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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드래곤이 받은 배려 정말 특혜일까


입력 2018.06.27 07:18 수정 2018.07.14 04:12        하재근 문화평론가

<하재근의 닭치고tv>중요한 건 정말 아프고, 그래서 수술을 분명히 했는가이다

군 입대한 그룹 빅뱅 지드래곤(30·권지용)의 군병원 입원 특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드래곤 입대 소식을 알린 승리 SNS 화면 캡처. 군 입대한 그룹 빅뱅 지드래곤(30·권지용)의 군병원 입원 특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드래곤 입대 소식을 알린 승리 SNS 화면 캡처.

지드래곤 특혜 논란이 연일 뜨겁게 이어진다. 입대한 지드래곤이 발목 수술을 했는데 국군양주병원에서 대령만 쓸 수 있는 1인실을 쓰며, 병가 휴가 특혜와 면회 시간 특혜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대령병실이 아닌 누구나 쓸 수 있는 1인실이고, 병가 일수 및 면회와 관련된 특혜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폭로 매체는 대령병실이 맞고 병가 특혜도 있었다며 재차 보도했고, 국방부는 재차 부정했다. 여기에 네티즌 공분이 폭발했다.

극히 민감한 병역 특혜 의혹이기 때문이다. 스타들의 특혜 여부는 대중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슈다. 멀쩡하게 춤 잘 추던 연예인이 입대 검사만 받으면 병자가 되는 것이나, 입대하고 나서 병자가 되는 것에도 대중의 불신이 크다. 병 자체를 의심하는 것이다. 일반병은 병원에 가기도 어렵고 1인실은 아예 꿈도 꿀 수 없기 때문에 더욱 공분이 커졌다. 휴가 일수가 많아 보이는 것도 문제다.

1인실 사용은 확실히 이례적인 배려를 해준 것이 맞아보인다. 대령병실이 아니라는 해명이 맞는다 해도, 1인실이라는 것 자체가 일반병과는 거리가 멀다. 국방부가 일반 사병도 갈 수 있는 1인실이라고 해명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런 해명이 더 사람들을 분노하게 만든다.

하지만 1인실 사용 정도의 배려가 과연 용납하지 못할 특혜일까? 이 사건엔 지드래곤이라는 특수성이 있다. 지드래곤은 슈퍼스타로 대중의 주목을 받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을 다인실 병동에 수용하는 게 오히려 차별일 수 있다. 특별하게 주목 받는 사람은 대중 속에서 대단히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게 일반인과 다른 조건이다. 다인실에선 의사와의 대화, 약 등이 노출되기 때문에 의료정보가 공유되는데 이것도 일반인에 비해 스타에게 상당히 큰 문제가 되는 사안이다. 이런 특수성을 감안한다면 스타 환자를 1인실에 배치하는 것이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다.

심지어 지드래곤 관찰일지라는 것까지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이게 만약 자작극이 아니라 정말 지드래곤이 병원에서 사생활 공개 피해를 당한 것이라면, 더더욱 1인실 조치의 필요성이 커진다.

병가 특혜 문제의 경우는 그렇게 중요한 사안이 아니다. 중요한 건 정말 아프고, 그래서 수술을 분명히 했는가이다. 아프지도 않고 수술도 안했다면 병가 특혜가 문제가 아니라, 줄줄이 크게 처벌 받을 일이다. 그렇지 않고 분명히 아파서 수술을 했다면 치료재활 기간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아픈 사람 놓고 왜 치료 시간을 배려해줬느냐고 따지는 건 비인도적이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대중은 분노할 수밖에 없다. 한국 군대는 아파도 치료를 제대로 안 해주기로 악명이 높기 때문이다. 사실여부와 상관없이 대중의 인식이 그렇다. 병원 가기도, 병가 내기도 힘들다고 사람들은 주장한다. 그런 상황에서 지드래곤이 병가도 쉽게 받고, 병원 입원도 쉽게 한 것은 특혜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문제는 군대 인권 개선 요구로 풀어야 한다. 일반인이 군대에서 치료도 못 받고 관절이 망가지니 지드래곤도 평등하게 치료 포기하고 발목이 망가져야 한다는 식으로 주장해선 안 된다. 일반병도 아프면 당연히 치료 받고 각 개인적 상황을 배려 받는 군대가 되도록 만드는 것이 해법이다. 일부 스타 및 특권층 자제의 인권만 지켜준다고 오해(?) 받는 군대가 아니라 모든 병사의 인권을 지켜주는 군대라는 신뢰를 구축하는 것 말이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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