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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어쩌다 20대는 '反촛불 적폐세력'이 됐나


입력 2019.09.02 04:00 수정 2019.09.02 06:07        이배운 기자

與 '조국 임명 반대하면 반민주·반개혁·친일·수구·적폐' 프레임

유시민 '진영논리 아니다…조국 공격은 정의로운 척 면죄부 위한것'

與 '조국 임명 반대하면 반민주·반개혁·친일·수구·적폐' 프레임
유시민 '진영논리 아니다…조국 공격은 정의로운 척 면죄부 위한 것'


지난 30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에서 조국 법무부 후보자 딸의 고대 입학 과정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제2차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지난 30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에서 조국 법무부 후보자 딸의 고대 입학 과정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제2차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특혜' 논란이 일파만파하면서 20대 청년들 다수가 조 후보자 임명을 반대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까지 끌어내렸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이로써 20대 청년들은 여권 핵심지지층으로부터 '반(反)촛불 적폐세력'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일부 여권 인사들 발언에 따르면 조 후보자를 반대하는 세력은 '촛불의 의미를 압살하려는 적폐', '친일 청산 반대세력', '반 개혁 세력', '수구꼴통'이기 때문이다.

공지영 작가는 최근 조 후보자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며 "촛불의 의미까지 포함된 정말 꼭 이겨야 하는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청와대 전 직원들에게 '90년생이 온다'는 책을 선물했다. 이 책은 저성장 시대를 살아가는 현 20대 청년들은 '정직한 경쟁'이 펼쳐지길 원하며 혈연·지연·학연은 일종의 '적폐'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책의 내용은 오류가 있는 모양새다. 문준용 씨에 따르면 현 20대 청년들은 조 후보자 딸의 '실력과 노력을 폄훼'하는 세력이기 때문이다.

'촛불'에 참여했던 청년들이 '반 촛불 적폐세력'으로 돌변한 원인에 대해 여당 한 의원이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지난 2월 이 의원은 20대 남성들의 국정 지지율이 급락한 원인에 대해 "지금 20대들은 지난 정부 시절 때 민주주의 교육이 제대로 됐나 하는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이 분석대로라면, 20대 청년들은 촛불혁명에 적극참여하고 문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조 후보자의 소신을 열렬히 지지 했지만, 안타깝게도 교육을 잘못 받은 탓에 졸지에 반민주 악의 세력으로 돌변한 것이다.

이배운 정치사회부 기자. ⓒ데일리안 이배운 정치사회부 기자. ⓒ데일리안
일각에서는 여권이 '진영논리'와 '흑백논리'에 갇혀 조 후보자와 정부에 대한 비판여론에 잘못된 프레임을 씌우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유시민 이사장은 "진짜 진영논리는 자기들이 갖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하며 "조국 후보자에게 돌을 던져 정의로운 척 하고 면죄부를 받기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때 용감하게 촛불을 들었던 청년들이 이제는 '정의로운 척'을 하기 위해 조 후보자를 비판하고 나섰다는 분석인 것이다.

오로지 '조국 사수'에만 눈이 멀어, 20대의 고민과 삶은 안중에도 없는 것은 아닌지 되물어 볼 일이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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