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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열기도 귀찮다면?"…GV80 '카페이'가 보여준 커넥티드카 시대


입력 2020.01.21 06:00 수정 2020.01.20 17:56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주차장, 주유소 등에서 결제 과정 '터치'만으로 해결

향후 드라이브 스루 등 다양한 분야로 서비스 범위 확장

제네시스 GV80 실내 모습. ⓒ현대자동차그룹 제네시스 GV80 실내 모습. ⓒ현대자동차그룹

주유소에 들어서면 내비게이션 화면에 결제 메뉴가 뜬다. 주문서를 선택하면 주유량과 방식, 유종, 결제카드, 할인·적립 등 모든 과정을 창문 한번 내리지 않고 손가락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 그것도 귀찮으면 이전 결제 정보를 그대로 활용하면 두세 번 터치만으로 모든 과정이 끝난다.


‘커넥티드카 시대’의 생활상으로 상상했던 한 장면이 드디어 현실화됐다. 제네시스 GV80에 적용된 ‘차량 내 간편결제 서비스’, 일명 ‘카페이’를 통해서다.


2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제네시스 GV80에는 국내 최초로 차량 내 간편결제 서비스가 적용됐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차량 내 간편결제 시스템(In Car Payment System, ICPS) 플랫폼을 세계 최초로 독자 개발했다.


차량 내 간편결제 서비스는 운전자의 시간과 비용을 줄여준다. 스마트폰이 결제 수단이 돼 일상의 편리함을 더해주는 것처럼 자동차를 새로운 결제 수단으로 만든 것이다.



제네시스 커넥티드 서비스 앱 화면. ⓒ현대자동차그룹 제네시스 커넥티드 서비스 앱 화면. ⓒ현대자동차그룹

차량 내 간편결제 서비스는 커넥티드 카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서비스 이용을 위해서는 커넥티드 카 서비스 가입이 필수다.


GV80의 경우 제네시스 커넥티드 서비스(현대·기아차는 블루링크와 UVO)에 가입해야 한다. 결제 정보를 주고 받을 때 무선 통신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서비스 가입은 스마트폰 전용 앱으로 할 수 있다. 가입 후 앱에 결제 카드와 멤버십 카드를 등록한다. 결제 카드를 등록하는 과정에서 카드사별 간편 비밀번호로 숫자 6자리를 기입한다.


현재 차량 내 간편결제 서비스와 제휴를 맺은 카드사는 현대, 신한, 삼성, 하나, 비씨, 롯데카드 등 총 6개이며 등록할 수 있는 신용카드의 수는 최대 5장이다.


제네시스 카페이 애플리케이션의 카드 등록과 결제 차량 선택이 완료된 화면. ⓒ현대자동차그룹 제네시스 카페이 애플리케이션의 카드 등록과 결제 차량 선택이 완료된 화면. ⓒ현대자동차그룹

사전 준비가 끝나면 주유소나 주차장 등에서 간편결제 서비스를 사용하면 된다. 서비스를 지원하는 자동차를 타고 제휴 가맹점을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설정해 도착하면, 간편결제 사용 여부를 묻는 알림창이 뜬다.


간편결제 서비스로 결제를 하고 싶을 땐 알림창에서 ‘예’를 누르면 되고, 기존 방법(실제 신용카드 또는 현금)으로 결제를 하고 싶으면 ‘아니오’를 누른다.


목적지 설정을 하지 않고 가맹점에 도착할 경우에는 내비게이션 지도 화면에서 가맹점을 선택하고 간편결제 메뉴를 선택하면 된다. 이때, 자동차가 가맹점 인근에 도착하지 않으면 시스템 자체가 활성화되지 않는다. 간편결제 서비스가 무분별하게 남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일종의 보안 조치인 셈이다.


제휴 주유소 목적지 설정 후 도착했을 때 표출되는 팝업 메시지. ⓒ현대자동차그룹 제휴 주유소 목적지 설정 후 도착했을 때 표출되는 팝업 메시지. ⓒ현대자동차그룹

차량 내 간편결제 서비스를 사용하기로 했다면, 이후부터는 메뉴를 차례로 터치하면 된다.


GV80 출시와 함께 현 시점에 차량 내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곳은 일부 SK에너지 직영 주유소, 파킹클라우드와 제휴를 맺은 주차장이며, 차량 내 내비게이션 화면에서 검색 및 확인 가능하다. 주유소와 주차장은 기존에도 결제 과정이 다르기 때문에 차량 내 간편결제 서비스의 사용법에도 차이가 있다.


운전자가 간편결제 서비스를 사용하는 동안 시스템과 카드사, 가맹점 사이에는 10단계 이상의 복잡한 과정이 발생한다. 자동차의 위치 정보를 활용한 진입 알림, 주문 정보 전달, 카드 인증 요청, 일회용 결제 토큰 발행, 결제 요청과 승인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운전자는 이런 것을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실제 결제 과정은 매우 심플하다.


차량 내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한 주차장 결제 단계. ⓒ현대자동차그룹 차량 내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한 주차장 결제 단계. ⓒ현대자동차그룹

이를테면 파킹클라우드와 제휴를 맺은 주차장에 자동차가 진입하면, 카메라를 통해 차량 번호를 인식해 간편결제 서비스를 지원하는 자동차인지 확인한다. 서비스 지원 자동차라면 내비게이션 화면에 주차장 요금 정보가 5초 동안 표시된다.


운전자가 주차 후 볼 일을 마치고 주차 요금이 발생한 상황에서 다시 시동을 걸면 간편결제 사용 여부를 묻는 주문서가 내비게이션 화면에 뜬다. 간편결제 서비스가 탑재된 자동차라 하더라도 운전자는 기존처럼 실제 신용카드나 현금으로도 결제할 수 있다.


간편결제 서비스를 사용하면, 입·출차 시간, 주차 시간, 결제 금액, 결제 카드 선택 화면이 표시된다. 사전에 방문점으로부터 요금 할인을 받았다면, 할인받은 금액이 나온다. 만약 종이할인권을 받았다면, 화면에 나타나는 ‘종이할인권 메뉴’를 선택한다. 운전자가 간편결제 서비스에 가입할 때 기입한 정보를 바탕으로, 시스템이 멤버십 포인트 사용 여부를 묻는다.


앞선 과정이 모두 마무리되면 운전자는 6자리 간편결제 비밀번호(PIN 코드)를 입력하면 된다. 이 과정에서 키패드 난수화와 다중 눌림 같은 보안조치가 작동한다.


결제와 비밀번호 입력이 마무리되면, 결제 완료 정보가 내비게이션 화면에 나타난다. 운전자는 평소처럼 차단기 앞에서 자동차 번호를 인식시킨 후 출차 하면 된다. 만약 앞선 결제 과정에서 종이할인권을 선택했다면, 징수원 또는 차단기에 제출한다. 이때의 할인 금액에 따라 최종 주차 요금이 결정되고, 할인된 금액만큼 카드 결제가 취소된다.


차량 내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한 주유소 결제 단계. ⓒ현대자동차그룹 차량 내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한 주유소 결제 단계. ⓒ현대자동차그룹

차량 내 간편결제 서비스가 도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북미 시장에서는 이미 3년 전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이들 서비스는 자동차 제조사가 직접 개발한 플랫폼을 사용하지 않고, 외부 플랫폼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서비스를 확장하는 데도 어려움이 많고,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가 있어도 외부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조율하는,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다.


반면, 현대차그룹과 같이 자동차 제조사가 결제 플랫폼을 직접 개발해 운용하면 서비스의 확장성과 유연성 측면에서 이점이 많다.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가 있거나, 플랫폼에 들어오고자 하는 서비스 업체와 제휴를 맺고 싶어 하는 카드사가 있을 때 빠르게 대응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차량 내 간편결제 서비스 적용 분야 및 미래 적용 예정 분야. ⓒ현대자동차그룹 차량 내 간편결제 서비스 적용 분야 및 미래 적용 예정 분야.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은 독자 개발 플랫폼을 장점을 살려 지금의 주유소와 주차장 외에도 계속해서 차량 내 간편결제 서비스를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빠른 시일 내에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 전기차 충전 등의 분야에서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의 차량 내 간편결제 서비스는 제네시스 GV80를 시작으로, 고급형 6세대 내비게이션이 장착되는 제네시스 차종에 모두 적용할 예정이다. 또한, 2020년 상반기 내에 표준형 5세대 와이드 내비게이션이 장착되는 현대·기아차로도 서비스가 확대된다.


뿐만 아니라 이미 판매 중인 자동차 중에서도 5세대 와이드 내비게이션을 탑재한 모델의 경우,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만으로도 최신 커넥티드 카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현대차는 팰리세이드 이후 나온 차종, 기아차는 쏘울 부스터 이후 출시된 차종이 대상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차량 내 간편결제 서비스를 통해 ‘결제수단으로서의 커넥티드 카’라는 영역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며 “먼 미래의 일 같던 커넥티드 카가 조금씩 우리의 일상이 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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