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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원내대표 경선, '황풍'은 어디로 불까


입력 2019.12.05 03:00 수정 2019.12.05 09:51        정도원 기자

'황풍에 돛 단 듯' 바람 타면 원내대표 골인?

"黃 의중 결정적" vs "견제심리, 역풍될 것"

'제4후보' 등장할까…재선 후보 추대 움직임

'황풍에 돛 단 듯' 바람 타면 원내대표 골인?
"黃 의중 결정적" vs "견제심리, 역풍될 것"
'제4후보' 등장할까…재선 후보 추대 움직임


자유한국당 차기 원내대표 경선의 유력 후보군인 심재철·유기준·강석호 의원(사진 왼쪽부터). ⓒ데일리안 자유한국당 차기 원내대표 경선의 유력 후보군인 심재철·유기준·강석호 의원(사진 왼쪽부터). ⓒ데일리안

불붙은 자유한국당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서 황풍(黃風)의 풍향이 최대 변수라는 관측이다.

수도권 5선 중진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5일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앞서 전날에는 PK 4선 중진 유기준 의원이, 지난 3일에는 TK 3선 강석호 의원이 각각 출마를 선언했다.

현재까지 3파전 구도인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황교안 대표의 의중, 즉 '황풍'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앞서 홍준표 전 대표 시절에도 홍풍(洪風)의 뒷바람을 탄 김성태 의원이 원내대표로 무난히 선출됐는데, 지금 황 대표는 공천권까지 쥐고 있어 홍 전 대표보다 당 장악력이 더 강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한국당 중진의원은 4일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말이 경선이지 황 대표의 의중이 결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재신임 여부를 강행해야 한다는 일부 원내부대표 의원들의 조언에도 이를 결행에 옮기지 못했다. 황 대표가 전날 긴급최고위를 통해 임기 연장 거부 의사를 명확히 한 상황에서 대표의 뜻과 정면으로 맞서는 재신임 추진은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이 중진의원은 "나경원 원내대표가 임기 연장을 묻는 의총을 소집하겠다는 문자를 보냈을 때에는 표 계산이 끝난 상황이었을 것"이라며 "이미 모였던 표도 대표가 의중을 드러내면 흩어져 계산이 달라진다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출마한 후보들 중에서는 유기준 의원이 '황풍'을 타고 있는 후보로 분류된다.

유 의원은 황 대표가 법무법인 태평양에 재직하던 시절부터 연락하던 사이로, 박근혜정부에서 각각 국무총리·법무장관과 해수장관으로 함께 활동했다. 2·27 전당대회 전에 '당권도전'과 '대권직행'을 놓고 좌고우면하던 황 대표를 설득해 결심을 굳히는 과정에서도 유 의원이 적잖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황풍에 돛 단 듯' 황 대표의 의중이 실리면 무난히 1차 과반 득표로 '골인'하는 상황이냐에 대해서는 전망이 다소 엇갈리는 측면도 있다.

최근 황 대표가 당직 일괄 총사퇴 이후 신규 인선이나 나경원 원내대표 임기 연장 불발 사태 등에서 당 장악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강수를 연달아 두다보니,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불만 여론이 차오르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3선 김용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1년여간 동고동락해온 나경원 원내대표를 만신창이로 만들어 내친 것은 최소한의 정치적 도리를 망각한 것"이라며 "한국당이 당대표의 사당화의 길로 들어섰다"고 비판했다.

이 때문에 '황풍'이 의원 투표에서 역풍(逆風)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어 결과를 속단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한 재선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이 지구상에서 가장 어려운 선거"라며 "'정치의 프로'들인 현역 국회의원들이 유권자다보니까 몇 번을 만나도 속내를 읽어내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심재철·유기준·강석호 의원 외에 3파전 구도를 흔들 제4후보의 등장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나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 여부가 뒤늦게 결론난 관계로 예년에 비해 준비 기간이 현격히 짧아졌다. 당장 내주 중에 경선이 치러질텐데 사전 준비 없이 지금 당장 출마하려면 엄청난 '바람'을 등에 업지 않고서는 당선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당 안팎에서는 PK 4선 중진 조경태 수석최고위원과 TK 4선 중진 주호영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거론됐다. 또, 황 대표의 최근 당직 인선 과정에서의 '선수(選數) 파괴' 흐름에 맞춰 재선급에서 원내대표 후보를 추대해야 한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조경태 수석최고위원은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여러 의원들께서 권유를 해주시는 것은 고마운 일"이라면서도 "최고위원으로서 해야할 일도 많고 여러 훌륭한 분들이 이미 출마 의사를 밝히신 관계로 (원내대표 출마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주호영 의원은 통화에서 "주변에서 권유하는 분들이 많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 있다"면서도 "오래 고민할 시간은 없을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일부 한국당 초·재선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사무총장이 초선이고 부총장도 '0.5선'으로 내려갔는데 왜 원내대표만 3선 이상들만 출마하느냐"며 "재선 의원급에서 원내대표 후보를 추대해야 한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재선 의원급 원내대표 후보 추대 움직임과 관련해서는 찬반 양론이 엇갈린다. 한 재선 의원은 "원내대표도 '선수파괴'를 해서 당의 면모를 일신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반면 한 중진의원은 "당내 일만 맡는 사무총장은 관계없지만, 원내대표는 협상 파트너가 있는데 경험이 부족한 재선 의원급은 이 중대한 국면에서 무리"라고 반박했다. 또다른 재선 의원은 "재선 후보가 오히려 같은 재선급에서 지지세를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회의적으로 바라봤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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