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국 국제질서 재편압력 높아져…신남방정책으로 외교다변화 추진
라오스·미얀마 '일대일로' 핵심 파트너…미국에 '잘못된 신호' 주나
강대국 국제질서 재편압력 높아져…신남방정책으로 외교다변화 추진
라오스·미얀마 '일대일로' 핵심 파트너…미국에 '잘못된 신호' 주나
동북아 정세를 둘러싼 긴장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태국·미얀마·라오스를 순방하며 국가 간 협력 강화 의지를 천명했다.
미중 패권경쟁의 파고를 극복하기 위한 주변국간 연대 강화 메시지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한편, 한미일 공조를 이탈하고 북중러 전체주의 블록에 기우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는 우려도 잇따른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일 태국에 국빈 방문해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와 만났고, 3일에는 미얀마에 방문해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과 정상회담을 기지며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라오스를 국빈 방문해 분냥 보라칫 라오스 대통령과 양국 협력의지를 다질 예정이다.
정부는 지난해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과의 관계를 한반도 주변 4강 수준으로 격상해 미중에 치우친 외교를 다변화 한다는 '신남방정책' 추진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외교·통상 의존도를 분산해 미중 다툼에 따른 리스크도 분산시킨다는 것이다.
특히 아세안 국가들은 외교안보는 미국에 의존하면서도 경제는 중국에 의존해 양측의 압박을 받는다는 점에서 한국과 비슷한 처지다. 전문가들은 전략적 이해관계가 비슷한 한·아세안이 단합해 강대국들의 교차압력에 대항하고 '다자적 규범'을 내세워 강대국의 일방행보에 제동을 걸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글로벌 시장이 전반적으로 포화상태에 이른 반면, 아세안 시장은 상당한 성장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돼 적극적인 투자가 시급하다는데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다만 일본의 수출규제와 그에 맞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 결정으로 한미일 공조 와해가 가속화 되는 상황에서, 중국의 핵심 파트너인 미얀마·라오스 방문은 미국에 '잘못된 신호'를 주고 불신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미군 해안조사선이 대만 해협을 집중 조사하는 등 대만을 완전히 미국의 방어선에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며 "한국이 제외된 방어선인 이른바 ‘제2 에치슨 라인'이 거론되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군은 우리와 연합훈련을 안 하는 대신 동남아 10개국과 일본과의 연합훈련 규모를 대폭 확대했다"며 "이 와중에 문 대통령은 중국 '일대일로' 전략의 핵심 파트너인 라오스·미얀마를 순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해 말 라오스와 미얀마 측을 잇따라 만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대한 협력 강화 의지를 천명했다. 이어 시진핑 국가 주석은 4월 미얀마 군 최고사령관을 만나며 일대일로 건설 적극 지지를 재확인 했고, 라오스는 중국과 연결되는 414km의 철도를 2021년 개통할 예정이다.
북미 핵협상이 교착상태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남북경협 및 중러와의 경협 확대를 기반으로 한 '평화경제' 구상을 밀어붙이는 것도 미국의 불신을 확대 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신원식 전 합참차장은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 대신 '민족공조'를 지향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특히 지소미아 파기는 한미일 자유동맹 대신 북중러 전체주의 동맹을 선호한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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