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소주 전쟁 마지막 격전지 ‘영남권’…창과 방패의 치열한 대결


입력 2018.07.20 15:03 수정 2018.07.20 15:17        최승근 기자

부산‧경남 1위 무학 판매량 부진, 하이트진로‧대선 선전

하이트진로 ‘참이슬16.9’로 맞불…소주 생산라인 도입한 마산공장, 영남권 거점으로 육성


하이트진로 참이슬이 마지막 격전지인 영남권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영남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지역소주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 이른바 전국구 소주들이 넘어야 할 마지막 관문으로 불린다. 현재 부산‧경남에서는 무학의 좋은데이, 대구‧경북에서는 금복주의 참소주가 판매량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0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참이슬의 영남권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역에 기반을 둔 무학과 대선주조에 밀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했던 참이슬은 젊은 층 공략에 집중하면서 시장 점유율 10%를 넘긴 이후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저도주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영남권 소비자를 겨냥해 이 지역에서만 판매하는 ‘참이슬16.9’를 선보이고, 맥주공장이었던 마산공장을 소주공장으로 리뉴얼하면서 영남권 생산 거점을 마련한 점이 주효했다.

영남권 공략 초기 하이트진로는 알코올도수 20도 내외의 참이슬을 앞세웠지만 저도주를 내세워 지역 기반을 공고히 하고 있는 무학 좋은데이에 밀려 고전했다. 이에 좋은데이와 같은 도수인 참이슬16.9를 출시, 맞불 작전에 나섰다.

지역 소주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중장년층 대신 대학생과 20~30대 젊은 층 소비자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전략으로 참이슬 16.9는 지난해 말 기준 2억병 판매를 돌파했다. 출시 18개월 만에 1억병이 판매된 것에 비해 약 두 배가량 판매 속도가 더 빨라졌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주류도매상 및 유흥업소를 대상으로 하는 일반적인 주류영업 방식 외에도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기 위해 부산TFT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며 “부산TFT를 통해 주요 타깃층인 20대 및 대학생들과 직접소통하며 젊은 층들이 찾는 주요 상권에 마케팅 홍보활동을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이트진로가 지난달 26일 마산 공장에서 생산한 '참이슬'을 첫 출고했다.ⓒ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가 지난달 26일 마산 공장에서 생산한 '참이슬'을 첫 출고했다.ⓒ하이트진로

아울러 지난달부터는 마산공장에서도 소주 생산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3월 공장효율화를 위해 추진해온 맥주공장 매각을 중단하고 마산공장에 소주 생산설비를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하반기 생산을 목표로 공장 리뉴얼을 진행했지만 최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영남권 지역 내 시장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달 중순 설비 추가 작업을 마무리하고 생산을 시작했다.

부산에 기반을 두고 있는 대선주조는 지난해 선보인 ‘대선’을 앞세워 시장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원(C1)소주로 한때 부산 소주시장의 90%가량을 차지했던 대선주조는 2007년 전 대주주가 사모펀드에 비싼 값에 매각하는 이른바 '먹튀 논란' 이후 시장 점유율이 10%대까지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지난해 대선주조의 옛 라벨을 복원한 대선을 새로 출시하면서 빠르게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무학 좋은데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점유율을 회복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반면 부산‧경남 지역 맹주인 무학은 지난해 연이은 이물질 사고와 갑질 파문으로 판매량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 틈을 타 대선주조와 하이트진로가 마케팅을 집중하면서 올 1분기에는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매출액도 지난해 1분기 705억원에서 올해 511억원으로 27.5% 감소했다.

경쟁사의 선전으로 판매량이 떨어진 데다 수도권 진입을 위해 판관비 지출이 늘면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한 탓이다.

올 1분기 무학이 지출한 판매촉진비 및 광고비는 123억8659만원으로 지난해 1분기 95억3495만원 대비 29.9% 늘었다. 지난해는 447억2808만원을 지출해 전년(375억794만원) 대비 19.2% 증가했다.

이에 무학은 다시 한 번 저도주 트렌드를 선도하며 시장 수성에 나서고 있다. 2006년 알코올도수 16.9도의 좋은데이로 저도주 소주 시대를 연 무학은 올 1월 15.9도의 '좋은데이 1929'를 새롭게 출시했다.

무학 관계자는 “경쟁사 선전 등으로 최근 판매량이 줄면서 영업조직을 전반적으로 정비하고 면대면 영업을 강화하는 한편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가정용 수요에 대응해 마트와 슈퍼, 편의점 등 영업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