3 동률을 이뤘지만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에 따라 준결승에 진출했다.

바르셀로나는 2007-008시즌 이후 6년 연속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무대를 밟게 됐다.

경기 전부터 메시와 즐라탄의 자존심 대결로 압축됐다. 즐라탄은 과거 바르셀로나에서 메시와 한솥밥을 먹었지만, 메시에게 치우친 공격 전술과 스포트라이트에 조연이 되기를 거부하며 팀을 떠났다.

인터밀란을 거쳐 PSG에 안착한 즐라탄은 독보적인 기량을 뽐내며 건재를 과시했다. 그러나 리그에서의 활약에 비해 챔피언스리그만 나가면 작아진다는 비판은 이번에도 피하지 못했다. 전 소속팀이었던 인터밀란과 바르셀로나가 공교롭게도 즐라탄이 떠나자마자 이듬해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등극했다는 것은 껄끄러운 징크스다.

이번 챔피언스리그에서의 활약은 나쁘지 않았다. 비록 16강에서 한 차례 퇴장을 당하며 체면을 구기기도 했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빼어난 활약을 펼치며 챔피언스리그에서 약하다는 편견을 불식시켰다. 바르셀로나와의 8강전에서도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3골 모두에 관여했다.

하지만 메시를 넘기에는 여전히 2%가 부족했다. 메시는 PSG와의 원정 1차전에서 당한 햄스트링 부상으로 2차전 출장이 불투명했다. 선발에서 제외돼 벤치에 머문 메시는 팀이 하비에르 파스토레에게 선제골을 허용해 0-1로 뒤진 후반 16분 교체 투입됐다.

이전까지 흐름을 주도한 쪽은 PSG. 볼 점유율 격차에도 즐라탄과 파스토레를 앞세운 빠른 역습과 효율적인 경기운영으로 이날 전반적으로 패스미스와 잔실수가 많았던 바르셀로나를 압박했다. 메시가 햄스트링으로 빠진 바르셀로나는 유럽축구를 지배하는 그 팀이 아니었다.

하지만 메시가 투입되자마자 상황이 달라졌다. 부상으로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은 가운데도 예리한 패스와 공간침투로 PSG 수비를 뒤흔들었다. 페드로의 동점골도 시작은 메시 발끝에서 비롯됐다. 메시가 페널티라인 바깥에서 안으로 예리하게 찔러준 볼은 다비드 비야에게 연결됐고, 결국 페드로가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동점골 이후 흐름은 순식간에 기울었다. 다급한 PSG는 데이비드 베컴을 투입해 공세를 강화하려 했지만, 바르셀로나 특유의 점유율 축구에 밀려 볼을 앞으로 보내는 것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메시 투입 하나로 흐름이 단번에 뒤바뀐 것.

즐라탄은 풀타임을 소화하며 준수한 움직임을 나타냈지만, 단 30여분 교체 출전에 그친 메시의 거대한 존재감에 다시 묻혔다. 메시와 동시대에 뛴다는 이유만으로 조연의 운명을 감수해야하는 것은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만이 아니었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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