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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et Korea]미얀마 유일 한국계 은행 자부심…”커나가는 금융시장 리드해야죠”


입력 2019.01.18 06:00 수정 2019.01.19 11:50        데일리안(미얀마 양곤) = 배근미 기자

[신남방 금융벨트를 가다]8년 간 미얀마 진출 이끈 홍석우 신한은행 미얀마 양곤지점장

"현지 국내기업 등 외국계 중심 자금 공급…저렴한 수수료·선진화된 송금서비스로 승부"

한국 기업과 금융회사에 있어 동남아시아는 가장 손꼽히는 기회의 땅이다. 현 정부가 막혀있는 한국 경제의 활로로 ‘신남방 전략’을 정조준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여파로 개발도상국 리스크는 상존하지만 이 지역 성장잠재력이 갖는 메리트는 포기할 수 없는 카드다. 특히 금융권의 동남아 진출은 급가속도를 내고 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에 이어 신흥시장으로 떠오르는 미얀마와 캄보디아 시장 선점을 위한 ‘퀀텀 행보’가 두드러지고 있다. 금융시장 성장기에 접어들고 있는 동남아 4개국에서 신남방 금융벨트를 구축하고 있는 국내 금융회사들의 활약상을 직접 들여다봤다.

[신남방 금융벨트를 가다]8년 간 미얀마 진출 이끈 홍석우 신한은행 미얀마 양곤지점장
"현지 국내기업 등 외국계 중심 자금 공급…저렴한 수수료·선진화된 송금서비스로 승부"


미얀마 경제중심지 양곤의 대형 쇼핑몰 '미얀마플라자'에 위치한 신한은행 미얀마 양곤지점. 인야호수가 시원스레 내려다보이는 이곳은 서울의 어느 지점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방문객들을 위해 잘 갖춰진 시설과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었다. ⓒ데일리안 미얀마 경제중심지 양곤의 대형 쇼핑몰 '미얀마플라자'에 위치한 신한은행 미얀마 양곤지점. 인야호수가 시원스레 내려다보이는 이곳은 서울의 어느 지점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방문객들을 위해 잘 갖춰진 시설과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었다. ⓒ데일리안

미얀마 양곤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대형 쇼핑몰 미얀마플라자. 이곳 10층에는 국내 금융기관 중 유일하게 미얀마 현지에서 은행업 인가를 받은 신한은행 미얀마 양곤지점이 자리잡고 있다. 인야호수가 시원스레 내려다보이는 이곳은 서울의 어느 지점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방문객들을 위해 잘 갖춰진 시설과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었다.

미얀마 진출 기획 단계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8년여 동안 자리를 지켜온 홍석우 지점장은 “2012년 처음 미얀마에 왔을 때만 해도 출장비를 송금받을 길이 없어 한국은행에 신고한 10만달러를 주머니에 현금으로 넣어 들어왔다”며 “국제전화는 물론 가족들에게 보내는 이메일도 잘 전송되지 않는 등 지금보다도 인프라가 좋지 않았던 시절”이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미얀마 공식 발령 직후 미얀마가 아닌 베트남 호치민으로 향했다. 베트남이라는 좋은 선례를 통해 막막한 아세안 시장 개척에 대한 힌트를 얻기 위함이었다. 그는 “(신한은행의 경우)베트남 진출도 상당히 초반에 들어간 축에 속했는데 당시 실적은 물론 과연 잘한 선택인가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다고 하더라”며 “그러다 10년이라는 임계치를 벗어나면서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기 시작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국내 은행 중 가장 먼저 터를 잡고 현지 당국자들을 만나 20페이지에 불과하던 금융법률을 파악하는 등 발품을 판 결과는 금융 불모지로 불리는 미얀마에서 4년 만에 은행업 라이선스를 획득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이후 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미얀마 내 유일한 한국계 은행으로, 로컬은행 및 일본계를 중심으로 한 외국계은행들과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신한은행 양곤지점을 이용하는 주 고객들은 한국계 기업을 포함한 외국계 기업들과 은행이다. 개인거래(외국인 포함)를 허용하지 않는 현지 규정에 따라 미얀마 내에서의 업무범위는 자연스레 시설대출과 같은 기업금융에 쏠려 있다.

이곳 은행 가운데 후발주자에 속하는 신한은행은 아직 미비한 현지 금융시스템 속에서 폭리를 취하는 로컬은행 대비 저렴한 수수료와 온라인 세금 납부 서비스 등 각종 송금서비스를 통해 고객 확보 및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홍 지점장은 “이곳 은행들은 현금 입금 시에도 (입금액 기준) 2% 수준의 수수료를 받고 있는 반면 저희는 그 10분의 1 아래로 적용하고 있다”며 “아직은 부족한 금융인프라지만 우리와 같은 외국계은행의 진입을 통해 금융시장 경쟁을 촉발시킬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들어 미얀마 금융시장이 빠르게 개방됨에 따라 지난해 11월부터 신한은행과 같은 외국계은행에게 허용되지 않았던 로컬(현지)기업에 대한 대출과 송금 등 금융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졌다. 올 초에는 보험분야에 대한 해외자본 투자의 문도 열었다. 이처럼 규제가 완화되면서 외국계 은행으로서 가능한 업무의 폭도 한층 넓어졌다. 실제로 현지기업들의 계좌 개설 및 대출 요청 또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홍 사무소장은 결코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곳에서는 대기업들조차 제대로 된 재무제표나 세금신고서가 없어 기업들의 신용도를 파악하기 쉽지 않다”며 “일단 그동안 해왔던 것과 같이 안정적이고 우수한 외국계 회사나 한국계 기업들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자금공급 기조를 이어 나가는 한편 현지기업에 대해서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홍 지점장은 최근 미얀마를 둘러싼 대내외 상황 및 성장 가능성에 대해 “미얀마가 결코 안정된 나라여서 들어온 것은 아니다”라면서 “최근 몇 년간 다소 주춤하긴 했으나 아시아 생산기지들이 미얀마에 들어오는데 금융시스템이 다른 인프라에 비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올해에만 GS건설의 ‘한 미얀마 우정의 다리’ 교량공사, LH ’한-미얀마 경협산단‘ 착공 등 굵직한 사업들이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처럼 본격화되고 있는 한국과 미얀마 간 교류 활성화는 향후 신한은행에게 더 큰 도약의 기회로 다가올 전망이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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