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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비상경영에도 비상구 안 보인다...경영 '악화일로'


입력 2020.02.19 16:06 수정 2020.02.19 16:50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지난해 日 보이콧으로 시작된 버티기, 코로나19로 한계

정부의 지원대책마저 미흡...최악의 경영위기 우려 커져

항공사들이 잇따라 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고 있지만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일 한산한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모습.ⓒ뉴시스 항공사들이 잇따라 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고 있지만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일 한산한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모습.ⓒ뉴시스

항공업계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한 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경영체제에 잇따라 돌입하고 있지만 비상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상황이 점점 더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지원 대책마저 미흡해 항공사들의 경영환경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이 비상경영체제를 공식 선언한 가운데 다른 항공사들도 비용절감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며 위기극복에 나서고 있다.


한창수 아시아나 사장은 전날 임직원에게 보낸 담화문을 통해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며 전 임원 사표제출 및 임금반납, 전 직원 무급휴직 등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일본 여행 보이콧에 이은 올 초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수요가 급감하며 회사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해 특단의 자구책을 실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저비용항공사(LCC)업계 1위인 제주항공도 이미 지난 12일 위기경영체제 돌입을 선언했다. 경영진이 에 돌입했다. 경영진들은 임금을 최소 30% 이상 반납하고 승무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무급휴가 제도도 전 직원 대상으로 확대했다.


이스타항공도 전날 운항·객실 승무원을 제외한 모든 임직원(국내지점 및 객실 보직 승무원 포함)을 상대로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한 제도를 시행한다고 공지했다.


내달부터 오는 6월까지 4개월간 시행되는 이번 조치에서 상무보 이상의 임원은 임금(급여) 30%를, 임원을 제외한 본부장 직책자는 직책 수당을 자진 반납하기로 했다. 또 운항·객실 승무원을 제외한 모든 직원을 상대로 근무일·근무시간 단축 신청을 받는다.


이달 초 정홍근 대표가 현 상황을 예측불가 위기로 규정한 티웨이항공은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원 전원의 임금을 20~30% 삭감하기로 했다. 이미 희망휴직 신청을 받은데 이은 위기극복을 위한 비용절감 차원의 조치다.


진에어도 17일 창립 12년 만에 처음으로 무급 희망휴직을 단행했다. 오는 4월15일까지 신청하는 인원을 대상으로 최소 1주에서 최대 12개월까지 시행할 예정으로 내달부터 시작된다. 또 에어부산과 에어서울도 각각 자율 무급휴직과 단기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이는 지난해 유일하게 흑자를 달성한 대한항공(영업이익 2908억원)도 상황이 어려운 것은 매한가지다. 대한항공은 이미 지난해 10월 3개월 단기 무급휴직을 시행했으며 12월에는 15년 이상 근속한 40세 이상 직원의 자발적인 의사에 한해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또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3월 한 달간 연차 휴가도 실시하는 등 허리띠 졸라매기가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모 그룹인 한진그룹 경영권을 놓고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오너 남매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등 오너십 리스크도 안고 있는 상황이다.

인천국제공항 인근에서 항공기가 비행을 하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인천국제공항 인근에서 항공기가 비행을 하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하는 신생 LCC들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신생 3사 중 첫 취항한 플라이강원은 이번 사태로 인한 탑승률 저하로 노선 운항 중단 및 감편, 취항 연기가 잇따라 이뤄졌다.


에어로케이와 에어프레미아는 각각 6월과 9월 첫 취항으로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어서 상황이 조금 나은 편이다. 이들은 사업을 시작할 때쯤에는 코로나 19 사태가 잠잠해지기를 기대하면서도 일말의 불안감은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항공 수요가 사전 예약이 수반되는 여행을 기반으로 발생하는 만큼 이번 사태가 마무리된 후에도 회복에는 상당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는 점과 공급과잉이 지속돼 온 항공시장 환경을 감안할 때 신생LCC들도 이번 사태의 여파로 완전히 자유롭긴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에 최근 정부는 항공업계에 3000억 원의 긴급자금을 지원하는 한편, 공항시설이용료를 면제하거나 낮추면서 부담을 덜어주는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자금 지원에 최소 3개월이 소요돼 심폐소생술 시기를 놓칠 수 있는데다 회사가 최대한 자구안을 시행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또 지원 조건이 아직 구체적이지 않아 지금 절실한 항공사들로서는 피부에 와 닿지 않는 분위기다.


결국 현재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는 것이 가장 최선이지만 이마저도 역행하고 있다. 최근 수그러드는 듯 했지만 19일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다시 확산 기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확진자들의 감염 경로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 등 지역 감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터라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사실상 올 상반기는 실적 개선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는 상황으로 다만 여름 휴가철이 끼어있어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3분기만이라도 영향이 없기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일본 여행 보이콧때부터 시작된 버티기가 이제 거의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느낌”이라며 “이번 사태가 빠르게 해소되거나 정부의 지원이 신속히 이뤄지지 않으면 어떤 상황으로 치닫을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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