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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웠던 팬심, 냉각 속도 더 빨랐다


입력 2019.06.23 00:02 수정 2019.06.24 06:05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관중 9% 감소

관중 줄어드는 추세 더욱 빨라질 듯

2004년 9월, 1위 현대와 3위 두산의 경기가 열린 잠실 구장.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텅 빈 관중석이 인상적이다. ⓒ 연합뉴스 2004년 9월, 1위 현대와 3위 두산의 경기가 열린 잠실 구장.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텅 빈 관중석이 인상적이다. ⓒ 연합뉴스

3년 연속 800만 관중을 돌파하며 최전성기를 누리던 KBO리그가 주춤하고 있다.

KBO는 최근 ‘2019 프로야구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누적 관중이 401만 2193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개막 364경기만의 400만 관중 돌파이며, 경기당 평균 1만 1023명의 관중이 찾는 셈이다.

하지만 결코 웃을 수 없는 수치다. 하락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무려 9%나 줄었다. 지난 시즌에는 364경기 누적 관중이 442만 7419명(경기당 평균 1만 2163명)이었고, 400만 돌파 시점도 36경기나 빨랐다.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그도 그럴 것이 KBO는 최근 몇 년간 벌어진 각종 사건 사고를 슬기롭게 대처하지 못하며 팬들에 실망만 안겼다. 여기에 올 시즌에는 그라운드에서도 프로답지 못한 경기력이 속출하면서 이를 지켜보는 야구팬들의 피로도가 급상승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800만 관중 돌파는커녕 700만 관중 달성도 쉽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상, 하위권의 뚜렷한 구분으로 순위 경쟁의 흥미가 반감된 데다 선수들의 수준 낮은 플레이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KBO리그는 2006년 제1회 WBC 4강,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그리고 2009년 제2회 WBC 은메달 등 경쟁력을 입증하며 르네상스 시대를 맞았다.

2007년 400만 관중을 회복하더니 이듬해 500만, 2011년 600만, 2012년 700만, 그리고 2016년 800만 관중을 돌파하며 최전성기를 구가 중이다.

야구장은 팬들의 함성으로 가득했고, 포스트시즌에는 표를 구하지 못해 암표상이 득시글거리기도 했다. 젊은 연인, 아이들 팬층까지 흡수하며 야구장은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부각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빠르게 뜨거워졌던 만큼 차갑게 식는 속도 역시 비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급격한 관중 감소 사례가 이미 있었기 때문이다.

1995년부터 2004년까지 10년간 KBO리그 관중 현황. ⓒ 데일리안 스포츠 1995년부터 2004년까지 10년간 KBO리그 관중 현황. ⓒ 데일리안 스포츠

KBO리그는 지난 1994년 LG 트윈스가 우승과 함께 ‘신바람 야구’ 열풍을 몰고 왔다. 이는 이듬해 관중 폭발로 이어졌고, 540만 관중이라는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KBO리그는 당시 최다 관중 기록을 경신하기까지 15년(2009년 592만 명)이나 걸렸다.

1995시즌 흥행에 성공했으나 당시 KBO리그는 이를 유지할 동력이 없었다. 급기야 IMF 사태가 터지며 경기가 침체됐고, 90년대 말 불어온 메이저리그 열풍, 그리고 2002년 한일 월드컵까지 팬들이 유출되는 일만 거듭됐다.

실제로 KBO리그는 1996년부터 뚜렷한 관중 감소 추세를 보였는데 한화의 첫 우승과 이승엽의 홈런쇼가 펼쳐진 1999년과 2001년을 제외하면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감소율을 보였다.

특히 2004년은 암흑기의 절정이었는데 1995년과 비교했을 때 무려 56.9%나 줄어든 수치를 기록했다. 즉, 10년 새 절반이 빠져나간 셈이다. 그리고 엉망진창인 올 시즌, 제2의 암흑기 시작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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