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 지적' 류현진, 금연 결심해야 하나
허니것 코치 “커쇼 수준 위해선 체력 끌어 올려야”
데뷔 첫해 “담배 끊어라” 지적 일축..이번엔?
LA 다저스 릭 허니컷 투수코치가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류현진(28)의 체력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하고 나섰다.
허니컷 코치는 13일(한국시각) ‘다저스 인사이더’에 실린 인터뷰에서 “류현진은 정말 좋은 선수지만, 부상은 계속 주의해야 한다. 류현진 역시 이 부분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상 관리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이어 “류현진은 최상급의 선수로 발전하는 것을 원하고 있다”며 “(류현진이) 클레이튼 커쇼나 잭 그레인키가 어떻게 자신들의 임무를 해내고 있는지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류현진은 이 둘과 같은 선수가 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허니것 코치는 “체력을 꾸준히 향상시키고 웨이트룸에서 하는 훈련과 근면함이 200이닝 이상 투구와 한 시즌 내내 (부상 없이) 투구를 계속할 수 있게 할 것이다”며 “이것은 우리가 류현진에게서 보기 원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허니컷 코치의 이번 언급은 류현진이 커쇼나 그레인키 수준의 투수로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 체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필수라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시즌 동안 4일 내지 5일 휴식 후 등판하는 로테이션을 지켜가며 200이닝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매 경기 6이닝 이상을 소화할 수 있는 체력 자체도 필요하지만, 부상 관리 차원에서도 체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사실 류현진의 체력 문제는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인 2013년부터 거론됐던 문제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 스프링캠프 첫 날 팀의 단체 장거리 달리기에서 낙오됐다. 이 모습을 보고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 MLB.com은 “류현진이 스프링캠프 첫날 달리기 훈련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스프링캠프 합류 이후 햄버거를 끊었다고 하는데, 이제는 담배를 끊는 것도 고려해야 할 듯하다”고 보도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의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체력 증진 차원에서 금연이 필요하다는 보도였다. 이에 대해 류현진의 반응은 대수롭지 않다는 것이었다.
흡연이 그 스스로 한국 최고의 투수로서 성장하는 과정에서 한 번도 체력적인 부분으로 인해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 류현진은 30경기에서 192이닝을 던지며 14승을 기록, 체력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음을 입증함과 동시에 실력으로 모든 논란을 불식시킨 듯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두 차례나 부상자 명단에 오르고, 시즌 막판 3주 정도 쉬는 바람에 26경기 등판에 150이닝 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승수는 14승으로 데뷔 시즌과 같았지만 세 차례 부상이 류현진의 발목을 잡지 않았다면 류현진은 17~18승 정도의 성적도 기대할 수 있었다.
잦은 부상에 발목을 잡힌 셈인데 그 대목에서 체력 문제가 거론되지 않을 수 없다. 체력이 떨어지면 그만큼 부상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지난 10일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인터뷰에서 올 시즌 목표에 대해 “어김없이 올해도 10승이 목표”라며 “올해는 2점대 평균자책점도 물론 좋지만 200이닝을 우선시하고 싶다. 이닝이 늘어나면 승수도 올라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난 8일 팬그래프(Fangraphs)에 실린 메이저리그 야구 통계 전문가인 댄 짐 보스키의 LA 다저스 관련 2015 ZiPS 예측치에 따르면, 류현진은 이번 시즌 27경기에 나서 168.3이닝 소화다. 평균자책점은 3.26, 탈삼진 151개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반적으로 지난 시즌에 비해 좋은 성적을 올릴 것으로 예측했지만 류현진이 우선 목표로 설정한 200이닝 소화라는 목표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어디까지나 예측이지만 류현진의 부상 전력과 결코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류현진이 올해 부상자명단에 오를 가능성이 40% 이상이라는 외신 보도도 나온 상황이다.
이쯤 되면, 류현진의 체력 문제가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커쇼나 그레인키 급의 선수로 성장하는데 장애물로 생각해볼 만한 여지가 충분하다. 200이닝 소화라는 가장 궁극적인 목표 달성을 위해선 체력 향상에 힘을 쏟을 필요가 있다. 어쩌면 류현진의 금연 결심 소식이 들려올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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