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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강소라 "1년간 공백기, 내려놓는 연습했죠"


입력 2020.01.10 09:12 수정 2020.01.11 10:45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영화 '해치지 않아'서 수의사 소원 역

"민폐 끼치지 않는 배우 되고파"

영화 '해치지 않아'서 수의사 소원 역

"민폐 끼치지 않는 배우 되고파"


배우 강소라는 영화 '해치지않아'에서 수의사 소원 역을 맡았다.ⓒ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배우 강소라는 영화 '해치지않아'에서 수의사 소원 역을 맡았다.ⓒ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공백기를 가지며 푹 쉬었어요. 이젠 열심히 활동하려고요."


스크린에 돌아온 배우 강소라(29)가 각오를 다지며 말했다. 그간 작품 흥행 부진의 쓴맛을 본 그가 착한 코미디물로 관객들과 만난다.


영화 '해치지 않아'(감독 손재곤·1월 15일 개봉)는 망하기 일보 직전의 동물원 '동산파크'에 야심차게 원장으로 부임하게 된 변호사 태수(안재홍)와 팔려간 동물 대신 동물로 근무하게 된 직원들의 기상천외한 미션을 그린 이야기다.


강소라는 동산파크 수의사 소원 역을 맡았다.


7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강소라는 "관객 입장에서 영화를 재밌게 봤다"며 "동물 탈이 비교적 자연스럽게 나와서 만족스럽다. 생각보다 퀄리티가 좋았다"고 밝혔다.


독특한 장르의 영화라서 개봉까지 잘 될 줄 몰랐단다. "좋은 배우들과 함께하게 돼 기뻤죠. 신선한 설정이지만 이야기에 몰입하는 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웃음 속에 메시지가 있는 작품입니다."


작가 HUN의 웹툰 원작으로 한 '해치지 않아'는 근래 보기 드문, 신선한 설정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동물원 직원들이 동물 탈을 쓰고 동물 흉내를 내는 설정이 코믹하게 담겼다.


영화에서 안재홍을 비롯해 강소라, 김성오, 전여빈, 박영규 등 배우들은 원래 캐릭터 외에 동물 역을 맡아 1인 2역을 소화했다.


모션 디렉터가 동물 연기를 지도했고, 배우들은 각자 맡은 동물의 동작에 대해 숙지하고 연습했다. 본격적인 촬영이 시작된 후에는 '동물 탈'과의 전쟁을 치러야 했다. 약 10kg에 달하는 동물 탈을 쓰고 동물과 사람을 넘나드는 열연을 펼쳐야 했다.


영화에 담긴 '가짜 동물'들은 실제 동물이라고 믿을 수 있을 만큼, 정교한 수준이다. 특수분장 팀은 다양한 동물털을 총동원한 데 이어 수의사의 자문을 받아 털 슈트를 제작했다. 캐릭터당 4~5개월에 걸쳐 제작된 동물 탈은 '리얼' 그 자체다.


배우 강소라는 영화 '해치지않아'에서 수의사 소원 역을 맡았다.ⓒ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배우 강소라는 영화 '해치지않아'에서 수의사 소원 역을 맡았다.ⓒ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사자 역을 맡은 그는 "사자 얼굴에 집중해야 했다"며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웃었다.


강소라는 고양이의 특징을 생각하며 사자를 연기했다. "친구 집에 있는 고양이를 보고 연구하며 연습했죠. 근데 영화에선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웃음)."


소원이의 동물 친구인 '까만코'는 자연스러운 CG가 입혀져 매력적인 동물로 탄생했다. 강소라는 "CG 기술이 뛰어나서 몰입이 잘 됐다"고 말했다.


동물 탈에 대해선 "입고 벗는 과정이 힘들어서 연기하는 게 수월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영화는 동물 탈을 쓴 인물의 등장만으로 웃음을 줬다. "감독님이 '사자 이렇게 해봐'라고 했을 때 정말 웃겼어요. 박혁권 선배님이 나올 때마다 빵빵 터졌고요. 코믹 연기할 때도 진지하게 해서 깔깔 웃었죠."


손 감독과 호흡에 대해선 "감독님이 자연주의 연기를 추구하신다"며 "담백한 연기를 해야 했는데, 처음엔 고민했다. 나중에는 내려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영화를 통해 코미디에도 도전하게 돼서 욕심이 생겼죠. 몇 작품을 더 하면 알 수 있을 것도 같아요. 있는 그대로 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실제로 푸들 두 마리를 키우는 강소라는 "가족 같은 존재"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해 '자전차왕 엄복동'으로 흥행 실패를 맛봤다. 배우는 "내겐 좋은 경험이었다"며 "큰 부담은 없다. 내가 나온 작품이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담담하게 얘기했다.


2009년 영화 '4교시 추리영역'으로 데뷔한 강소라는 2011년 영화 '써니'로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드라마 '미생', '동네변호사 조들호', '변혁의 사랑', '자전차왕 엄복동' 등에 출연했다.


연기 경력 10년 차를 넘긴 그는 "10년이 됐는데 아직 잘 모르겠다"며 "상황에 충실해야겠다고 다짐한다"고 말했다. "모든 게 제 뜻대로 되진 않더라고요. 이젠 경력이 쌓였으니 '몰라서 그랬다'고는 못합니다."


배우는 또 "삶이란 내뜻대로 되지 않는 것 같다"며 "작품 성적 역시 내 예상과 똑같진 않더라. '미생'과 '써니'가 그랬다. 둘 다 기대하지 않았는데 잘 돼서 기뻤다"고 했다.


배우 강소라는 영화 '해치지않아'에서 수의사 소원 역을 맡았다.ⓒ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배우 강소라는 영화 '해치지않아'에서 수의사 소원 역을 맡았다.ⓒ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지난 2014년 말 '미생' 인터뷰했을 때 그는 눈물을 쏟았다. 작품을 통해 위로받았다는 이유에서다. 그로부터 벌써 5년이 흘렀다. 그간 강소라에겐 크게 흥행한 작품이 붙지 않았다.


지난해 휴식기를 갖고 스스로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내가 아는 내가 진짜 내가 아닌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원래의 나로 돌아가는 기분이 들었어요. 원래 저는 자유분방하고, 활발해요. 고등학교 때가 많이 생각났어요. 너무 바쁘게만 지내다 보니 그때 행복을 잊어버린 듯해요."


휴식기 때 모든 걸 내려놓고 푹 쉬었다. 예전엔 뭐라고 해야 할 것 같았는데 이젠 마음이 편해졌다. "연기를 계속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가족이에요. 저를 아껴주시는 분들의 힘도 얻고요. 이분들의 믿음을 얻고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죠."


특히 엄마는 힘든 척하지 않는 강소라를 여전히 걱정한다. 이 일을 썩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단다. 안 좋은 이슈에 거론되면 배우 일을 그만두라고 할 정도다.


자신을 지지하는 가족을 떠나 곧 독립한다. 배우는 환하게 웃으며 들뜬 마음을 드러냈다. "외동딸인데 장남처럼 지냈습니다. 독립해서 평화롭게 지내고 싶어요."


단단해 보이는 강소라는 평소 주체적이고 독립된 캐릭터를 주로 맡아왔다. 배우는 의외의 말을 내놨다. "그런 척하는 거예요. 하하. 실제론 소심해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할 뿐이죠. 민폐를 안 끼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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