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D-인터뷰] 김해숙 "여전히 연기가 고파, 여자 오달수 꿈꿔"


입력 2017.09.30 08:36 수정 2017.10.09 10:53        부수정 기자

영화 '희생부활자'서 엄마 명숙 역

"존재감 뽐내는 배우 되고파"

영화 '희생부활자'에 출연한 김해숙은 "이번 작품은 공포, 스릴러, 액션, 감동이 있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영화"라고 자신했다.ⓒ쇼박스 영화 '희생부활자'에 출연한 김해숙은 "이번 작품은 공포, 스릴러, 액션, 감동이 있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영화"라고 자신했다.ⓒ쇼박스

영화 '희생부활자'서 엄마 명숙 역
"존재감 뽐내는 배우 되고파"


"제 꿈은 '여자 오달수', '여자 이경영'입니다."

드라마와 스크린을 오가며 활동 중인 중견 배우 김해숙(61)은 여전히 연기가 고프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작 배우인 '여자 오달수', '여자 이경영'을 꿈꾼다고 얘기했다.

1974년 MBC 7기 공채 탤런트 출신인 김해숙은 '흐르는 강물처럼'(2002), '장밋빛 인생'(2005), '소문난 칠공주'(2006), '해바라기'(2006), '박쥐'(2009).' 친정엄마'(2010), '무자식 상팔자'(2012), '도둑들'(2012), '왕가네 식구들'(2013), '그래, 그런거야'(2016), '아가씨'(2016), '아버지가 이상해'(2017)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작품마다 존재감을 뽐냈다.

특히 김해숙은 다양한 엄마 역할을 소화해 '국민 엄마'로 자리매김했다. 이번엔 좀 독특한 엄마다. 강도 사건으로 죽었다가 다시 살아온 엄마다.

영화 '희생부활자'(감독 곽경택)는 전 세계 89번째이자 국내 첫 희생부활자(RV) 사례로, 7년 전 강도 사건으로 살해당한 엄마가 살아 돌아와 자신의 아들을 공격하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친구', '극비수사'를 연출한 곽경택 감독의 신작이다.

'희생 부활자'는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밝히려고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나는 현상 RV(Resurrected Victims Phenomenon)에서 파생된 말로, 복수를 위해 살아 돌아온 사람을 뜻한다.

김해숙은 7년 만에 살아 돌아온 엄마 최명숙 역을 맡았다. 모두를 놀라게 하며 돌아온 그는 가장 아끼던 아들을 공격하면서 충격을 준다.

영화 '희생부활자'에 출연한 김해숙은 "여전히 연기가 고프다"며 "할 수 있을 때까지 연기하고 싶다"고 밝혔다.ⓒ쇼박스 영화 '희생부활자'에 출연한 김해숙은 "여전히 연기가 고프다"며 "할 수 있을 때까지 연기하고 싶다"고 밝혔다.ⓒ쇼박스

27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그는 "아들을 죽이러 온 엄마"라며 "역할이 주는 중압감이 컸다. 잘 해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털어놨다.

수많은 엄마를 연기한 김해숙은 "엄마도 하나의 장르"라며 "그 안에 수많은 이야기가 있다. 가장 편안하기도 하고, 보통 이야기이지만 어떻게 보면 가장 힘든 이야기를 품고 있다. 항상 다른 엄마를 표현하려고 노력하는데 이번에는 사랑하는 아들을 죽여야만 하는 충격적인 엄마를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김해숙은 이번 작품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런 시나리오는 처음 봤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단숨에 읽었거든요. 숨 쉴 틈 없이 영화에 빠져들 겁니다. 할리우드 작품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작품이에요. 자랑이 심한데 사실입니다. 호호. 공포, 스릴러, 액션, 감동까지 다 있는 종합선물세트입니다. 영화를 보시면 정신을 차리지 못할 겁니다."

김해숙은 이번 작품을 통해 국민 엄마의 파격을 선보인다. 앞서 제작보고회 당시 그는 "예고편을 보고 깜짝 놀랄 만큼 나도 몰랐던 내 모습이 나와서 흥미로웠다. 고생한 만큼 보람이 있었고, 연기 인생에서 한 획을 그은 작품"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든 작품입니다. 깜짝 놀랄 정도의 액션신도 소화했고요. 길바닥을 끌려다니면서 찍은 신도 많고요. 예고편을 보고 저도 제가 그렇게 무서운 여자인 줄 처음 알았답니다. 마지막 엔딩을 보면 깜짝 놀랄 거예요. 반전의 반전이 펼쳐지거든요. 구멍 없는 영화입니다. 보고 아니면 고소해도 좋습니다(웃음)."

RV라는 소재는 생소하다. 관련 자료를 찾아본 김해숙은 "돌아가신 엄마를 생각하며, 속죄하는 마음으로 영화를 찍었다"며 "영화를 통해 엄마에게 제 마음을 전달하고 싶다"고 했다.

영화 '희생부활자'에 출연한 김해숙은 "아들을 죽이러 온 엄마 역할을 맡았다"며 "잘 해내야 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털어놨다. ⓒ쇼박스 영화 '희생부활자'에 출연한 김해숙은 "아들을 죽이러 온 엄마 역할을 맡았다"며 "잘 해내야 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털어놨다. ⓒ쇼박스

김해숙은 액션뿐만 아니라 물 77톤을 맞으며 고군분투했다. "매일 비를 맞았어요. 아마 100톤은 맞았을 걸요. 약을 달고 다녔을 만큼 정신력으로 버텼어요. 촬영이 다 끝나고 이걸 내가 어떻게 했지 싶더라고요."

김래원과는 영화 '해바라기'(2006), 드라마 '천일의 약속'(2011)에 이은 세 번째 모자 호흡이다. 눈빛만 봐도 통하는 사이란다. "평소에도 서로 엄마, 아들이라고 불러요. 세 번이나 호흡한다는 건 믿음이 있다는 뜻이죠. 자주 연락하지 않아도 마음을 주고받는 게 진정한 우정이에요. 저를 향한 래원이 마음이 느껴져서 참 좋아요. 래원이는 연기할 때 온몸을 불사르는 배우예요. 제가 래원이한테 너무 빠져 있죠? 호호."

김해숙은 다작 배우다. 모든 작품이 '자식' 같다는 그는 배역 상관없이 연기 자체가 좋다고 했다.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이라면 작은 배역도 감사하다고. "배우의 행복이죠. 모든 걸 쏟아내고 싶은 작품을 만나고 싶어요. 제 욕심인지 모르겠지만 계속, 더 하고 싶어요. 그러려면 건강해야 겠지요?"

최근 충무로엔 여배우들이 나선 영화를 찾기 힘들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김해숙은 왕성하게 활동하며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 나이에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죠. 여배우들이 나이와 상관없이 연기할 수 있는 시나리오가 많이 나왔으면 해요. 이 세상에 남자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윤여정, 나문희 선배가 닦아놓으신 길을 후배들이 이었으면 해요."

영화 '희생부활자'에 출연한 김해숙은 "김래원과는 눈빛만 봐도 통하는 사이"라고 했다.ⓒ쇼박스 영화 '희생부활자'에 출연한 김해숙은 "김래원과는 눈빛만 봐도 통하는 사이"라고 했다.ⓒ쇼박스

김해숙의 연기 철학은 자신을 버리고 온전히 캐릭터가 되는 것이란다. 그 인물을 그냥 '김해숙'으로서 표현하고 싶다고.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에 대해선 "너무 무섭고 부담되는 수식어"라며 "책임감도 들고 촬영날이 두렵기도 하다. 겁도 나지만 계속 발전하고 싶다. 몸과 정신이 허락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흥행과 관련해선 "그건 관객들의 몫"이라며 "영화를 어떤 자세와 태도를 만드는 게 흥행보다 더 중요하다"고 했다.

쉼 없이 일하는 그에게 체력 관리는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다. "밖에선 열심히 일하고 집에선 누워만 있어요. 운동도 좋아하지 않고요. 체력은 타고난 듯해요. 부모님께 감사하죠. 모든 걸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가장 중요해요. 먹고 싶은 거 다 먹고요. 근데 관리도 좀 해야겠죠?(웃음)

다양한 캐릭터를 해왔음에도 욕심 나는 역할이 있을 터. "센 역할을 하고 싶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단, 액션은 피하고 싶다고. 굳이 액션을 하지 않아도 존재감을 뽐내는 역할이란다. '따지고 보면 내 욕심'이라며 겸손해한 그는 푸근한 엄마 미소를 지으며 인터뷰를 마쳤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부수정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