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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지 않는 유커'…해외진출 고삐 죄는 K뷰티


입력 2018.03.19 15:15 수정 2018.03.19 15:32        손현진 기자

두바이·일본·호주 시장 진출 발표한 아모레퍼시픽, 현지법인 설립 등 순항

'사드' 해빙, 평창올림픽에도 잠잠한 '유커'…"살 길은 해외뿐"

화장품 업계에서 올해 해외 진출 전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니스프리가 미국 뉴욕의 유니온스퀘어에 오픈한 플래그십 스토어 매장 모습.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업계에서 올해 해외 진출 전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니스프리가 미국 뉴욕의 유니온스퀘어에 오픈한 플래그십 스토어 매장 모습.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업계가 해외 진출 전략에 바짝 고삐를 죄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으로 줄어든 관광객 수가 한·중 관계 해빙 이후에도 회복될 조짐이 없자 해외 현지 사업을 확대해 성장의 기회를 모색하려는 것이다.

지난 17일 아모레퍼시픽은 두바이 최대 상권인 두바이몰에 '에뛰드하우스' 중동 1호 매장을 열었다. 두바이몰은 연간 8000만명이 방문하는 두바이 대표 쇼핑몰이다. 오는 22일 쿠웨이트 최대 쇼핑몰인 '에비뉴몰'에 중동 2호점을 열고, 올 상반기 중엔 사우디아라비아 론칭을 계획 중이다.

아모레퍼시픽의 또 다른 브랜드숍 이니스프리는 전날인 16일 일본 도쿄 오모테산도 거리에 일본 내 1호 매장인 '오모테산도 본점'을 열었다. 매장은 총 185.6㎡의 2층 규모로, 이니스프리 베스트셀러 제품과 함께 일본 밀레니얼 소비자 취향에 맞는 라이프 스타일 상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이니스프리 관계자는 “2월 1일 아마존 선론칭과 오모테산도 본점 오픈을 시작으로 일본 온∙오프라인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이니스프리는 호주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14일 라네즈가 글로벌 드럭스토어 '세포라' 호주 매장에 입점하면서 아모레퍼시픽의 호주 진출 신호탄을 쐈다. 회사 측은 올해 초 호주 멜버른에 법인을 설립하며 시장 진출을 준비해왔다.

에뛰드하우스 일본 오모테산도 본점 매장. ⓒ아모레퍼시픽 에뛰드하우스 일본 오모테산도 본점 매장. ⓒ아모레퍼시픽

에뛰드하우스, 이니스프리, 라네즈와 함께 아모레퍼시픽의 '5대 챔피언 브랜드'에 속하는 마몽드는 지난 5일 미국 최대 뷰티 유통업체 얼타(ULTA)에 입점하며 미주시장 공략에 첫 걸음을 뗐다. 얼타는 미국 전역에 약 1000개 화장품 매장을 운영하며, 북미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에 있는 유통업체다.

이처럼 아모레퍼시픽이 해외진출을 가속화하는 것은 지난해 사드(THAAD) 갈등에 따른 한한령 여파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10월 열린 정상회담으로 한·중 관계는 해빙기에 접어들었지만, 업계의 기대와는 달리 중국인 단체 관광객 방문은 예전만 못해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이 국내 여행에서 쓴 돈과 내국인이 해외에서 쓴 돈의 차액을 의미하는 여행수지는 21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해외여행이 증가하는 추세에 따라 해외 출국자 수가 286만7000명으로 역대 최대치에 달했던 반면, 중국인 입국자 수는 전년 대비 46% 감소한 30만5000명에 그쳤기 때문이다. 지난달 개막한 평창동계올림픽도 가시적인 중국인 관광객 유인 효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중국 상하이 빠바이반 백화점의 LG생활건강 '후' 매장에서 고객들이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LG생활건강 중국 상하이 빠바이반 백화점의 LG생활건강 '후' 매장에서 고객들이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LG생활건강

한 브랜드숍 마케팅 관계자는 "한·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다시금 한국을 많이 찾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현실적으로 '유커의 귀환'만을 기다릴 수만은 없고 현지사업에 투자해 승부를 보는 방향으로 업계 전반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동현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이사는 지난 16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실적 개선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해외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자 한다"며 "중동과 호주 등 신 시장을 개척하고, 미주·아세안 시장에서 신규 브랜드 진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럭셔리 화장품의 선전에 따라 총 매출에서 아모레퍼시픽을 능가했지만, 올해도 사업환경이 크게 개선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마찬가지로 해외시장 다각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국내시장이 침체한 가운데 올해는 내수경영에 힘쓰겠다"며 "중국과 일본 등 기존 아시아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다음으로 유럽과 북미 등 세계로 뻗어가겠다"고 말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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