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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 회장 “구자경 회장, 산업화 기틀 만든 선도적 기업가”


입력 2019.12.15 10:06 수정 2019.12.15 11:07        이도영 기자

전경련, ‘한국경제에 주춧돌이셨던 구자경 회장님을 기리며’ 추도사

전경련, ‘한국경제에 주춧돌이셨던 구자경 회장님을 기리며’ 추도사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자료사진).ⓒ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자료사진).ⓒ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14일 별세한 고(故)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에 대해 산업화의 기틀을 만든 선도적인 기업가라고 평가하며 애도를 표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15일 ‘한국경제에 주춧돌이셨던 구자경 회장님을 기리며’라는 제하의 추도사를 통해 “한국 경제를 밝게 비춰 주셨던 회장님께서 이렇게 갑작스레 떠나시니 남은 저희들은 마치 어둠에서 길을 잃은 듯한 심정에 안타까움만 더욱 커져간다”며 슬픔을 표현했다.

허 회장은 구 회장에 대해 “한국에 제조 산업이 태동될 무렵 직원들과 동고동락하시며 현장 경영의 모범을 보여주셨다”고 평가했다.

이어 “직원들과 함께 고민하는 그곳에서 국민 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제품을 만들어 보자는 큰 뜻이 시작됐다”며 “그 의지는 우리나라 전자·화학산업의 주춧돌이 됐고 지금도 한국경제의 두 기둥으로 남아 대한민국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격변의 시기에 전경련 회장을 역임하시면서 국가와 사회 발전에 크게 이바지 하셨다”며 산업 현장을 직접 방문하시며 경제 선진화에 힘쓰셨고, 한일 재계회의 등 민간경제 외교를 이끄시며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하셨다“고 덧붙였다.

허 회장은 구 회장이 기초과학이 곧 나라의 미래라고 여기며 기술 대국에 큰 뜻을 뒀다고 평가했다. 연구개발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던 시절 기술의 우위가 모든 것을 뛰어넘는 시대를 예견하며 혁신적인 기술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기존의 관행을 뒤집고 철저히 고객의 관점에서 기술 혁신을 해보자던 회장님의 말씀이 생각난다”며 “이후 민간 최초로 중앙연구소 설립을 이끄시며 기술 강국의 미래를 위한 걸음을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또 구 회장이 기업의 원천은 사람 그 자체라고 여기며 인재 육성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는 점도 역설했다.

허 회장은 “회장님은 국내 약 70여개 연구소를 만드시면서 훌륭한 인재들이 맘껏 아이디어를 펼칠 수 있는 새로운 장을 만들어 주셨다”며 “‘결국 사람에게 모든 것이 달렸다’고 하시던 회장님의 그 뜻은 지금도 부존자원 없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절실함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그는 “남은 저희들이 그 소중한 뜻을 이어 받아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이 이웃들의 아픔을 보듬어 주던 따뜻한 어른이었다고 허 회장은 회상했다.

허 회장은 “형편이 어려워 학업이 어려운 이들에게 배려의 손길을 내밀어 주셨다”며 “홀로 어려움을 딛고 일어설 때까지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다”고 강조했다.

또 “문화재단, 아트센터 등을 설립해 대한민국의 문화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리셨다”며 “회장님 덕분에 많은 이들이 재능을 펼칠 수 있었고 많은 국민들이 함께 행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마지막으로 한국 경제가 어려움에 처해있어 구 회장의 지혜와 경륜이 필요한 때여서 그리움이 커져간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래에도 기술과 인재가 최우선이라고 말씀하시던 회장님의 말씀이 더욱 크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이어 “회장님의 발자국은 한국 경제발전의 한가운데 뚜렷이 남아있다”며 “회장님의 헌신은 저희 모두와 언제나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추도사 전문.

한국경제의 주춧돌이셨던 구자경 회장님을 기리며

구자경 회장님

갑자기 들려온 비통한 소식에 황망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한국 경제를 밝게 비춰 주셨던 회장님께서 이렇게 갑작스레 떠나시니 가슴 속 깊이 끝없는 슬픔이 솟구쳐 오릅니다. 남은 저희들은 마치 어둠에서 길을 잃은 듯한 심정에 안타까움만 더욱 커져 갑니다. 이제 회장님의 따뜻한 미소를 다시 볼 수 없다는 생각에 하늘이 원망스럽게 느껴지는 하루입니다.

돌이켜보면 회장님께서는 이 땅에 산업화의 기틀을 만드셨던 선도적인 기업가이셨습니다.

한국에 제조 산업이 태동될 무렵, 직원들과 동고동락하시며 현장 경영의 모범을 보여주셨습니다. 직원들과 함께 고민하는 그 곳에서 국민 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제품을 만들어 보자는 회장님의 큰 뜻이 시작되었습니다. 그 의지는 우리나라 전자, 화학산업의 주춧돌이 되었고 지금도 한국경제의 두 기둥으로 남아 대한민국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기업을 넘어 나라의 미래를 위하셨던 진정한 애국자이셨습니다.

격변의 시기에 전경련 회장을 역임하시면서 국가와 사회 발전에 크게 이바지 하셨습니다. 각 분야 산업 현장을 직접 방문하시며 경제 선진화에 힘쓰셨고, 한일 재계회의 등 민간경제 외교를 이끄시며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하셨습니다.

기초과학이 곧 나라의 미래라고 여기시며 기술 대국에 큰 뜻을 두셨습니다.

연구개발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던 시절, 기술의 우위가 모든 것을 뛰어넘는 시대를 예견하시며 혁신적인 기술에 투자를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기존의 관행을 뒤집고 철저히 고객의 관점에서 기술 혁신을 해보자던 회장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이후 민간 최초로 중앙연구소 설립을 이끄시며 기술 강국의 미래를 위한 걸음을 시작하셨습니다.
매년 기술 경영을 강조하시던 그 모습이 지금도 저희 마음속에 남아 있습니다. 덕분에 지금 우리나라는 회장님의 뜻 위에서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을 가진 나라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인재를 중시하고 사람을 사랑하신 분이셨습니다.

기업의 원천은 사람 그 자체라고 여기시며 인재 육성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회장님의 인재 육성에 대한 의지는 기업 안에서 머물지 않고 국가 전체로 퍼져갔습니다. 국내 약 70여개 연구소를 만드시면서 훌륭한 인재들이 맘껏 아이디어를 펼칠 수 있는 새로운 장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결국 사람에게 모든 것이 달렸다고 하시던 회장님의 그 뜻은 지금도 부존자원 없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절실함으로 다가옵니다. 남은 저희들이 그 소중한 뜻을 이어 받아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이웃들의 아픔을 보듬어 주시던 따뜻한 어른이셨습니다.

형편이 어려워 학업이 어려운 이들에게 배려의 손길을 내밀어 주셨습니다. 홀로 어려움을 딛고 일어설때까지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교육 분야를 넘어 문화예술에까지 회장님의 손길이 닿아 있습니다. 문화재단, 아트센터 등을 설립해 대한민국의 문화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리셨습니다. 회장님 덕분에 많은 이들이 재능을 펼칠 수 있었고 많은 국민들이 함께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구자경 회장님

지금 한국 경제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은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면서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미래에도 기술과 인재가 최우선이라고 말씀하시던 회장님의 말씀이 더욱 크게 다가오는 이유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회장님의 지혜와 경륜이 절실하게 느껴지는 오늘입니다. 더 이상 뵐 수 없다는 이 현실이 야속할 따름입니다.

회장님의 발자국은 한국 경제발전의 한가운데 뚜렷이 남아있습니다. 회장님의 헌신은 저희 모두와 언제나 함께할 것입니다.

이제 모든 짐 다 내려놓으시고 편안히 잠드시기 바랍니다.


2019. 12. 15.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허창수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왼쪽)이 1987년 2월 제26차 전국경제인연합회 정기총회에서 18대 전경련 회장으로 추대된 후 정주영 전임회장(오른쪽)으로부터 축하받고 있다.ⓒLG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왼쪽)이 1987년 2월 제26차 전국경제인연합회 정기총회에서 18대 전경련 회장으로 추대된 후 정주영 전임회장(오른쪽)으로부터 축하받고 있다.ⓒLG
이도영 기자 (ld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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