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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한국당 비례 공천 후폭풍…한선교發 '분열의 씨앗'?


입력 2020.03.17 16:11 수정 2020.03.17 16:35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 명단 발표 후폭풍 거세

통합당 영입 인사 당선권 밖 배제…독자 공천 평가

한선교에 불만의 목소리…"믿는 도끼에 발등 찍혀"

통합당 지도부, 대응 방안 논의…확전 '자제' 목소리도

지난달 5일 오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 등이 빨간색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달 5일 오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 등이 빨간색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미래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의 비례대표 후보 선정을 둘러싼 후폭풍이 거세다.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자매정당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만큼 통합당 측 인사들이 철저히 비례대표 당선권에서 배제된 탓이다.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사실상 황교안 통합당 대표에 반란을 일으켰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이 같은 논란을 자초하게 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병호 공천관리위원장을 필두로 한 미래한국당 공관위는 전날 오후 발표한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서 독자적으로 영입한 인재들을 선순위에 배치하고 통합당 영입 인재를 후순위에 배치했다. 1번으로까지 점쳐졌던 윤봉길 의사의 손녀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이 21번으로 밀린 것을 비롯해 전주혜 전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가 23번,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가 26번을 받는 등 통합당 영입 인사들이 전원 당선권으로 예측되는 20번 뒤로 밀렸다.


이러한 결과를 두고 통합당 내부에서는 "한선교 대표가 통합당을 배신하고 자기 정치를 하려 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특히 통합당에서 인재영입위원장으로 활동했던 염동열 의원은 명단 발표 직후 입장문을 통해 "미래한국당의 자가당착 공천으로 통합당의 영입 인사들이 헌신짝처럼 내팽개쳐졌다"며 "미래한국당 공천에서 기준과 원칙은 어떤 것인지, 또한 이미 인재영입으로 모신 분들에 대한 부당한 대우와 역차별은 없었는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공병호 위원장을 비롯한 공관위원들은 통합당과의 단절, 외면과 무지로 국민과의 약속을 깨트린 것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고 성토했다.


통합당에 영입된 후 미래한국당 공천을 신청했다 낙방한 한 인사는 17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자매정당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철저하게 자기 공천을 한 것 아닌가. 통합당에서 자리를 보장받지 못해 미래한국당까지 밀려왔는데, 두 번의 상처를 받게 됐다. 참담한 기분"이라며 "미래한국당이 이런 식으로 나온다고 한다면 통합당도 과연 이들과 같은 길을 가는 것이 맞을지 서둘러 판단을 내려야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한 통합당 관계자도 통화에서 "설마 설마 했던 일이 현실로 벌어졌다는 볼멘소리가 당 전반에서 나온다. 믿었던 도끼에 발등을 찍혔다는 기분"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박형준 전 혁신통합추진위원장의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공천 신청 철회 논란을 거론하며 "한선교 대표가 부인하긴 했지만 황 대표가 비공개 회동에서 박 전 위원장을 비롯해 미래한국당의 공천 작업에 대한 뜻을 전달했다 거절당했다고 알려지지 않았나, 한 대표는 처음부터 독자적인 길을 가려 마음 먹은 게 아니었나 사료된다"고 언급했다.


심지어 한 대표는 통합당에서 불출마를 선언하고 미래한국당으로 넘어 온 다른 의원들과도 충분한 소통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 대표가 최종 공천 확정을 위해 필요한 의결을 위해 개최한 최고위원회의에 김성찬·이종명·정운천 최고위원 및 조훈현 사무총장 등이 전원 불참해 의결이 무산된 상황이다.


미래한국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전날 발표된 원안 그대로 통과시킬 수는 없다는 기류가 많다"며 "설사 통합당과 별개로 독자적인 공천을 하더라도, 어느 정도 비율을 맞춰 배려를 해줬어야 한다. 이렇게 대놓고 어깃장을 놓는 그림은 미래한국당에도, 통합당에도 좋은 그림일 수 없지 않나"고 했다.


실제 통합당 당내에서는 지도부 차원에서 강도 높은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명단이 언론에 공개될 때까지도 별다른 보고를 받지 못 했으며, 명단을 확인한 후 상당히 분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를 비롯한 통합당 지도부는 미래한국당이 이 같은 공천안을 강행할 경우 통합당의 이름으로 자체적인 비례대표 후보군을 구성하는 방안까지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러한 방안에 대한 질문에 "가능하다. 불가능하지 않다"며 "가급적 계획한 대로 정상적으로 자매정당이 만들어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현실적으로 완전히 새로운 방향을 논의하기엔 물리적 시간이 부족한 만큼, 대화를 통해 원만히 풀어나가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아울러 아무리 자매정당이라 할지라도 정당법상 별개의 정당의 공천에 관여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어, 자칫 비난 여론에 휩싸일 수 있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통합당 지도부의 한 인사는 통화에서 "지금은 서로 감정이 상당히 상해 있는 상태다. 섣불리 감정에 치우쳐 맞대응을 하다 일을 완전히 파국으로 만들 수 있기에 충분한 대화를 통해 순리대로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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