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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한 이승우 잠재력, 세리에A서 폭발할까


입력 2017.09.03 14:01 수정 2017.09.04 09:07        데일리안 스포츠 = 이근승 객원기자

바르셀로나 생활 접고 이탈리아 베로나로 이적

A매치 데이 기간 끝난 뒤 리그 경기서 데뷔전

베로나로 이적한 이승우. ⓒ 데일리안 베로나로 이적한 이승우. ⓒ 데일리안

바르셀로나 유망주 이승우가 이탈리아 세리에 A 헬라스 베로나로 이적을 확정 지었다. 계약 기간 4년, 이적료는 150만 유로(약 20억 원)다. 베로나 114년 역사에서 10번째로 높은 이적료다.

이는 지난 2001년 이탈리아 특급 유망주였던 알베르토 질라르디노를 영입할 때 지불한 390만 유로에 이은 팀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10대 이적료 지출이기도 하다. 이승우를 마케팅용으로 활용하거나 미래를 내다보고 영입한 자원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치열한 생존 경쟁을 위한 즉시 전력감이다.

이승우는 이적 하루 만인 지난 1일,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베로나는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승우가 베로나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훈련에 참가했다”라고 밝혔다. 파비오 페치아 감독의 지휘 아래 워밍업과 전술 훈련, 미니 게임 등에 모두 참여하면서, 예상보다 빠른 데뷔전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베로나는 올 시즌 리그 2경기에서 1골밖에 넣지 못했고, 승리도 없다. 알레시오 체르치와 지암파울로 파찌니 등 이탈리아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들이 노쇠하면서 전방 화력에 아쉬움이 많다. AS 로마에서 임대 영입한 다니엘레 베르데에게 기대가 크지만 21세 청년이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실제로 베로나는 전방 화력을 더하기 위해 유벤투스 유망주 모이스 킨도 영입(임대)했다. 킨은 여름 이적 시장 마감 직전 임대를 확정 지으면서, 이승우보다 늦게 팀에 합류했다. 그는 이탈리아와 코트디부아르 이중 국적을 가진 선수로 이승우만큼 기대를 받는 특급 유망주다.

킨은 2000년생으로 이승우보다 2살이나 어리다. 지난 2007년, 아스티와 토리노를 거쳐 유벤투스(2010년)에 합류했고, 이탈리아 U-15, U-17 등 연령별 대표팀을 차례로 거쳤다. 2016-17시즌에는 세리에 A 데뷔전도 치렀다. 지난 시즌 볼로냐와 리그 최종전에는 결승골을 터뜨리기도 했다. 2000년대 생 출생 선수가 유럽 5대 리그에서 득점을 기록한 것은 킨이 처음이다.

킨이 최전방 스트라이커와 측면(왼쪽) 공격수를 오갈 수 있는 재능이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베로나 구단 사정을 고려하면 비싼 이적료를 지불하고 데려온 이승우와 임대 온 킨의 대우는 다를 수밖에 없다.

이승우의 프로 경험이 스페인 3부 리그(13분 출전)가 전부지만, 재능은 유럽 최고 수준이다. 국내에서 개최된 ‘FIFA(국제축구연맹) U-20 월드컵 코리아 2017’이 증명하듯 드리블과 폭발적인 스피드, 결정력을 갖췄다. 팀이 어려운 순간 등장해 승리를 가져오는 스타성도 지녔다. 일반적인 아시아 선수와 달리 자신감도 충만하고, 정신력도 강인하다.

페치아 감독이 전형적인 스페인 축구를 구사하는 만큼, 적응이 빠를 수 있다. 베로나는 4-3-3과 4-2-3-1 등을 오가고, 짧은 패스를 활용한 축구에 능하다. 측면 공격수의 개인기, 풀백과 연계 플레이 등 측면 중심의 부분 전술도 눈에 띈다.

이승우가 스페인에서 성장했고, 주 포지션이 왼쪽 측면인 만큼, 기대되는 부분이다. 일찌감치 존재감을 드러낸다면, 팀 전술 자체가 이승우 중심으로 이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너무 큰 기대는 금물이다. 이승우가 연령별 대표팀과 유소년 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은 사실이지만 프로 무대는 차원이 다르다. 리오넬 메시보다 더 높은 기대를 품었던 보얀 크르키치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어린 나이에 네덜란드 리그를 평정한 멤피스 데파이,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할 줄 알았던 아드낭 야누자이 등도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대표적인 선수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차분하게 준비하고, 완벽하게 치러내야 한다. 이승우의 재능만큼은 바르셀로나가 인정했고, 바이 백(2년) 조항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FIFA 징계로 인해 3년에 가까운 시간을 허비했지만, 연령별 대표팀에서 보여준 능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베로나는 A매치 기간이 끝나는 오는 10일, 홈구장인 스타디오 마르크 안토니오 벤테고디에서 ‘강호’ 피오렌티나와 세리에A 3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이승우가 팀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베로나의 빈약한 공격력을 생각할 때 데뷔전 가능성이 없지 않다. A매치 기간으로 인해 준비 시간이 충분한 만큼, 선발은 아니더라도 교체 투입 정도는 기대할 수 있다.

일찍이 대한민국은 물론 바르셀로나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이승우. 그가 자신의 재능을 폭발시키며, 성공적인 유럽 생활을 만들어나갈 수 있을지 축구팬들의 관심이 모아진다.

이근승 기자 (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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