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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강한 북한, 만만치 않은 동아시안컵


입력 2017.12.10 21:08 수정 2017.12.10 21:09        데일리안 스포츠 = 이근승 객원기자

일본전 0-1 석패했지만 이전보다 전력 탄탄

측면 활용 능력 뛰어나다는 점 경계해야

북한은 J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로 구성된 일본을 맞이해 굉장히 선전했다. ⓒ EAFF 북한은 J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로 구성된 일본을 맞이해 굉장히 선전했다. ⓒ EAFF

신태용호 두 번째 상대인 북한의 전력은 예상보다 훨씬 강했다.

북한이 9일 일본 도쿄에 위치한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1차전 일본과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북한은 탄탄한 수비와 빠른 역습을 자랑하며 일본을 위협했지만, 후반 추가 시간 이데구치 요스케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내주면서 무너졌다.

북한은 J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로 구성된 일본을 맞이해 굉장히 선전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 오르지 못했던 것을 돌아보면 이변으로 볼만하다.

북한은 극단적인 수비 전술을 펼 것이란 예상을 뒤엎었다. 수비를 우선한 것은 맞지만 이전과는 달랐다. 볼을 가로채면 과감하게 공격으로 나아갔다. 측면 미드필더 정일관과 박명성은 물론 풀백 강국철과 심현진도 오버래핑을 했다. 전방을 책임진 김유성은 수비 뒷공간을 적극적으로 노렸다.

세트피스도 위협적이었다. 전반 25분, 리영직과 정일관이 슈팅을 시도하며 일본을 긴장시켰다. 2분 뒤에는 김유성이 빠른 침투에 이은 크로스를 올렸고, 리용직이 다이빙 헤더를 시도해 득점을 노렸다. 일본의 골문을 지킨 나카무라 고스케 골키퍼는 예상치 못한 북한의 공세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후반전은 더 강렬했다. 심현진이 순간적인 공격 가담에 이은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을 위협했고, 박명성의 날카로운 헤더가 나카무라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를 불러왔다.

후반 24분에는 정일관의 왼쪽 측면 크로스에 이은 강국철의 헤더가 나왔고, 1분 뒤에는 박명성이 정일관의 패스를 받아내 1:1 찬스도 맞이했다. 경험과 결정력이 있었다면 득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장면이다. 후반 38분에는 정일관이 뒷공간을 허물고 슈팅까지 연결하며 승리에 대한 의지를 잃지 않았다.

일본은 90분 내내 볼 점유율만 가져갔다. 경기력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박스 부근에서 짧고 빠른 2대1 패스를 통해 기회를 만들었지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북한의 공격을 차단한 뒤 빠른 측면 공격을 전개했지만 크로스도 부정확했다. 전방에 위치한 가나자키 무도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일본은 북한이 전진하지 않으면 슈팅 기회를 만들기 어려웠다. 종료 직전 극적인 결승골로 승리는 챙겼지만 마음껏 웃을 수 없었다.

신태용 감독의 머리가 복잡해졌다. 대표팀은 1차전 중국전에서 다 잡은 승리를 놓친 터라 부담이 커졌다.

북한의 측면 활용 능력이 뛰어나다 점을 경계해야 한다. 과거처럼 90분 내내 수비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전진할 때는 좌우 풀백까지 공격에 가담해 숫자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다. 중앙에서도 뒷공간 침투가 자주 이뤄졌단 점을 기억해야 한다. 중국전처럼 공수 간격이 벌어지고, 뒷공간을 손쉽게 헌납한다면 충격패를 당할 수도 있다.

일본전은 북한전을 승리로 가져간 뒤 생각해도 늦지 않다. 일본은 점유율과 패스를 중심으로 슈팅 기회를 만들지만 결정력이 부족하다.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축구를 구사한다. 결국, 정신력 싸움이다. 일본이 베일에 싸인 북한 전력을 파악하는 데 애를 먹어 부진했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일본과 중국의 2차전도 눈여겨봐야 한다.

중국과 북한을 손쉽게 따돌리고, 일본과 우승컵을 두고 다툴 것을 예상했다. 하지만 신예 위주로 구성된 중국이 만만치 않았고, 북한의 전력도 예상을 뛰어넘는다. 우승을 노리는 신태용호의 2017년 동아시안컵은 쉽지가 않다.

이근승 기자 (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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