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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 숙소 투숙...프로농구 리그 중단 “아프지만...”


입력 2020.03.01 00:01 수정 2020.02.29 22:46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전주KCC 선수단, 확진자 머문 숙소 투숙..밀접 접촉자 아니지만 격리 계획

KBL도 리그 일정 잠정 중단..농구단이나 팬들이나 함께 탄식

29일 부산KT-전주KCC전 열린 전주실내체육관. ⓒ 뉴시스 29일 부산KT-전주KCC전 열린 전주실내체육관. ⓒ 뉴시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 여파가 ‘무관중 경기’로 연명하던 남자 프로농구까지 집어삼켰다.


KBL은 29일 “전주 KCC 선수단 숙소였던 전북 전주의 한 호텔에 머문 투숙객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 다음 달 1일부터 리그 일정을 잠정 중단한다”며 “3월 2일 오전 긴급 이사회를 열고 후속 조치를 논의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이날 KCC는 코로나19 감염 공포로 인해 외국인선수 2명을 잃은 채 싸운 KT와의 ‘2019-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홈경기에서 97-63 완승했다. 하지만 경기 후 선수단에 전송된 재난 문자를 보고 크게 놀랐다. 코로나19 확진자 동선에 KCC 선수단이 투숙했던 숙소가 있었기 때문이다. KT 측도 소식을 접하고 놀랐다.


확진자와 같은 날 투숙했지만 같은 층은 아니었고, CCTV를 통해 확진자와 숙소에서 동선이 겹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식당 이용시간도 겹치지 않았다. 따라서 KCC 선수단은 밀접 접촉자가 아니다. 하지만 KCC는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경기도 용인 숙소에 자체 격리할 계획이다.


이에 KBL도 리그의 잠정 중단을 결정했다. 무관중으로 일정을 소화한 26일 이후 4일 만이다. 외국인선수들이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불안을 느껴 계약 해지를 요청하고 출국하는 파행 속에도 ‘무관중 경기’로 리그 일정을 이어갔지만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이 됐다.


28일 울산모비스-서울삼성전 열린 잠실실내체육관.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28일 울산모비스-서울삼성전 열린 잠실실내체육관.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프로농구 한 구단 관계자는 “무관중 경기를 결정했지만 최근 확산세를 보면 (리그 중단)이런 날이 올 수 있겠다는 생각은 했다. 그런데 너무 빨리 와서 놀랐다”며 “선수들은 무관중 경기 결정 이후 대부분 같은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짜인 일정을 충실하게 소화해 TV 중계를 통해 지켜보는 팬들을 생각해야 한다는 선수들도 있지만, 관중이 없는 상황에서 코로나19 감염의 위험까지 안고 뛰는 것은 잘못된 방향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SK 외국인선수 헤인즈도 “뛰기는 뛰겠지만 팬들이 없는 가운데 감염에 노출된 채 뛰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갸웃했다.


더 큰 피해자가 나오기 전에 결정된 것이 차라리 다행이라는 의견도 있다. 일부 팬들은 “과잉 대응처럼 느껴진다”고 말한다. 리그 진행 여부를 놓고 관계자들이나 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조금씩 갈리고 있지만 “아프다”는 것은 공통된 반응이다. 어처구니없는 작금의 사태에 탄식하는 농구인들 모두가 코로나19 피해자들이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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