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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사도, 스웨덴 참전용사들을 기억한다


입력 2018.09.29 05:00 수정 2018.09.28 21:55        이석원 객원기자

스톡홀름서 열린 스웨덴 야전병원 부산 도착 기념행사

생존 노병 등 한국 전쟁의 산 증인들 한 자리에 모여

스톡홀름서 열린 스웨덴 야전병원 부산 도착 기념행사
생존 노병 등 한국 전쟁의 산 증인들 한 자리에 모여


이정규 대사는 베테랑들의 헌신과 희생에 감사를 표시했다. (사진 제공 = 주스웨덴 한국대사관) 이정규 대사는 베테랑들의 헌신과 희생에 감사를 표시했다. (사진 제공 = 주스웨덴 한국대사관)

1950년 9월 23일은 169명의 스웨덴 의료지원단이 부산항에 처음 입항한 날이다. 이날부터 스웨덴은 한국전쟁 기간 동안 연인원 1146명의 의사와 간호사, 군인을 파병했다. 그들 중 약 40여명이 80대 중 후반에서 90대의 나이로 현재 생존해 있다.

지난 24일 스웨덴 스톡홀름의 시내 중심 시티 컨퍼런스 센터에서는 이들 스웨덴 참전용사들을 기리는 행사가 주스웨덴 한국 대사관(대사 이정규) 주최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생존 참전용사와 가족들, 그리고 스웨덴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 스웨덴군 국제센터,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 등 100 여명이 참석했다.

이정규 대사는 인사말을 통해 "대사로 임명되기 전에 국방정책 실무회의를 위해 스톡홀름에 온 적이 있었는데, 그때 스웨덴 참전용사 몇 분을 만난 적이 있었다“면서 ”이들의 정성어린 헌신과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날 대한민국은 경제적 번영과 민주주의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의 실무자인 김기호 국방무관은 앞으로 더 많은 베테랑들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제공 = 주스웨덴 한국대사관) 이번 행사의 실무자인 김기호 국방무관은 앞으로 더 많은 베테랑들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제공 = 주스웨덴 한국대사관)

기념 행사 중 당시 기록 다큐멘터리가 상영됐다.(사진 제공 = 주스웨덴 한국대사관) 기념 행사 중 당시 기록 다큐멘터리가 상영됐다.(사진 제공 = 주스웨덴 한국대사관)

또 그는 “마침 오늘은 한국에서는 추석이라는 큰 명절이고, 이 명절에 한국 사람들은 어른들께 큰절을 한다”며 “베테랑들께 큰절로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를 진두지휘한 무관부 김기호 국방무관은 “한-스 베테랑 협회가 더욱 더 활성화 돼 베테랑뿐 아니라 그 분들의 2세, 3세들이 이 협회를 계속 이끌어 주길 부탁한다”며 한국 정부는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베테랑들과 그들의 가족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스웨덴의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자인 피에테르 노드스트룀 씨가 제작한 기록 영화의 편집본 상영과 국가보훈처가 주관하는 ‘참전용사와 가족 재방문 프로그램’ 소개도 이어졌다.

특히 다큐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이날 참석한 참전용사들은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며 회한에 젖기도 했다. 또 부모와 조부모의 당시 모습을 본 베테랑들의 자녀들도 깊은 감동을 받았다.

이날 참석자 중 당시 스웨덴 야전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했던 비비 블롬베리 씨의 자녀 피아 블롬베리 씨는 “한국의 국가보훈처에서 운영하는 ‘UN 참전용사 재방문 초청’을 통해 한국을 방문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보훈처로부터 어머니를 대신해 ‘평화의 사도 메달’을 수여 받기도 했다.

베테랑과 그의 가족들이 정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 제공 = 주스웨덴 한국대사관) 베테랑과 그의 가족들이 정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 제공 = 주스웨덴 한국대사관)

이정규 대사가 한국 전쟁 참전용사인 한 베테랑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주스웨덴 한국대사관) 이정규 대사가 한국 전쟁 참전용사인 한 베테랑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주스웨덴 한국대사관)

기념행사를 마친 후 이정규 대사는 “우리가 힘들고 어려웠을 때 이 분들은 아무런 보상이나 대가를 바라지 않고 순수한 인도주의적 마음으로 우리 땅을 찾아왔다”며 “다친 사람들 치료해주고. 한국 최초의 현대적 병원 설립에까지 도움을 준 참전 용사 한 사람 한 사람을 볼 때마다 진심어린 감사가 우러나온다. 정말 감격스럽다”고 이날 행사의 소감을 밝혔다.

김기호 무관은 이 행사를 준비하면서 그 동안 찾지 못했던 베테랑들을 찾기 위해 애를 썼다. 그는 “한국전쟁 기간 동안 한국에 파병된 스웨덴의 베테랑은 모두 1146명이다. 그리고 현재 약 40여 명이 생존해 있다”며 “지난 1년 동안 무관부에서 이 분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생존 여부를 확인하고, 또 이 자리에 모일 수 있게 된 것은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무관은 “한-스웨덴 수교 60주년인 내년에는 더 많은 베테랑들을 찾아서 더 크게 기념행사를 열어 그 분들의 헌신과 노고에 한국이 얼마나 고마워하는 지를 꼭 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전쟁 당시 스웨덴 의료지원단의 야전 병원은 휴전 후 1958년 노르웨이와 덴마크까지 힘을 합쳐 현대식 병원으로 발전했다. 현재의 국립중앙의료원이다. 이 병원은 당시 아시아에서 가장 현대적인 시설과 첨단 장비를 갖춘 병원이었다.

이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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