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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정유진 "차갑고 도도한 이미지 깨고 싶었죠"


입력 2019.03.19 08:58 수정 2019.03.21 10:28        부수정 기자

tvN '로맨스는 별책부록'서 송해린 역

"내 안의 다른 모습 보여줘 기뻐"

배우 정유진은 tvN '로맨스는 별책부록'서 송해린 역을 매끄럽게 연기했다.ⓒFNC엔터테인먼트 배우 정유진은 tvN '로맨스는 별책부록'서 송해린 역을 매끄럽게 연기했다.ⓒFNC엔터테인먼트

tvN '로맨스는 별책부록'서 송해린 역
"내 안의 다른 모습 보여줘 기뻐"


"저도 다른 모습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모델 출신 배우 정유진(29)은 그간 작품에서 차가운 이미지를 선보였다. 까칠한 상사, 도도한 여자 등 정유진하면 다가가기 힘든 사람인 듯하다.

하지만 실제로 만난 정유진은 이미지와 다른 따뜻한 사람이었다. 그런 그의 모습은 최근 작에 잘 묻어나 있다.

그가 출연한 tvN '로맨스는 별책부록'은 출판사를 배경으로 책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정유진은 극 중 도서출판 겨루의 편집팀 대리 송해린을 연기했다.

드라마는 출판사와 경단녀(경력단절여성), 직장 여성의 삶을 적절하게 버무려 호평받았다. 시청률도 5~6%를 유지하며 고정 시청자층을 확보했다.

종영을 앞둔 15일 서울 청담동 FNC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난 정유진은 "정현정 작가님의 팬이었는데 출연하게 돼 기쁘다"며 "떠나보내기 아쉬운 작품"이라고 전했다.

드라마는 경단녀, 출판사의 현실을 건드렸다. 마냥 로맨스가 아닌 현실을 반영했다는 호평을 들었다. 정유진은 "작가님이 작품에 대한 애착이 컸다. 책임감을 갖고 취재를 열심히 하셨다"고 강조했다.

'로맨스는 별책부록'에는 악인이 한 명도 없다. 로맨스를 방해하는 사람도, 누군가를 괴롭히는 사람도 없다. 시청자들이 마음 편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인간을 바라보는 정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배우 역시 이 점에 동의했다. "여러 인물을 둘러싼 알콩달콩한 사랑 이야기가 나와서 저도 재밌게 봤어요. 작가님이 참 따뜻한 분이시거든요.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 선하신 분 같아요. 작가님 덕에 저도 연기를 편하고 재밌게 했답니다."

강단이(이나영)·차은호(이종석)·지서준(위하준)·송해린(정유진)의 사각 관계를 보는 것도 드라마의 재미였다.

사각관계에서도 짜증 유발자가 없었다. 누군가의 사랑을 망치려고 하는 사람도, 관계를 막는 사람도 없었다. 정유진은 "오묘한 사각관계"라며 "내겐 만족스러운 결말이었다"고 미소 지었다.

tvN '로맨스는 별책부록'서 송해린 역을 맡은 정유진은 "내 안의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했다.ⓒFNC엔터테인먼트 tvN '로맨스는 별책부록'서 송해린 역을 맡은 정유진은 "내 안의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했다.ⓒFNC엔터테인먼트

'로맨스는 별책부록'은 회가 끝날 때마다 작가의 글이 담긴 에필로그를 선보인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를 캡처해 휴대폰에 저장한 정유진은 정 작가의 대사를 읊었다. "어떤 한순간을 누군가와 공유한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그 순간이 그저 우연일 뿐이라 하더라도 우연의 순간을 받아들이는 이들의 마음이 열려있다면, 순간은 또 다른 가능성으로 길을 뻗는다."

배우는 "저도 살아가면서 인연이 정말 신기하다는 걸 느꼈다"며 "지서준과 송해린의 우연한 만남과도 잘 어우러진 글귀였다"고 짚었다.

출판사 직원을 간접경험한 소감이 궁금해졌다. "책이 만들어 가는 과정을 실제로 봤는데 정말 신기했죠. 인쇄, 파쇄되는 과정도 다 봤습니다. 책 만드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인지 처음 알았습니다. 책에 대한 소중함도 새삼 느끼게 됐고, 책을 소중하게 읽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일을 열정적으로 하는 송해린에겐 '얼음 마녀'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하지만 해린이는 속정이 깊다. 일을 열심히 하는 단이를 살뜰히 챙겨준다.

이나영과 호흡을 묻자 "대본을 찍을 때마다 세세하게 챙겨 주신다"며 "같이 호흡하면서 배운 점도 많아서 닮고 싶고 멋있는 배우"라고 했다.

드라마엔 여성 시청자들이 공감할 만한 장면이 많았다. 가장 공감했던 장면으로는 김선영의 지하상가 신을 꼽았다. 정유진은 "작가님이 일상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에피소드를 잘 담아내셨다"며 "나도 시청자의 입장에서 공감해서 봤다"고 전했다.

정유진은 '더블유'에서도 이종석을 짝사랑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번 작품에서도 이종석을 짝사랑한다. 상사이자 선배를 짝사랑하는 모습은 '짠내'를 자아냈다. "'더블유' 속 배경은 만화이지만, 이번에는 평범한 회사였죠. 일상에서 그리는 짝사랑에 더 많은 공감을 해주신 듯해요(웃음)."

극 중 이종석이 맡은 차은호는 훤칠한 외모에 능력도 있다. 현실에선 볼 수 없을 만큼 판타지적인 남자다. 정유진은 "배우들끼리도 그런 얘기를 했다"며 "현실에서 볼 수 있을 만한 남자 지서준과 판타지적인 차은호를 비교해서 보는 재미가 있다"고 웃었다.

tvN '로맨스는 별책부록'서 송해린 역을 맡은 정유진은 "다채로운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FNC엔터테인먼트 tvN '로맨스는 별책부록'서 송해린 역을 맡은 정유진은 "다채로운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FNC엔터테인먼트

2015년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로 데뷔한 정유진은 '처음이라서'(2015), '무림학교'(2016), '더블유'(2016), '밥 잘 사주는 예쁜누나'(2018),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2018) 등에 출연했다.

모델로 활동을 시작한 정유진은 "주로 사진을 찍다가 영상을 봤는데 내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는 영상에 매력을 느꼈다"며 "영상 속에서 대사를 뱉을 수 있는 연기를 배우게 됐다"고 했다. "모델 활동하면서 소심한 A형이라는 소리를 들었어요. 제 안의 다양한 모습을 끄집어내고 싶었습니다. 여러 직업과 역할을 간접 경험하면서 정말 매력적인 직업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좋은 에너지를 드리고 싶어요."

그간 '서브 여주', '차갑고 도도한 캐릭터'를 주로 해온 그는 이번 '로맨스는 별책부록' 속 해린이를 통해 자신도 모르는 모습을 발견했다. 차갑다가 따뜻하고, 완벽해 보이지만 허술하고, 귀여운 매력을 해린이는 갖췄다.

그는 "'로맨스는 별책부록'을 통해 내 안의 다른 모습을 발견했다"면서 "내겐 너무 고마운 작품"이라고 미소 지었다. "이전까진 비슷한 역할을 하다 보니 갈증이 있었어요. 실제 정유진은 차갑지 않거든요. 이번 작품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다는 걸 알았죠."

정유진은 카메라 앞에 서는 게 두렵지 않다고 했다. 모델 활동을 통해 얻은 장점이다. '모델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뗄 수 없으니 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

올 여름에는 '유열의 음악앨범'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적은 분량이지만 행복하게 촬영했단다.

지난해 tvN '드라마 스테이지 - 밀어서 감옥 해제'라는 단막극에도 출연한 정유진은 "그간 하지 않은 역할이라 재밌게 촬영했다"고 했다. "주연 배우는 섬세하게 쪼개서 연기해야 한다는 걸 배웠습니다. 전 분량에 연연하지 않아요. 매력적이고,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을 만나면 희열을 느껴요. 그런 날이 오도록 역심히 노력해야겠죠. 사랑하고, 공감을 주는 배우가 될 거예요(웃음)."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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