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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ICBM 고체연료 완성했나?'…미국도 긴장하는 이유는


입력 2019.12.09 11:16 수정 2019.12.09 11:19        이배운 기자

조선중앙통신 "중대한 시험 결과, 전략적 지위 변화시킬 것"

고체연료 미사일, 발사 징후 포착 어려워…핵미사일 방어율 하락

'美본토 핵타격' 현실화 불안감 커질듯…김정은, 협상우위 점하나

조선중앙통신 "중대한 시험 결과, 전략적 지위 변화시킬 것"
고체연료 미사일, 발사 징후 포착 어려워…핵미사일 방어율 하락
'美본토 핵타격' 현실화 불안감 커질듯…김정은, 협상우위 점하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데일리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데일리안

북한이 지난 7일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엔진개발과 관련된 고체연료 시험을 감행했다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본토가 기습적으로 핵미사일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대되면서 북한이 핵협상 테이블에서 협상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8일 "2019년 12월 7일 오후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이 진행됐다"며 "이번에 진행한 중대한 시험의 결과는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략적 지위를 변화시키는 데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통신은 시험의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전략적 지위'라는 단어가 사용된 점에 비춰 전략무기인 ICBM과 관련된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은 통상적으로 미국의 핵 위협을 상쇄하는 자국 핵미사일 능력을 '전략적 지위'라고 지칭한다.

특히 북한은 기존의 미사일 액체연료를 고체연료로 전환하는데 주력해왔다. 북한은 현재 '북극성' 등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 고체연료 엔진을 적용하고 있으며,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미사일'과 초대형 방사포에도 고체연료를 적용했다.

지난 9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는 북한이 미사일 핵심기술을 완성했으며,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ICBM을 개발해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아울러 북한이 지난 2017년 개발한 액체 엔진인 '백두산엔진'을 여러 개 묶어 연소하는 시험을 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백두산엔진은 ICBM급인 화성-14형과 화성-15형의 주 엔진이다.

북한이 지난달 29일 초대형방사포를 시험 사격하는 장면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지난달 29일 초대형방사포를 시험 사격하는 장면 ⓒ조선중앙통신

액체연료는 발사 전에 연료를 주입하는데 1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이처럼 미사일 발사 준비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한미는 정보자산으로 사전에 발사 징후를 포착하고 선제대응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에 고체연료는 액체연료와 달리 충전시간이 필요 없어 발사 준비 시간이 10여분으로 단축된다. 아울러 연료가 충전된 미사일을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장착하고 원하는 발사 장소로 이동해 쏠 수 있어 사전대응이 어렵다.

아울러 북한사회는 철저한 폐쇄·통제가 이뤄지고 미국의 인공위성을 피해 무기를 은폐하는 노하우를 축적해왔다. 또 국토의 80%가 산악지대인데다 곳곳에 지하갱도를 구축한 탓에 이동식발사차량에 탑재된 미사일은 더더욱 추적하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 공격을 실제로 실행에 옮길 의지와는 무관하게 미국 본토에 핵 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주는 것 자체로 대미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고체연료 개발을 통한 기습적인 ICBM 발사 능력은 미사일 방어시스템의 방어 성공률을 낮추는 요인이 된다. 미국은 북한을 압도하는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자국 본토에 핵이 단 1발이라도 떨어지는 사태를 더 큰 손해라고 계산할 수밖에 없다.

결국 북한은 이 같은 미국의 불안감을 약점으로 잡아 핵협상 테이블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의 비핵화 청구서를 내밀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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