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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 2차 조사위, 화재 5곳 중 4곳 배터리 원인…“배터리 이상 문제”


입력 2020.02.06 15:00 수정 2020.02.06 12:01        조재학 기자 (2jh@dailian.co.kr)

작년 8월~11월 사이 ESS 화재 5건 조사

‘배터리 이상’ 추정 4곳 중 LG화학 2곳‧삼성SDI 2곳

“충전율 낮추는 등 배터리 유지관리 강화 필요”

지난해 10월 27일 오후 경남 김해시 한림면 장방리 한 태양광발전설비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 불이 나 화염과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연합뉴스 지난해 10월 27일 오후 경남 김해시 한림면 장방리 한 태양광발전설비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 불이 나 화염과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연합뉴스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원인이 배터리 결함에 있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배터리 자체의 결함보다는 보호‧운영‧관리상의 문제가 영향을 미쳤다고 발표한 1차 조사위 결과와 배치되는 내용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ESS 화재사고 조사단은 6일 지난해 8월부터 10월 사이 발생한 5건의 ESS 화재사고에 대해 원인조사를 실시하고, 5곳 중 4곳의 화재원인으로 배터리 결함을 지목했다.


조사단은 전기‧배터리‧소방 분야와 국회 등 전문가 20명으로 구성, 지난해 10월 출범했으며, 한국전기안전공사와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이 조사단 활동을 지원했다.


조사단은 1차 조사위 결과와 사고 사업장의 운영기록 등을 분석하고, 현장조사, 배터리 해체‧분석, 유사 ESS현장 검측, 입체 단층 촬영(3D X-ray CT) 검사 및 검증시험 등의 조사를 실시했다.


화재시 배터리 소실로 직접적인 원인을 규명할 수 없는 경우 사고 사업장과 동일시기 동일모델 등으로 설치된 유사 사업장을 분석했다. 또 조사내용을 토대로, 관련기업의 분석내용을 참고, 기업의 소명 의견에 대해서도 충분히 검토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충남 예산, 강원 평창, 경북 군위, 경남 김해 등 4곳의 사업장은 배터리 이상이 화재원인이 된 것으로 추정됐다. 충남 예산과 경북 군위 사업장에는 LG화학 배터리가, 강원 평창과 경남 김해 사업장에는 삼성SDI 배터리가 탑재됐다.


충남 예산 사업장의 경우 운영기록을 통해 배터리가 발화지점으로 분석됐으며, 현장에서 수거한 배터리에서 내부발화 시 나타나는 용융흔적이 확인됐다.


사고사업장과 동일모델, 동일시기에 설치된 인접 ESS 사업장에서 유사한 운영기록을 보인 배터리를 수거해 해체·분석한 결과, 일부 파편이 양극판에 점착돼있는 것과 배터리 분리막에서 리튬-석출물이 형성된 것을 확인했다.


강원 평창 사업장 역시 운영기록을 통해 배터리가 발화지점으로 분석됐다. 또 과거운영기록에서 충전 시 상한전압과 방전 시 하한전압의 범위를 넘는 충·방전 현상이 발견됐고, 특히 이 경우에 배터리 보호기능도 동작하지 않았던 것을 확인했다.


아울러 사고사업장과 동일모델, 동일시기에 설치된 유사 ESS 사업장에서 유사한 운영기록을 보인 배터리를 수거하여 해체‧분석한 결과, 양극판 내부손상이 확인됐고, 분리막에서 구리성분이 검출됐다.


경북 군위 사업장은 폐쇄회로영상(CCTV)과 운영기록을 통해 배터리가 발화지점인 것으로 분석됐으며, 현장조사에서 수거한 배터리에서 내부 발화시 나타나는 용융흔적도 발견됐다.


또 사고사업장에서 전소되지 않고 남은 배터리 중 유사한 운영기록을 보인 배터리를 해체‧분석한 결과, 음극활물질 돌기 형성을 확인했다.


경남 김해 사업장은 배터리에서 연기가 발생(CCTV영상)하고 시스템 운영기록(EMS)을 통해 배터리가 발화지점인 것으로 분석됐다.


그간의 운영기록을 분석한 결과, 6개월 동안 화재가 발생한 지점의 배터리들 간에 전압편차가 커지는 경향도 확인했다.


또 사고사업장과 동일모델, 동일시기에 설치된 유사 ESS 사업장에서 유사한 운영기록을 보인 배터리를 수거해 해체‧분석한 결과, 양극판 접힘현상이 발견되고, 분리막과 음극판에 갈변‧황색반점이 확인돼 이를 정밀 분석해 구리와 나트륨 성분 등이 검출됐다.


경남 하동 사업장은 노출된 가압 충전부에 외부 이물이 접촉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2열로 구성된 ESS 설비 중 한쪽에서 급격한 절연성능 저하가 먼저 발생했고, 이후에 다른 쪽의 절연성능도 서서히 저하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배터리 이상으로 지목할 수 있는 운영기록은 확인되지 않았고, 화재를 유발할 수 있는 환경영향 가능성도 현장조사 결과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


조사단은 경남 하동을 제외한 4곳의 유사 또는 동일사업장에서 발화지점과 유사한 방전 후 저전압, 큰 전압편차를 보인 배터리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배터리 이상이 화재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높은 충전율 조건(95% 이상)으로 운영하는 방식과 배터리 이상 현상이 결합돼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으며, 충전율을 낮춰 운전하는 등 배터리 유지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화재 예방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했다.

조재학 기자 (2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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