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CEO가 뛴다-37]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디지털 전환·미래 먹거리에 속도 낸다"


입력 2019.05.06 06:00 수정 2019.05.06 06:22        조인영 기자

연료전지∙협동로봇 등 신사업 박차

'디지털 전환' 가속…"반드시 개척해야 할 길"

연료전지∙협동로봇 등 신사업 박차
'디지털 전환' 가속…"반드시 개척해야 할 길"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두산그룹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두산그룹

두산그룹이 취임 3주년을 맞은 박정원 회장의 지휘 아래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 맞춰 생산공정, 일하는 방식, 시장과 고객 응대 개선 등 전 영역 디지털화로 체질 개선은 물론 시장 선도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전략이다.

박 회장은 이 같은 두산그룹의 혁신을 속도감 있게 전개하면서 연료전지·협동로봇 등 미래 먹거리 사업 발굴에도 매진하고 있다.

▲"디지털 혁신으로 승부 걸어야"…글로벌 시장서 성과↑

박 회장은 중공업, 기계 위주의 굴뚝산업을 영위하는 두산에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통한 체질 개선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취임 후 '최고디지털혁신(CDO)' 조직을 신설, 각 사업 영역의 디지털화를 주문했다.

주력 자회사인 두산중공업은 글로벌 IT 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하며 발전소 플랜트 부문에서 디지털 전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6월 디지털 전환을 위해 SAP와 포괄적 협력관계를 맺은데 이어 9월에는 델 EMC와 MOU를 체결했다.

두산중공업은 첫 협력사업으로 인도 사산파워(Sasan Power)가 운영하는 석탄화력발전소에 디지털 솔루션을 적용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SAP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두산중공업이 개발한 발전소 연소 최적화 솔루션 등이 델 EMC 장비에 탑재돼 공급될 예정이다.

이 솔루션을 통해 발전효율 제고는 물론 오염물질 배출 감소 효과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두산중공업은 이 기술로 SAP가 선정하는 ‘피나클 어워드(Pinnacle Award) 2019’를 수상했다. IT 기업이 아닌 제조업 기반 기업 중에서는 국내 최초로 수상하며 '디지털 전환’의 성과를 대외적으로 인정 받기도 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넥스트 비지니스 모델' 일환으로 기존 생산제품에 디지털을 접목한 새로운 기술들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최근엔 5G 통신을 기반으로 하는 원격제어 기술을 각국에 선보였다. 5G 원격제어 기술은 초고속, 초저지연, 대용량 전송이 특징인 5G 통신을 활용해 원거리에서도 무인 작업이 가능하도록 하는 첨단 기술이다.

실제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달 8일부터 일주일간 열린 독일 '바우마 2019' 전시회에서 8500km 떨어진 한국 인천의 굴삭기를 원격으로 조종했다. 원격제어 시연으로 세계 어느 곳에서도 건설기계를 조종할 수 있다는 기술력을 입증한 것.
박정원 두산그룹회장이 29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건설기계전시회 ‘바우마 차이나’의 두산인프라코어 부스를 찾아 5G 원격제어 기술을 사용해 인천공장에 있는 굴삭기를 직접 작동해보고 있다.ⓒ두산그룹 박정원 두산그룹회장이 29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건설기계전시회 ‘바우마 차이나’의 두산인프라코어 부스를 찾아 5G 원격제어 기술을 사용해 인천공장에 있는 굴삭기를 직접 작동해보고 있다.ⓒ두산그룹

디지털 혁신은 원격제어 기술 뿐 아니라 굴삭기에 부착한 센서로 작업 현장의 넓이와 깊이 정보를 3차원으로 정밀하게 측정하는 '3D 머신 가이던스' 솔루션, ICT(정보통신기술) 기반으로 건설기계를 원격 모니터링하는 텔레매틱스(Telematics) 서비스 '두산커넥트', 통합 서비스 프로그램 '두산케어' 등 다양한 영역으로 적용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제품과 서비스, 고객 모두를 아우르는 토탈 솔루션을 제공해 새로운 가치 창출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며 "디지털 기반의 사업 영역 확대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지난해 말 상하이에서 열린 '바우마 차이나'를 찾아 "전통적 제조업일수록 디지털 혁신을 통한 차별화의 결과는 더욱 크게 나타난다"며 "첨단 기술을 더욱 고도화하고, 디지털 혁신 과제들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한 단계 뛰어 올라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해 나가자"고 강조한 바 있다.

박 회장은 일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디지털 전환’을 강조한다. 격식에 치중하기보다 보고의 내용 자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난해부터 파워포인트(PPT) 보고를 없앴다. 지난 2월부터는 국내 사무직 직원을 대상으로 PC 오프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정시 퇴근 문화를 정착해 임직원의 ‘워라밸’을 향상하기 위한 제도다. 또한, 두산은 일부 계열사를 대상으로 지난해 7월부터 매주 금요일에 실시하던 ‘캐주얼 데이’를 확대해 올해부터 매일 전 계열사가 ‘복장 자율화’를 실시하고 있다. 두산 직원들은 업무 특성이나 개인 성향에 따라 캐주얼과 정장 중 편한 복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연료전지·협동로봇 등 신사업으로 '체질 개선' 주도

박정원 회장은 2016년 3월 취임 이후 줄곧 신사업 육성에 공을 들였다. 대표적인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로 꼽히는 연료전지 사업은 지난해 1조2000억원의 수주를 올리며 시장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신년사에서 박 회장은 연료전지 사업에 대해 “자신감을 토대로 시장 확대에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두산은 신기술을 바탕으로 한 협동로봇, 드론용 수소연료전지팩 등 신사업 진출에도 힘쓰고 있다.

협동로봇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유망기술로 손꼽히는 분야다. 두산은 2년 여 간 연구개발을 거쳐 2017년 시장에 진출하고 같은해 양산을 시작했다. 지난해 6월에는 스마트 팩토리의 본고장인 독일 뮌헨에서 열린 유럽 최대 규모의 로봇∙자동화 분야 전시회 ‘오토매티카 2018’에 참가해 협동로봇의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면서 관람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올 초에는 중국 최대의 산업자동화 솔루션 전문기업인 보존그룹의 링호우(Linkhou)사와 대리점 계약을 체결하며, 전세계 산업용 로봇 시장의 36%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두산은 발전 및 주택∙건물용 연료전지 사업을 영위하며 축적해 온 기술을 바탕으로 소형화된 모바일 연료전지를 개발했다.
지난해 6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오토매티카 2018'을 참관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왼쪽)이 두산로보틱스 부스에서 독일의 딜러업체 대표(오른쪽)와 두산 협동로봇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두산그룹 지난해 6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오토매티카 2018'을 참관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왼쪽)이 두산로보틱스 부스에서 독일의 딜러업체 대표(오른쪽)와 두산 협동로봇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두산그룹

약 2년의 연구개발 끝에 지난해 9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인터드론(Inter Drone)’ 전시회에서 드론용 수소연료전지팩을 처음 선보였다. 수소연료전지팩은 1회 충전으로 약 2시간 비행이 가능해, 30분 남짓한 기존 드론용 배터리의 비행시간 한계를 극복했다.

지난 1월 부산에서 열린 ‘2019 드론쇼코리아’에서는 벡스코 전시장에서 약 300km 떨어진 이천 베어스파크에 위치한 드론을 원격 조종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드론이 촬영한 영상은 실시간으로 전시장에 상영됐다. 두산은 국내외에서 시범사업 및 실증 테스트를 진행한 뒤 연내 드론용 연료전지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박 회장은 협동로봇, 드론용 수소연료전지 사업에 대해 “그 동안 쌓아온 제품력과 시장기반을 바탕으로 본격 성장을 위해 박차를 가해야 할 때”라며 애정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두산은 가스터빈, 전지박, 에너지저장장치(ESS), 풍력 등 기존 사업분야와 연계해 진행하고 있는 신사업에도 적극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

박 회장은 외형 성장 뿐 아니라 내실경영에도 집중했다. 그 결과, 두산은 1년 만에 전 계열사가 흑자전환하고, 2017년에는 4년 만에 영업이익 1조원을 회복했다. 지난해에도 영업이익 1조를 상회하며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다.

두산은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 등 성장세인 자회사 수익성을 더욱 높이면서 수소경제 활성화 기대에 따른 연료전지 사업 확대, 급성장 중인 유럽 내 전기차 배터리용 전지박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두산중공업과 두산건설의 실적 회복 등을 발판으로 올해 매출 20조1528억원, 영업이익 1조4716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