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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겼는데 '완판'…메가히트 넘보는 '어글리 패션'


입력 2018.02.21 06:00 수정 2018.02.21 05:58        손현진 기자

아식스의 어글리 슈즈, 15분만에 완판 기록…'못생긴 패션' 유행 조짐

아웃도어 패션은 '고프코어룩' 아이템으로 떠올라…런웨이 오른 '아재 패션'

투박한 디자인의 의류와 슈즈가 연일 완판을 기록하면서 '어글리 패션' 유행을 일으키고 있다. 발렌시아가의 올해 봄·여름 컬렉션. ⓒ발렌시아가 투박한 디자인의 의류와 슈즈가 연일 완판을 기록하면서 '어글리 패션' 유행을 일으키고 있다. 발렌시아가의 올해 봄·여름 컬렉션. ⓒ발렌시아가

투박한 디자인의 의류와 슈즈가 연일 완판을 기록하면서 '어글리 패션' 유행을 일으키고 있다. 패션업계는 어글리 패션이 올겨울을 뜨겁게 달군 '롱패딩'의 인기를 이을 다음주자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 7일 스포츠 브랜드 '아식스'는 자사 어글리 슈즈 '젤-버즈1'을 판매 시작 15분 만에 완판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분더샵 매장에서 단독 출시한 제품으로, 영하 15도의 한파에서도 이 제품을 사기 위해 판매 하루 전이었던 지난 5일 오후부터 매장 앞에 고객들의 줄이 길게 이어지기도 했다.

'젤-버즈1'은 세계적인 디자이너 키코 코스타디노프와 아식스가 컬래버레이션했으며, 아식스 특유의 복고풍 느낌과 현재 유행인 스트리트 감성을 더한 제품이다. 나라별로 한정 수량 판매해 소장 가치를 높였다. 영국에서 선발매한 데 이어 한국에서 두번째로 판매됐다.

아식스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투박한 못난이 패션과 슈즈, 일명 ‘어글리 패션’, ‘어글리 스니커즈’가 하나의 패션 트렌드로 떠오른 가운데 레트로 무드의 디자인과 기능성까지 겸비한 ‘아식스’의 런닝화 시리즈는 뛰어난 가성비와 그 기능성으로 수많은 슈즈매니아에게 회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식스의 어글리 슈즈 '젤-버즈1' ⓒ아식스 아식스의 어글리 슈즈 '젤-버즈1' ⓒ아식스

휠라도 어글리 슈즈 열풍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앞서 지난해 출시한 '디스럽터2'로 완판 행렬을 이루는 등 인기를 끌었고, 지난 1월에는 디스럽터2를 잇는 차세대 어글리 스니커즈 '휠라 레이'를 선보였다. 휠라 레이도 소비자 호응이 높아 8만족에 달하는 초도물량을 모두 판매한 뒤 추가 생산에 들어간 상황이다.

휠라 측은 "올해 레트로풍 스트리트 패션의 강세가 예측되는 가운데, 편안하면서도 독특한 모양의 스니커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스트리트룩부터 편안한 놈코어룩, 애슬레저룩까지 두루 잘 어울리는 어글리 스니커즈가 1020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웃도어업계에서는 어글리 패션의 일종인 '고프코어룩'에 주목하고 있다. 고프코어(Gorpcore)의 고프는 견과류인 그래놀라(Granolas), 귀리(Oats), 건포도(Raisins), 땅콩(Peanuts)의 머리글자를 딴 약어다. 등산이나 캠핑을 갈 때 먹는 견과류를 의미하며, 아웃도어 의류를 지칭하기도 한다. 고프코어룩은 아웃도어 의류처럼 멋보다는 기능을 더 중시한 디자인을 재해석한 패션을 의미한다.

낚시나 등산을 즐기는 중년 남성들이 흔히 착용해 '아재 패션' 아이템으로 여겨진 바람막이 점퍼나 낚시 조끼, 등산화, 스포츠 샌들 등이 코프코어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재래시장에서나 볼 수 있던 '힙색'도 '패니(fanny) 백'이라는 이름으로 발렌시아가, 구찌, 마크 제이콥스 등 해외 명품 브랜드의 패션쇼 런웨이에 올랐다.

고프코어 아이템인 힙색 제품을 출시한 MLB. ⓒMLB 고프코어 아이템인 힙색 제품을 출시한 MLB. ⓒMLB

발렌시아가는 올해 봄·여름 컬렉션에서 아웃도어 제품을 중심으로 한 코프코어룩을 선보였다. 헐렁한 셔츠 위에 아웃도어 재킷을 겹쳐 입고, 가슴 아래까지 올려 입은 정장바지에 운동화를 매치했다. 구찌도 올해 프리폴(Pre-Fall) 컬렉션에서 화려한 스커트 정장에 야구모자와 갈색 등산화를 매치한 패션으로 주목 받았다.

고프코어 열풍은 국내외 패션업계에 확산하는 모양새다. 에프앤에프의 스포츠 브랜드 MLB는 지난달 복고풍 느낌을 살린 힙색을 선보였다.

MLB 관계자는 "1980~90년대 대표 아이템인 힙색이 패니 백, 웨이스트백 등 이름으로 다시 돌아왔다"며 "힙색은 지난 시즌부터 하이엔드 브랜드들이 앞다퉈 선보이며 트렌드 아이템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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