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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분쟁 해빙기···원화·주식·신흥국채권 트리플 강세 기대감


입력 2020.01.20 06:00 수정 2020.01.23 11:38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코스피 외국인 지분율 약 40%...원화 강세로 순매수 기대감 상승

작년 신흥국 채권수익 한국 3배 웃돌아...“자금 유입 추세 계속"


ⓒ데일리안 ⓒ데일리안

미국이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을 해제한 데 이어 미·중 1단계 무역합의가 이뤄지면서 투자자들도 앞으로의 시장 방향성 탐색에 나섰다. 양국의 갈등으로 1년 6개월 이어졌던 피로감이 어느 정도 해소되자 꽁꽁 얼었던 투자심리가 되살아난 모습이다.


투자 전문가들은 그동안 증시를 억눌렀던 불안요소가 해소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진 만큼 최근의 원화 강세 기조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채권시장에서는 신흥국으로의 자금유입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신흥국 채권이 유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중 무역전쟁이 일단락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세를 이어갈지 주목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앞서 17일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현행 연 1.25%로 동결했다. 대외 불확실성은 존재하지만 국내경제의 경우 부진이 완화되고 있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이날 한은은 “미·중 무역협상 진전 등으로 국제금융시장은 대체로 안정된 모습”이라며 “또 반도체 경기 회복 기대 등의 영향으로 주가가 상승하고 원·달러 환율이 하락(원화 강세)했으며 장기시장금리는 하락 후 반등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8월 14일 달러당 1218.9원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은 12월부터 내리막을 타다가 지난 14일에는 1156.1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연초 부각된 이란과 미국간 무력 충돌 우려가 해소되고 미·중 화해무드가 형성되면서 환율 하락 압력은 더욱 강해졌다. 특히 중국 위안화가 강세를 이어가자 위안화 가치 변동에 영향을 많이 받는 우리나라 원화도 힘을 받고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은 지난 수개월 간에 걸쳐 일종의 하한선으로 인식됐던 1150원을 하회하는 시도가 이뤄질 것“이라며 ”다만 이번 뉴스가 앞서 외환시장에서 상당한 노출이 이뤄진 만큼 당장 1150원 하단 영역으로의 안착 여지는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원화 강세 전환으로 국내 증시에 컴백한 외국인의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외국인 수급은 원화 강세(달러 약세)일수록 매수가 늘고 원화가 약세(달러 강세)를 보일수록 매도가 강해진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원화 강세 기조는 외국인의 순매수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한국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기준 코스피의 외국인 지분율은 39%로 2006년 8월 이후로 가장 높다. 국내 투자자의 수급 여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외국인이 빈자리를 채우고 있는 셈이다. 외국인의 시장 장악력이 확대돼 주가도 외국인의 움직임에 따라 등락할 가능성이 커졌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 대금은 모멘텀 지표와 동행하는 경향이 있는데, 작년 1월부터 외국인 누적 순매수 대금과 모멘텀은 세 차례에 걸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리밸런싱 시기를 제외하고는 동행하는 추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반도체, 미디어·엔터, 호텔·레저 등 특정 업종의 수급 집중 현상이 예상된다”며 “최근 외국인의 순매수와 모멘텀 반등이 나타나는 IT H·W, 내구소비재, 전자·전기제품 업종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런 가운데 미·중 합의 내용의 실제 이행 여부에 대해 의구심이 남아있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무역갈등이 일단 봉합됐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쟁점사항인 기술 및 지적재산권에 대해서는 원칙적인 합의만 이뤄져 언제든 갈등이 재발할 위험이 있다는 우려다. 결국 향후 증시의 관건은 무역합의가 실제 기업이익 개선으로 이어질지 여부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우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지금부터 중요한 것은 기대감으로 상승했던 밸류에이션의 정상화 여부“라며 신흥국 증시의 기업이익이 돌아서기 위해선 달러화의 하향 안정화 여부가 중요한데, 우선 정책 불확실성 감소에 따른 달러화 약세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짚었다. 박 연구원은 ”단 12개월 선행 기업이익은 늘고 있지만 2020년도의 기업이익 자체는 하향 중이라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채권시장 매수심리는 약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금융시장에서는 당분간 한은이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과 이르면 상반기 중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상존한다. 대외불확실성으로 인하주장이 우세했던 작년 4분기 대비 완화 기대는 다소 후퇴했다는 평가다.


이번 금통위에선 신인석 위원과 조동철 위원이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지난해 11월 금통위 때는 신 위원만 인하 의견을 냈다.


윤여삼 메리츠종증긍권 연구원은 “소수의견 2명에도 불구하고 4월 20일 금통위원 교체까지 실제 인하가 단행될 수 있을지 채권시장 의구심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윤 연구원은 “1월 금통위는 ‘경기개선 신호’와 ‘인하의 소수의견 2명’이란 혼재된 재료를 제기했지만 메리츠종금증권은 올해 추가로 1차례 정도 인하 전망은 유지한다”면서 “다만 통화정책 기대가 흔들리며 채권시장은 매수심리가 약화돼, 기준금리 1.25%를 전제 하에 적정거리를 확보한 이후 대응하려는 경향이 강화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국내 저금리와 낮은 자본이익 기대를 고려하면 신흥국 채권의 강세가 기대된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 주요 국가별 채권투자 수익률을 비교해보면 한국은 대부분의 국가보다 낮았다. 특히 신흥국의 채권투자 수익률은 지난해 3분기 무역분쟁 우려 등으로 둔화되기도 했지만 다른 국가보다 크게 높았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작년 신흥국의 채권수익은 12.6%에 달했고 한국은 3.5%에 불과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흥국의 높은 절대금리에 이은 자본이익 기회는 신흥국 채권 투자 심리를 강화시킬 것“이라며 ”미·중 무역합의로 환율이 안정을 보이면서 작년 9월 이후 신흥국으로의 자금유입 추세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 연구원은 “반면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 동결 전망,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한계 등으로 선진국은 작년과 같은 채권시장의 강세가 재현되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라며 “과거와 같이 달러화 강세, 선진국 긴축에 따른 신흥국 자금이탈 우려도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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