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이재용의 승부수 '시스템반도체'...주목받는 제품은?


입력 2019.04.25 06:00 수정 2019.04.25 06:05        이홍석 기자

모바일AP·차량용반도체·이미지센서 눈길

팹리스와 협력 통한 파운드리 성장도 관건

모바일AP·차량용반도체·이미지센서 눈길
팹리스와 협력 통한 파운드리 성장도 관건


삼성전자 직원들이 클린룸 반도체 생산라인 사이를 걸어가고 있다.ⓒ삼성전자 삼성전자 직원들이 클린룸 반도체 생산라인 사이를 걸어가고 있다.ⓒ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그동안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제품에 다소 가려져 있던 비메모리 제품들에 대한 주목도도 높아질 전망이다.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비롯, 차량용반도체와 이미지센서 등이 주요 제품이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국내 중소 팹리스(Fabless·반도체 설계 전문업체)와의 상생협력을 통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의 성장도 주목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오는 2030년까지 총 133조원을 시스템반도체 육성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전날 발표하면서 모바일AP·차량용반도체·이미지센서 등 비메모리 제품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전망이다.

주로 기억의 역할을 담당하는 메모리반도체와 달리 연산 기능을 담당하는 비메모리반도체는 지난해 기준 3109억달러(약 355조원)으로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오는 2022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전망치도 4.8%로 같은 기간 메모리 반도체 시장 성장률(0.8%)을 크게 웃돌면서 전체 반도체 시장 성장률(3.4%)도 상회한다. 향후 5G·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의 본격화로 비메모리 제품 수요가 메모리 제품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에 기인한다.

하지만 이들 제품에서 삼성전자의 경쟁력은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메모리 제품에서와는 다소 온도차가 있다. 스마트폰에 주로 활용되는 모바일AP는 5위, 카메라 등에 활용되는 이미지센서는 2위 수준으로 지난해 기준 높은 점유율로 압도적 1위를 유지하고 있는 D램(43.9%)과 낸드(35%·D램익스체인지)과는 격차가 있다.

5G 시대 맞은 모바일...자율주행 기대 큰 자동차

이번 대규모 투자로 시스템반도체 제품들도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AP의 경우,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함께 하고 있어 기본적인 사업 환경이 갖춰져 있는 상황으로 최근 5세대 이동통신(5G)의 개막으로 신성장동력을 맞이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세계 최초로 5G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5G 모뎀칩인 '엑시노스 모뎀 5100'과 함께 구동하는 칩 등을 묶어 '5G 모델 솔루션'을 내놓았다. 또 중앙처리장치(CPU) 강자로 시스템반도체 1위 기업인 인텔이 5G 모뎀칩 개발을 포기하면서 새로운 기회도 생겼다.

그동안 인텔로부터 AP를 공급받던 애플은 5G 전환을 위해서는 5G 칩을 생산할 수 있는 업체를 찾아야 했고 이는 최대 270억달러(약 31조원) 규모의 특허소송을 벌이던 퀄컴과의 화해로 이어졌다. 퀄컴은 대표적인 모바일AP 업체로 이외에 5G 모뎀칩을 생산할수 있는 기업은 삼성전자와 화웨이 등에 불과하다. 애플과 퀄컴의 화해는 결국 5G 칩 시장은 공급자 우위의 법칙이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 증명된 것으로 향후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 자율주행의 부상으로 조명받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도 주목해야할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약 10조원을 투자해 전장부품 업체 하만을 인수해 사업 강화에 시동을 건 상태다.

삼성전자 차량용 반도체 엑시노스 오토.ⓒ삼성전자 삼성전자 차량용 반도체 엑시노스 오토.ⓒ삼성전자
이미 지난해 10월 자동차용 프로세서 브랜드 '엑시노스 오토(Exynos Auto)'와 이미지센서 브랜드 '아이소셀 오토(ISOCELL Auto)'를 출시하며 차량용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 상태다. 스마트폰에 이어 자동차에서도 두뇌와 눈의 영역을 장악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일반적으로 차량용 반도체는 스마트기기에 탑재되는 제품보다 사용 환경과 수명 등에서 더 높은 품질 수준이 요구되는 만큼 차량용 반도체 제품으로 높은 기술력을 입증해 시장 수요를 충족시켜 나가겠다는 것이 회사의 계산이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 정체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자동차는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자율주행 시장의 경우, 반도체 활용도가 무궁무진한 만큼 자동차에서 신시장 창출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투자 계획에서 국내 중소형 팹리스와의 협력 강화를 천명하면서 파운드리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도 주목된다.

기술력 높은 파운드리, 점유율도 잡을까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 계획에서 국내 중소업체들과 상생협력을 통한 동반성장과 함께 산업 생태계 조성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국내 팹리스 업체들의 개발 용이성을 도모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설계자산(IP·Intellectual Property 설계자산)를 호혜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설계·불량 분석 툴(Tool) 및 소프트웨어(SW) 등도 지원할 계획이다.

또 반도체 위탁생산 물량 기준도 완화해 국내 중소 팹리스업체의 소량제품 생산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소품종 대량생산 체제인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다품종 소량생산이 특징인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국내 중소 팹리스업체는 지금까지 수준 높은 파운드리 서비스를 활용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왔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산라인 전경.ⓒ삼성전자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산라인 전경.ⓒ삼성전자
파운드리가 팹리스가 설계 디자인한 제품을 주문받아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팹리스와 파운드리는 상호 시너지 효과 창출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이번 지원은 이번 지원은 상호 동반성장을 위한 계획 수립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대만 TSMC와 함께 7나노 공정을 활용하는 유이한 업체로 최근에는 극자외선(EUV) 기술을 기반으로 한 5나노 공정 개발에 성공하는 등 기술력 측면에서는 앞서 있다. 하지만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는 큰 격차가 나고 있어 팹리스들과의 동반 성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반도체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파운드리 시장에서 14.5%의 점유율로 전년도(6.7%) 대비 7.8%포인트 증가하며 순위를 4위에서 2위로 끌어올렸지만 확고부동한 1위인 TSMC와 비교하면 여전히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번 상생 협력이 향후 TSMC와의 격차를 얼마나 빨리 줄여나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팹리스 업체들이 주문하는 제품들의 상당수는 낮은 단계의 공정의 제품도 많아 단순히 높은 기술력이 점유율로만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팹리스업체들과 상호 소통을 통해 함께 시장을 만들어 가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