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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북한 내부사정, 생각보다 어려운 듯"


입력 2019.04.22 11:00 수정 2019.04.22 11:16        이배운 기자

"현 상황을 역사상 가장 힘들었던 1956년과 비교"

"현 상황을 역사상 가장 힘들었던 1956년과 비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평양사진공동취재단

북미 핵협상이 교착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내부적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21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북한 노동신문은 최근 한 정론에서 현재의 북한 상황을 북한의 역사상 가장 힘들었던 1956년과 비교했다"며 "1956년은 북한 지도자로서의 수령의 지위가 내부적인 파벌집단에 의해 공개적으로 도전 받았던 시기다"고 지적했다.

앞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0일 '위대한 당을 따라 총진격 앞으로'라는 제목의 정론에서 "공화국의 근본리익과 배치되는 강도적인 요구를 내세우는 적대세력들의 책동으로 조국과 인민앞에 시련과 난관이 끊임없이 조성되고 있는 오늘의 정세는 우리로 하여금 1956년의 그 나날을 돌이켜보게 한다"고 언급했다.

신문은 이어 "수만리장정에 오르시였던 우리 수령님께서 무거운 마음을 안고 조국에 돌아오시였던 그 준엄했던 1956년"이라며 "혁명앞에 조성된 준엄한 난국을 타개해나갈 길을 밝혀주시던 수령님의 호소에 우리 로동계급은 천리마의 대진군으로 화답해 나섰다"고 강조했다.

1956년 당시 김일성 주석은 소련 등 동유럽을 순방하던 중 '연안파'와 '소련파'가 자신에게 반기를 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급히 귀국했고 빨치산파를 통해 반대세력을 숙청했다.

태 전 공사는 "중국파와 소련파를 숙청해 중국과 소련으로부터 경제원조를 받을 수 없었던 김일성은 자력갱생을 외치면서 천리마운동을 벌려 난국을 겨우 수습했다"며 "이 점이 지금의 북한상황과 비슷하다면 내부사정이 외부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어렵다는 것이다"고 관측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자력갱생' 노선을 거듭 강조하는 것도 현 국면을 1956년과 같이 심각하게 인식하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김일성 주석의 행보를 재현하려고 한다는 분석이 잇따른다.

김 위원장은 지난 10일 개최된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자력갱생과 자립적 민족경제는 우리식 사회주의 존립의 기초이고 혁명의 존망을 좌우하는 영원한 생명선이다"고 발언하는 등 '자력갱생'을 총 27번 언급했다.

이는 북한이 대북제재 국면에서도 경제를 지탱할 수 있음을 과시하고, 미국이 요구하는 '일괄타결·일괄이행' 비핵화 해법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천명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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