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기자의 눈] 추석 명절 앞둔 손학규의 고심


입력 2018.09.17 02:00 수정 2018.09.17 06:03        이동우 기자

취임 직후 논란에 선 孫, 지도부 구성 장고(長考)

빠른 지도부 구성으로 당 정체성 문제 불식시켜야

취임 직후 논란에 선 孫, 지도부 구성 장고(長考)
빠른 지도부 구성으로 당 정체성 문제 불식시켜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취임 2주가 지났지만 여전히 새 지도부 구성을 완료하지 못하고 있다. '화학적 결합'을 당내 최우선 과제로 지목했던 그가 선출 직후 되레 논란의 중심에 서며 부쩍 조심스러워졌다.

취임 사흘째에 가졌던 기자간담회에서 판문점 선언 비준동의안에 당 차원의 찬성을 주장한 게 화근이 됐다. 당내에서는 즉각 합의된 사항이 아니라는 반발이 나왔다. 손 대표는 "비핵화 진전을 전제조건으로 해야 한다"며 한 발 물러났지만 체면을 구겼다.

그는 자신과 정체성이 다른 당원들의 확고함을 눈으로 확인했다. 일각의 '올드보이' 귀환 우려도 확실히 떨쳐내지 못했다.

손 대표는 사무총장과 대변인 및 비서실장에 각각 오신환·김삼화·채이배 의원을 지명하며 안심(安心.안철수의 의중) 논란을 최소화하는데 신경썼지만, 지명직 최고위원 결정은 여전히 유보하고 있다.

당내 일각에서는 비준동의안 문제가 손 대표와 바른정당 출신 최고위원들 간의 초반 주도권 싸움 양상을 보였다고 평가한다. 결국 손 대표가 한 발 물러나는 형태로 일단락되자, 그가 지도부 구성에 더욱 신중함을 보이고 있다는 이야기다.

손 대표는 지난 14일 전방 GOP부대 방문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원은 시간을 갖고 결정할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문제는 지명직 최고위원 결정이 지연되고 있다는 그 자체도 당내 '화학적 결합'의 장애 요인로 비춰질 수 있다는데 있다. 손 대표가 당내 장악력 강화를 위해 '자기 사람' 선별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취임 직후 터진 논란으로 손 대표는 '컨벤션 효과(전당대회와 같은 대형 정치 이벤트 직후에 지지율이 상승하는 효과)'도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주요 여론조사의 정당 지지율은 그의 취임 이후 되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다음 주에는 '민족 대이동'이 벌어지는 추석 명절이 돌아온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체제'가 차례상에 신선한 화제로 올라야 할텐데, 이전부터 논란이 됐던 당 정체성이 여전히 불분명하다. 심지어 전당대회 한 달이 다 돼가도록 지도부 구성조차 완료하지 못한다면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손 대표가 "바른미래당을 중도개혁의 통합정당으로 만들어 좌우를 끌어안겠다"고 말했던 것처럼, 당 정체성 문제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빠른 지도부 구성을 완료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동우 기자 (dwlee99@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동우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