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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쏟은 최민정,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입력 2018.02.14 00:21 수정 2018.02.14 05:51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쇼트트랙 500m 결선서 아쉬운 실격 처리

4년 전 박승희처럼 재기 아이콘 될지 관심

최민정에게 500m는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 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최민정에게 500m는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 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한국 쇼트트랙의 에이스 최민정(20·성남시청)이 500m 결승서 실격 처리 당하자 네티즌들의 분풀이가 애먼 곳으로 향하고 있다.

최민정은 13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서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실격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그동안 약세를 보였던 500m에서 기대했던 첫 금메달에 손이 닿지 않은 것은 물론 실격으로 인해 여자 첫 은메달 획득까지 무산되고 말았다. 앞서 여자 대표팀은 1998년 나가노 대회 전이경, 2014년 소치 대회 박승희의 동메달이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경기 후 최민정의 실격 사유에 대해 궁금증이 높아졌다. 당초 어부지리 동메달을 딴 캐나다의 킴 부탱을 향한 진로 방해가 꼽혔지만 진짜 이유는 바로 임페딩(밀기 반칙)이었다.

최민정은 마지막 코너를 도는 과정에서 선두로 달리던 아리아나 폰타나의 옆구리를 건드렸고 결승선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다시 한 번 손을 옆으로 뻗는 모습이 포착됐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규정에 따르면 임페딩 반칙은 '고의로 방해, 가로막기(블로킹), 차징(공격), 또는 몸의 어느 부분으로 다른 선수를 미는 것'으로 명시하고 있다.

경기 후 눈물을 쏟으며 모습을 드러낸 최민정은 “마지막 결승선에 들어오면서 반칙 판정을 받은 것 같다”며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셨는데 보답해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눈물을 흘리는 건 그동안 힘들게 준비했던 게 생각나서 그렇다. 속은 시원하다”면서 “아직 세 종목이나 남았다. 다음 경기에선 눈물을 흘리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은메달이 실격으로 바뀐 순간이라 누구라도 심적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는 다음 경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기록이 아닌 경쟁 종목으로 통하는 쇼트트랙은 선수들의 심리 상태가 안정적이어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최민정이 박승희처럼 보란듯이 일어설지 관심이 모아진다. ⓒ 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최민정이 박승희처럼 보란듯이 일어설지 관심이 모아진다. ⓒ 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그렇다면 최민정은 부활할 수 있을까. 아주 좋은 예가 있다. 바로 대표팀 선배이자 2014 소치 올림픽서 2관왕에 오른 박승희다.

박승희는 당시 첫 출전 종목이었던 500m에서 선두로 달리다 뒤 따르던 선수들의 충돌에 휘말려 동메달에 그친 바 있다. 대표팀 입장에서는 역대 첫 500m 금메달이 날아간 순간이었다.

악재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박승희는 이때 충돌의 여파로 부상을 얻었고 1500m 출전권을 대표팀 선배였던 조해리에게 넘겨주고 말았다. 그러나 이때의 휴식은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였다.

이른바 붕대 투혼을 펼친 박승희는 1000m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여세를 몰아 3000m 계주에서도 큰 힘을 발휘하며 2관왕에 올랐다. 이로써 박승희는 두 번의 올림픽을 통해 500m와 1000m, 1500m, 3000m 계주 등 전 종목에서 메달을 딴 최초의 한국선수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최민정 역시 박승희의 전철을 그대로 따를 수 있다. 비록 기대했던 4관왕 달성은 무산됐지만 계주를 비롯해 나머지 개인 종목에서는 여전히 우승 후보 0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이제 최민정에게 주어진 숙제는 500m에서의 아픔을 훌훌 털어버리는 일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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