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심판´ 준비중인 ´환생경제´ 중앙대 이대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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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심판´ 준비중인 ´환생경제´ 중앙대 이대영 교수
    "권력은 늘 풍자의 대상. 웃음 통해 여론을 순화 시키는 것"
    "모든 것 다 가진 노 대통령, 여유 가질 수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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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04-09-24 15:07

    “다리오 포(노벨문학상 수상자)는 교황도 조롱의 대상으로 삼았다. 권력은 언제든지 풍자의 대상이 되는 것이 당연하다”

    한나라당 국회의원들로 구성돼 화제를 모았던 극단 ‘여의도’의 첫 작품 ‘환생경제’.

    그러나 국민에게 한발 더 다가서겠다며 야심차게 준비했던 이 연극은 극중의 욕설과 풍자로 ‘국가 원수 모독’, ‘저질’등의 비난을 받았다. 여론의 뭇매를 맞은 것은 의원뿐만이 아니라 연출과 대본을 맡은 이대영 중앙대 문예창작학과 겸임교수(43)도 마찬가지였다.

    데일리안은 ´여의도´ 극단의 전남 곡성 공연 후 한달여의 시간이 지난 22일, ‘환생경제’를 정식 무대로 ‘환생’ 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이 교수를 동숭동 대학로에서 만났다.

    그동안의 구설수 때문에 어두운 얼굴로 첫 대면을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기자의 우려는 기우로 끝났다. 중앙대 영상대학원의 수업을 막 마치고 인터뷰에 나선 이 교수의 얼굴은 밝았다.

    한달여의 시간동안 어떻게 지냈나는 첫 인사에 “남의 입방아에 오르내린 후 일주일간은 두문불출했지만 곧 회복되더라”며 말문을 열었다.

    일주일동안 앓고 나니 오기가 생겨버렸다는 이 교수. 생전 처음 들어보는 ‘저질 연극’, ‘한 자리 해보려는 더러운 수작’등 상상하지도 못한 비난에 큰 상처를 받은 것도 사실.

    그러나 정말 저질 연극인지 아닌지 제대로 국민들의 심판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곧바로 작업에 착수, 정식 무대에 연극을 올리기 위해 바쁜 행보를 옮기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의 입을 빌어 노무현 정권의 욕을 했으니 그를 ‘한나라당의 나팔수’로 보는 곱지않은 시선은 여전히 남아있다. 이번 작품이 한나라당의 지원을 받은게 아닌가 하는 의혹도 생긴다. 혹 청와대의 압박 같은 건 없었는지 하는 음흉한 생각도 든다.

    기자의 짓궂은 질문에 그는 허허롭게 웃으며 “제발 그래줬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도대체 무슨 소린가. 기자의 의구심에 “환생경제를 다시 올리는 작업이 정말 어렵다”는 엉뚱한 대답을 하는 이 교수.

    “사건 이후 여권의 압박이나 야권의 지원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알아서 기는 분위기’ 때문인지 지원금이 영 모이지 않는다. 지인들로부터 10만원 50만원씩 십시일반 모아 어렵게 연극을 준비하고 있다. 소문과는 달리 이번 연극에 한나라당은 전혀 관계가 없다. 오히려 ‘지원을 해주면 살림이 필텐데’ 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연극판에서 스폰서가 꼬리를 감추는 악재를 만난 그는 고군분투 중이었다. “광화문 한복판에서 천막을 치더라도 연극을 올릴 것”이라는 의지를 불태우며.

    생각 같아선 청와대에서 ‘내 욕 한번 시원하게 해보라’며 기분좋게 돈 걷어주면 연극 한판 ‘기차게’ 올리고 싶단다. 한바탕 웃어버리고 모두 털어내버리게.

    그는 “6개의 권력을 대부분 가져버린 ‘힘있는’ 대통령이 한편의 풍자극에 그렇게 민감한가. 허허로운 여유를 보여줄 수 없는 것인가” 라며 청와대에 거는 기대를 밝혔다.

    “만약 청와대가 ‘내가 그렇게 미운 모양인데 앞으로 잘하라는 뜻으로 알겠다. 다만 표현을 좀 더 가다듬었으면 좋겠다’고 나와주면 국민의 사랑을 더 받았을 것이다. 만약 그랬으면 나도 뒷머리 벅벅 긁으면서 ‘우리 대통령은 한수 위’란 평가를 했을 것이고…. 고작 ‘국가원수모독’이라는 군사시절 용어를 반복해야 되나”

    잠깐 6개의 권력이라. 이건 무슨 소리인가. 예술 작품을 두고 ‘쿨하게’ 반응하지 못한 청와대에 아쉬움을 표현하는 이 교수에게 또 다시 한가지 질문을 던졌다.

    “6개의 권력이 뭡니까?” 기자는 처음 들어보는 소리에 ‘혹 새로운 권력 이론을 접수하지 못하고 무식한 질문을 한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순간 등줄기에 땀이 흐른다.

    그가 말하는 ‘6개 권력 이론’을 한번 들어보자.

    그는 최근의 권력 형태는 3권 분립 형태가 아닌 확장 다변화된 6권 분립의 형태로 변화했다고 진단했다. 6개의 권력이란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 그리고 언론기관, 시민단체, 네티즌세력.

    제 4의 권력인 언론에 이어 시민단체는 제 5의 권력. 그리고 제 6의 권력이 인터넷 미디어를 통해 등장한 네티즌 세력이다.

    결론적으로 6개의 권력 집단의 대부분을 갖는 노무현 정부. 언론의 경우 조중동이 극력 반대파고 나머지는 중도 관망파다. 온라인 매체 대부분도 현 정부에 우호적이라고 말한다.

    고개를 끄덕이는 기자에게 이 교수의 마무리 한마디.

    “자 그렇다면 누가 약자인가. 제발 언론 탓, 소수 야당 탓 그만 하고 보수세력의 역사관에 직격탄을 날리는 살벌한 언행과 약한 소리 좀 그만 했으면 좋겠다.”

    원래부터 풍자극에 관심이 많았느냐는 질문에 이교수는“원래 나는 체질적으로 권력 비판형이다.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아 실정을 했다면 가차없이 비난을 했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을 안할 수 없다. “당신은 지난 대선때 누구를 찍으셨습니까?”

    의외의 대답은 ‘노무현’ 그는 “노무현을 찍었고 지금도 지지한다. 그러나 그의 생각이 틀리다면 옳은 이야기를 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에 애정이 많다는 이 교수는 “정책의 총론에는 찬성하는 편이지만 추진 방법과 일정에는 의구심이 든다. 협상을 하는것이 정치 아닌가? 그런데 우리는 늘 긴장만, 클라이맥스만 있는 정치다. 갑갑하다”

    그가 생각하는 정부의 긴장 상황은 뭘까. 대표적 사안으로 꼽은 것이 수도이전과 과거사 진상규명법이었다.

    이 교수는 “수도 이전은 국난 중에나 고려할 일”이라며 “‘왕’이 옮겨가는 것은 곧 천도”라고 잘라 말했다. “인구가 좀 밀집되고 과밀화 됐으면 일부 행정 기능을 옮기는 것으로 그쳐야지 어떻게 ‘왕’이 자리를 옮기겠다고 말하나”

    그는 과거사 진상 규명에도 할 말이 많았다. “과거사 규명 당연히 해야 한다. 그런데 정부가 50% 이상의 국민들에게 죄책감을 안기는 것이 문제다. 일제 6·25 유신독재 군사독재를 ‘무사히’ 지내온 사람들을 죄인으로 만들고 있다. 나도 386이지만 감옥 안 갔다 왔다. 그럼 어두운 시대를 편하게 보낸 것에 죄책감을 가져야 하나? 그건 아니라고 본다”

    네시간에 걸친 마라톤 인터뷰를 끝내며 그는 불교의 보왕삼매론의 한 구절을 읊었다. 요즘 자주 보왕삼매론을 되새긴다면서.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기를 바라지 말라. 남이 내뜻대로 순종해 주면 마음이 스스로 교만해 지나니,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내 뜻에 맞지 않는 사람으로서 원림(園林)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다음은 이대영 교수와 일문 일답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마음이 편했다면 거짓말이다. ‘한자리 해보려는 거 아니냐’ ‘국가 원수 모독이다’ ‘저질이다’ 등등 쏟아지는 비난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렇게 일주일을 지내고 나니 오기가 생기더라. 내 연극이 ‘저질’인지 아닌지 국민의 심판을 받기 위해 다시 올릴 예정이다.

    ▲연극 준비는 잘 되어가고 있나

    -솔직히 이야기해서 눈물 날 정도로 상황이 어렵다. 연극을 제대로 올릴 수 있을지 걱정이 될 정도다. 스폰서가 되어주겠다던 사람들이 ‘환생경제’가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자 점차 연락을 안받더라. 십시일반 10만원 50만원씩 후원을 받아서 연극을 준비하고 있다. 사실 이밖에도 문제는 많다.

    ▲무언의 압력이라도 있었다는 말인가

    -아니다. 어렵다는 소리를 하면 그런 추측을 하는데 그런 것은 전혀 없었다.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다만 요즘 다들 ‘알아서 기는’ 분위기라 내 연극에 투자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 군사 독재 시절도 아닌데 그런 분위기가 흘러서 나도 놀랄 지경이었다. 정말 요즘이 그런 시절인가?

    ▲한나라당 등에서의 도움은 없나

    -박찬숙 의원은 이미 잠잠해진 문제를 들추면 뭐 하냐고 충고를 해 왔다. 한나라당은 다시 불똥이 튈까봐 우려를 하는 것 같다. 사실 연극을 올리고 난 뒤 의원 배우들이나 나나 상처를 많이 입었다. 이번 연극은 정치권의 압력도, 밀어주기도 없이 나 혼자 진행하고 있다. 여러모로 힘이 든다.

    ▲국회의원과 연극을 하게 된 이유가 있었나

    -7월초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을 대학로에서 만났다. 이 의원이 “국회의원으로 이루어진 극단‘여의도’가 만들어지는데 창단 공연 작품을 연출해 달라”고 부탁했다. 문화를 통해 국민에게 다가가고 싶다는 말에 공감해서 참여하게 됐다.

    물론 내 나름대로 계산도 있었다(웃음) 침체되고 열악한 연극계의 현실을 의원들이 알게 되면 좀 환경이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순진한 기대도 있었다.

    ▲일부 언론에서는 ‘여의도씨의 하루’라는 작품을 하기로 했었다는데

    -7월 말까지 ´여의도씨의 하루´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나라당 측에서 여러 가지 사정으로 갑자기 중단을 하자는 연락이 왔다. 결국 손을 놓고 있다가 8월 중순 박찬숙 의원이 “공연을 한다는 보도가 있었으니 약속을 지키기 위해 촌극이라도 한편 올리자”고 제안해 다른 대본을 준비했다.

    그들은 새 대본에 ‘수도이전´, ‘과거사 논쟁’등의 주제가 들어가기를 바랬다. 개인적으로 수도이전에 반대하는 입장이고 과거사 청산 문제의 경우 총론에는 찬성하지만 방법에 있어서는 동의할 수 없었기 때문에 수락할 수 있었다.

    ▲수도 이전 문제와 과거사 청산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나는 정치인이 아니니 내 발언이 정치적으로 비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다만 옛날 조선시대때는 ‘왕이 있는 곳이 곧 수도’였다. 서울이 과밀화됐다면 일부 행정부를 옮기는 것은 옳은 일일지 모른다. 그러나 ‘왕’이 움직여서야 되겠는가. 수도 이전은 국난이 있을때나 옮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거사 청산도 전체적인 취지는 공감한다. 그러나 일제시대를 넘어 6,25를 지나 유신독재, 군사독재를 거쳐 지금까지 무사히 살아남은 세대들은 다 죄인인가? 나도 386이지만 감옥에 갔다 온 적은 없다. 그럼 나도 부채감을 안고 살아야 한다는 것인가? 지금 사회 분위기가 이상하게 흐르고 있다.

    ▲연극을 준비하며 혹 ‘위험하다’는 생각은 없었나

    -전혀 없었다. 풍자극에서 육두문자와 음담패설은 기본이다. 마당극을 생각해보라. 양반을 앞에 두고 거리낌 없이 독설을 쏟아내지 않나. 일부 언론에서 연극에 등장한 ‘육XX’의 어원까지 캐가며 비난을 하는데 그 욕이 시작되었을 당시와 지금은 그 뜻도 강도도 많이 달라졌다. 그리고 어디까지나 그 욕은 등장인물의 성격과 상황에 맞는 ‘대사’였을 뿐이다. 연극은 현장의 예술이며 발화의 예술이다.

    ‘육XX´라는 말이 나오더라도 그 연극 상황에서 어떤 타이밍에 터졌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그랬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생각은 없었다. 비판의 대상이 되어왔던 국회의원이 남을 비판하는것이 얼마나 아이러니하면서 재미있는 상황인가.

    연극에서는 아버지 ‘노가리’도 욕을 먹지만 어머니 ‘박근애’도 한게 뭐가 있느냐며 자식들의 공격을 받는다. 그럼에도 풍자 대상인 박근혜 대표를 비롯, 일반 관객들도 박장대소를 하며 흥겨워했다.

    풍자극이란 이런 것이다. 이 연극은 일종의 ‘학예회’였다. 한나라당 사람들과 곡성 주민들이 참여한 아마추어 학예회. 극단 ‘여의도’에서 1회성 공연으로 치러질 예정이었고 다시 올릴 계획도 없었다. 그런데 솔직히 기자들이 그렇게 많이 올지 몰랐다. 그런 기사가 나올지도 몰랐고. 정치의 생리를 너무 몰랐다. 어떻게 보면 너무 순진했다.

    ▲후회한다는 소리인가. 그럼에도 연극을 다시 올리는 이유는

    -후회하지는 않는다. 다만 배우들이 한나라당 의원이라는 데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한나라당 의원 입에서 나오는 말이라 대사가 아닌 당론이라는 느낌을 준 것 같다. 그러니 정식 무대에 전문 배우를 통해 연극을 해도 저질이라는 평가가 나올것인지 궁금하다.

    권력은 늘 풍자의 대상이다. 풍자는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다. 풍자는 웃음을 통해서 권력의 횡포를 막고 극렬해진 국민 여론을 웃음으로 순화시키는 기능을 하는 것이다.

    즉, 일종의 ‘야자타임’이라는 말이다. 그 야자타임에 쓰는 용어는 공격적이고 충격적이어야 웃음이 터지는 것이다. 그 웃음 이후, 오히려 현실을 편안히 바라보며 냉정을 되찾게 하는 것이 풍자극의 매력이다.

    ▲이전에도 풍자극을 한 적이 있는가

    -처음이다. 그러나 기질적으로 나는 권력비판형이다. 내 생애 한 번도 정부 여당을 적극 지지한 적은 없다. 군사독재시절은 물론이고 김대중 정부 때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대선 때마다 김대중에게 한 표를 줬다.

    그러나 집권 뒤에는 늘 건전한 비판자로서 그를 지지했다. 지금 노무현 정부도 마찬가지다. 나는 노무현을 찍었고 지금도 노무현을 지지한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생각이 틀리다면 옳은 이야기를 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 정부와 정치상황에 대해 할 말이 있는가

    -노무현 정부에 대해서 애정이 많다. 그들이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대부분의 정책에 대해 총론은 찬성하고 지지한다. 그러나 각론 즉 추진방법과 추진일정은 문제가 많다. 현 정부의 모든 사안이 클라이맥스로 치닫고 있다.

    즉 위기와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그래서 늘 흥분되어 있고 시끄럽다. 서로 의견이 다를 때 협상을 하는 것이 정치 아닌가? 그런데 우리 정치는 늘 긴장만 추구한다. 갑갑하다.

    ▲그 책임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이 책임은 노무현 정부에 있다. 열린우리당이 국가보안법 폐기안을 표결로 밀어붙인다면 한나라당은 의장석에 달려들어 ‘이건 아냐!’ 하고 외치는 바보같은 짓은 그만두어야 한다. 그 바보같은 짓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 열린당이 하지 않았던가. 민주주의의 맹점은 아무리 좋은 의견일 지라도 표결에서 밀리면 고개를 숙여야 한다는 것이다.

    정 국가보안법이 필요하다면 4년 뒤 다수당이 되었을 때 표결로 다시 만들면 된다. 소모적인 정쟁보다는 정책홍보전을 펼치되 기한이 되면 표결로 승부해야 한다. 국가보안법 폐지가 국회에 상정 표결된다면 냉정하게 표결에 응하기를 권하고 싶다. 그게 민주정치가 발전하는 일이다.

    ▲현 상황이 노무현 정부의 책임이나는 말은 좀 위험해 보이는데

    -나는 정치평론가는 아니지만, 최근 21세기 들어서면서 권력의 분립화 현상이 가속되고 있다고 본다. 최근의 권력 형태는 3권 분립형태가 아닌 확장 다변화된 6권분립의 형태라고 감히 주장한다.

    그 6개의 권력이란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 그리고 언론기관, 시민단체, 네티즌세력이다. 언론이 제4의 권력이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시민단체는 제5의 권력이다. 그리고 최근 제6의 권력집단이 탄생하였는데 그것이 인터넷 미디어를 통해 등장한 네티즌 세력이다.

    결론적으로 노무현 정부는 여섯개의 권력집단의 거의 전부를 소유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는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 시민단체 네티즌세력을 확고히 갖고 있다. 언론의 경우 조중동이 극력 반대파이고 나머지는 중도관망파이다. 온라인 언론도 대체로 우호적인 편이다. 조중동보다 더 극렬한 친노 언론도 있다. 거론 안해도 알 것이다.

    그렇다면, 자, 과연 누가 약자인가. 제발 언론 탓을 하고 소수 야당 탓을 하고 보수 기득권 세력의 역사관에 직격탄을 날리는 살벌한 언행과 약한 소리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 노무현 정부는 대한민국과 배달민족이 줄 수 있는 권력의 핵심을 다 장악하고 있다. 원하면 원하는대로 다 할 수 있다.

    그렇게 다 가지신 분이 풍자극 한편에 허허로운 여유를 보여줄 수 없단 말인가. "야당 행사에 무슨 연극인들 못하겠느냐, 내가 그렇게 미운 모양인데, 앞으로 잘 하라는 뜻으로 알겠다. 다만 표현을 좀더 가다듬었다면 더 좋았겠다."는 대변인 논평이 나올 수 없다는 말인가. 그랬다면 더 많은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을 것이다.

    나 역시도 뒷머리 벅벅 긁으며 우리 대통령은 한수 위라는 평가를 했을 것이다. 고작해서 국가원수모독이라는 군사독재시절의 용어를 반복해서야 되겠는가.

    ▲배우로서 국회의원들은 어땠나

    신선한 충격이었다. 국회의원들이 여론에 비춰지는 것과는 달리 참 순진하고 진지했다. 또 참 바쁘고 열심히 일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대사 연습중에도 대본은 안보고 상임위 자료를 검토하더라(웃음) 덕분에 나에게 많이 혼났다. 이런식으로 할꺼면 나 안하겠다고 대본 내던진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자기들도 미안하니까 달래기도 많이 했고.

    국회의원들은 놀고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국민의 기대가 커서 그런지 참 바쁘게 살더라. 그런 국회의원들을 알아주는 사회 분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연출을 하면서 몇가지 재미난 점이 있었다.

    첫째가 의원들의 말솜씨. 의원들은 하도 말을 잘하는 사람들인지라 남의 말을 제대로 듣고 있지를 못했다. 상대방 대사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자신의 대사를 하고 싶어 조바심을 냈다.

    둘째로 다들 중요한 위치에 있어온 사람들이라 그런지 상대적으로 자신의 역할이 작다 싶으면 못견뎌 하는 것 같았다. ‘대사가 남보다 적다’, ‘나도 욕을 좀 하게 해달라’ 는 등 요구가 많았다. 덕분에 분량이 좀 늘어났다.

    마지막으로 국회의원의 특성인 것 같은데 연출자인 나를 앞에 뻔히 두고 누구 연기가 어떻다는 둥 대사를 그렇게 하면 안된다는둥 자기네들끼리 갑론을박 말이 많았다. 보다 못해서 앞으로 연출자인 나 말고 연기에 대해서 뭐라 하면 연출 안하겠다고 으름장도 놓았었다. 그 다음부터 조용해 지더라 (웃음)

    ▲분위기가 참 좋았던 것 같은데 왜 이렇게 문제가 확대됐다고 생각하나

    -나는 언론이 불을 붙였다고 생각한다. 산불은 누가 불씨를 떨어트렸다고 번지지 않는다. 나무가 건조하게 말라있고 바람이 불어줘야 한다. 지금의 정치 상황은 비가 내리지 않아 바싹 마른 숲 같다.

    각종 현안으로 대치된 상황에서 서로 예민해져 있는 상황에서 언론이 불씨를 옮기고 다니는 바람 역할을 하고 있다. 결국 조그만 일에도 큰 불이 나고 만다. 이번 풍자극뿐만이 아니다.

    언론이 좀 냉철해졌으면 좋겠다. 언론이 잘하면 정부여당과 야당의 간격을 좁힐 수도 있다고 본다. 요즘 언론들을 보면 서로 갈라져 이전투구 양상을 띠는 것 같다. 답답하다.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다면

    -불가의 ‘보왕삼매론’중에 이런 말이 있다.

    “남이 내뜻대로 순종해 주기를 바라지 말라. 남이 내뜻대로 순종해 주면 마음이 스스로 교만해 지나니,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내 뜻에 맞지 않는 사람으로서 원림(園林)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요즘들어 보왕삼매론을 읽다보면 생각이 많아진다.

    ◆이대영 교수 약력

    △1961년 서울 출생
    △경동고, 중앙대 문예창작학과 및 동 대학원 연극과 졸업
    △1985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당선
    △희곡 작품으로 「바다를 향하는 사람들」「고립지대」「한 소년」「개코도깨비
    마을의 신화」 「박무근 일가」등 발표
    △연출작으로 「정의의 사람들」 「상복이 어울리는 엘렉트라」「비틀거리며 달리
    는 사람들」「세일럼의 마녀들」등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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