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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경기로 끝낸다” 말로 받게 될 류중일 감독


입력 2019.10.09 00:11 수정 2019.10.09 10:29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3차전서 끝낸다는 발언으로 상대 자극

지난해 두산도 우승 자신하다 SK에 업셋

LG 류중일 감독. ⓒ 뉴시스 LG 류중일 감독. ⓒ 뉴시스

“선발 투수 3명으로 끝내겠다”는 류중일 감독의 말이 부메랑으로 돌아올 위기에 놓였다.

LG는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준플레이오프 1~2차전을 모두 끝내기 패배로 내줘 탈락 위기에 놓여있다. 그러면서 류중일 감독의 ‘도를 넘은’ 발언이 상대를 자극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류 감독은 지난 4일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당시 “준플레이오프를 되도록 빨리 끝내고 플레이오프에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1~3차전 선발 투수를 모두 공개하더니 “3명으로 끝내겠다”고 덧붙였다.

심지어 준플레이오프가 몇 차전까지 이어질까란 질문에 류중일 감독을 비롯한 대표 선수들(김현수, 차우찬)은 손가락 3개를 펼쳐 보였다. 3연승으로 시리즈를 조기에 끝내겠다는 류 감독의 말은 립 서비스가 아닌 진심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류 감독은 되로 주고 말로 받게 될 처지에 놓이고 말았다. 3연승으로 시리즈를 끝낼 기회는 LG가 아닌 키움이 움켜쥐고 있기 때문이다.

심리전인 야구에서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상대를 뒤흔들 좋은 무기가 될 수 있다. 다만 류중일 감독의 발언은 당시에도 근거 없는 자신감이라는 혹평을 듣기도 했다.

실제로 정규 시즌 3위인 키움은 올 시즌 86승 1무 57패(승률 0.601)를 기록, 시즌 막판까지 1위 싸움을 벌였던 강팀이다.

반면, LG(승률 0.552)는 7경기 차 뒤진 4위로 시즌을 마감,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고 나서야 이 무대에 설 수 있었다. 상대 전적에서도 키움이 9승 7패로 앞서 누가 보더라도 LG가 도전자 입장이었다.

결과적으로 “3경기서 끝내겠다”는 류 감독의 발언에 콧방귀를 뀐 키움 선수들은 전투력을 고취시켰고 상대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되로 주고 말로 받은 사례는 또 있다. 바로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화제가 된 두산 김태형 감독의 말이었다.

당시 김태형 감독은 5차전까지 가는 대접전이 벌어진 플레이오프에 대해 “웃으면서 봤다”면서 “정규 시즌 1위라는 건 우리가 SK보다 강하다는 뜻”이라고 우승을 장담했다. 심지어 팬들 사이에서는 ‘어우두(어차피 우승은 두산)’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그러나 잔뜩 부렸던 여유는 시리즈 전적 2승 4패 준우승으로 부메랑이 되어 날아들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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