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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이것이 제네시스 G80의 품격 "내리고 싶지 않을걸"


입력 2020.04.01 08:00 수정 2020.04.02 07:46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밖에서 놀라고 안에서 감탄했다" 우아하고 역동적인 디자인

'황야 가르는 황소' 주행감, '안전' 우선한 각종 편의사양까지

제네시스 G80 주행사진ⓒ현대자동차 제네시스 G80 주행사진ⓒ현대자동차

'글로벌 시장에서 제대로 된 럭셔리카로 승부한다.'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유수의 자동차 브랜드들과 견줄 만한 프리미엄 브랜드 탄생은 당연하지만 매우 어려운 일이다.


럭셔리카의 장점인 디자인과 파워트레인, 편의·안전사양을 두루 반영함과 동시에 제네시스가 주는 아이덴티티(정체성), 즉 철학을 자동차에 담아내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제네시스는 3세대 모델인 올 뉴 G80 출시로 글로벌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제네시스의 품격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인 G80은 하루 만에 사전계약 대수 2만2000대를 기록하며 제대로 비상할 채비를 마쳤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31일 오전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더케이호텔'에서 미디어 대상 시승 행사를 가졌다. 이날 시승 코스는 호텔에서 출발해 경기도 용인시 소재 '카페 톤'에 도착한 뒤 되돌아오는 왕복 80km 거리였다.


G80 측면ⓒ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G80 측면ⓒ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밖에서 놀라고 안에서 감탄했다" 우아하고 다이내믹한 디자인


이날 시승용으로 준비된 차량은 비크 블랙 색상의 가솔린 3.5 터보 풀옵션 모델이었다. 외관 전면부를 보니 거대한 5각 크레스트그릴과 제네시스의 시그니처로 자리매김한 '두 줄' 디자인의 쿼드램프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차체는 전장 4995mm, 전폭 1925mm, 전고 1465mm, 축거 3010mm로 이전 모델 보다 전폭은 35mm 넓어지고 전고는 15mm 낮아져 전체적으로 웅장하고 중후한 멋을 더했다.


측면은 쿼드램프에서 시작해 후면부로 갈수록 낮게 이어지는 파라볼릭 라인을 부각시켰다. 하단엔 길게 이어지는 크롬 라인이 균형을, 그 아래 20인치 휠과 펜더가 역동성을 더해준다. 개인적으로 보닛에서 트렁크 리드로 이어지는 유려한 루프 라인이 인상적이었다.


후면부는 트렁크 상단에 크롬 라인이 길게 뻗어있고 그 아래 쿼드 램프와 말굽 형태로 둥글게 음각 처리한 트렁크 표면이 조화를 이룬다. 전체적으로 웅장한 덩치를 매끈한 곡선으로 어우러지게 한 느낌이다.


G80 실내ⓒ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G80 실내ⓒ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실내 디자인은 하바나 브라운 모노톤으로 단장한 시트가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우면서도 부드러운 인상을 자아냈다. 앉자마자 스티어링휠과 시트가 자동으로 위치를 조정하며 최적의 운전 자세를 잡아줬는데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가운데 상단의 14.5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운전석과 거리가 있어 손을 뻗어도 오른쪽 끝은 닿지 않았다. 애초 거리를 좁힐 수 없었다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위치를 운전석 방향으로 살짝 틀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황야를 달리는 황소처럼" 역동적이면서 매끄러운 주행감


주행모드는 컴포트, 스포츠, 에코, 커스텀 등 4가지로 나뉘어있으며 각 모드별로 시트 모양이 바뀐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시트가 자동으로 낮게 자리잡으면서 주행감을 최대한으로 맛볼 수 있게 하며, 반대로 컴포트 모드에서는 엉덩이와 등받이 위치가 높아지면서 부드러운 승차감을 구현한다.


그 옆에 위치한 다이얼식 변속레버가 인상적인데, '봉'이 아니라 손으로 돌리는 다이얼 형태이다 보니 변속기도 우아하고 품격있게(?) 작동시키는 느낌이었다.


G80 실내ⓒ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G80 실내ⓒ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외관도 그렇지만 주행감도 상당히 부드럽고 매끄럽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마치 '손은 스티어링 휠에, 발은 엑셀레이터에 얹을 뿐'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운전자가 물리적으로 힘을 가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즉각적인 응답성은 보여줬는데, 가속과 감속시 운전자가 원하는 만큼 부드러운 반응은 만족스러웠다. 정속 주행 시 좀 더 힘있게 브레이크를 밟으면 거의 그 자리에서 멈춘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제동력도 좋았다.


3.5 터보 모델의 진수는 가속에 있었다. 속도계가 오른쪽으로 한껏 돌아갈 정도로 속도를 높이니 도로 위로 황소가 달리기 시작했다. 치고 나가는 맛이 상당했는데, 역동적이면서도 중심을 잃지 않았다. 정숙성도 마찬가지였다. 도로 상황상 성능의 한계를 최대로 끌어올려볼 수 없었던 점이 무척 아쉬웠다.


3.5 터보 모델은 2WD, 19인치 타이어 기준으로 최고출력 380마력(PS), 최대토크 54.0kgf·m이며 복합연비는 9.2km/ℓ 다.


G80 14.5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G80 14.5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이쯤되면 로봇아닐까? '안전' 우선한 각종 편의사양


제네시스는 최첨단 능동 안전 기반 자율주행 기술과 운전자가 인지하지 못한 위험한 상황을 판단하고 차량을 제어하는 안전 사양을 다양하게 적용했다고 설명한다.


차로 변경 보조는 방향지시등 스위치 조작으로 스티어링 휠을 제어해 차로 변경을 도와주는 기능이다. 방향지시등 스위치를 위로 올리자 체감상 1초 정도 지난 뒤 서서히 왼쪽으로 차선을 변경했다. 생각 보다 즉각적인 반응은 아니었지만 차선을 인식한 뒤 차로를 변경하는 프로세스상 시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었다고 정상참작(?) 했다.


스피드 리미터는 차량 속도를 자동으로 설정하는 기능으로, 한 번 속도를 지정해두면 엑셀레이터를 아무리 밟아도 그 이상 속력이 나지 않는다. 달리는 차선으로 다른 차량이 끼어들면 즉각적으로 속력을 줄인다.


돌아오는 길에 양재동에 진입하니 앞차간 사고로 차량이 정체되고 있었다. 차선을 변경하며 이리저리 피해가야 했는데 모니터에 전방과 측면 차량, 네비게이션까지 3개 화면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직관적으로 상황을 알려줬다.


G80 3.5 가솔린 터보ⓒ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G80 3.5 가솔린 터보ⓒ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이는 차세대 센서 융합 기술로 전방, 전측방, 후측방 레이더가 함께 작동해 맞은편이나 측면에서 접근하는 차량과 후방에서 차선을 변경하는 차량을 감지해 운전자에게 제공한다.


원격스마트주차보조(RSPA) 기능도 활용해봤다. 주차장에 도착한 뒤 스마트키 버튼으로 출차 버튼을 누르니 2~3초 뒤에 자동으로 후진하며 주차 구역을 벗어났다. 이번엔 주차 버튼을 누르자 뒤로 갔던 차가 다시 전진하며 안정적으로 주차했다.


가장 만족스러웠던 기능 중 하나는 네비게이션과 헤드업 디스플레이였다. 직관적인 그래픽과 실시간 안내음성은 운전자가 초행길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음성인식 기능도 무척 흥미로웠다. "차문 열어줘" "날씨 알려줘" 등 흔한 소재를 실험해 본 뒤 "재미있는 이야기해줘"라고 명령하자 "어떤 남자가 소개팅에서 너무 긴장한 나머지 냉면을 호호 불어 먹었데요"라는 예상 밖의 대답을 했다.


두어 시간 남짓 G80과 달리고 있자니 보는 맛, 달리는 맛, (기능을) 써보는 맛이 남달랐다. 목적지인 더케이호텔에 도착하니 내리기 싫을 정도였다.


G80 트렁크ⓒ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G80 트렁크ⓒ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사전계약 2만2000대…G80 럭셔리카 돌풍 신화쓴다


G80은 실물 공개 후 입소문이 빠르게 퍼지면서 하루 만에 사전계약 2만2000대를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을 통틀어 처음 있는 일이다. 판매 가격은 5390만원부터이며 개별소비세 1.5%를 적용하면 5247만원에 제네시스의 기술이 압축된 올 뉴 G80을 살 수 있다.


다만 옵션 가격 편차가 큰 점은 단점이다. 각종 패키지를 탑재하면 가격은 8000만원을 훌쩍 넘어선다. 디자인과 성능이 업그레이드되면서 30세대 고객을 한층 흡수할 것으로 예상되나 연비나 가격은 다소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G80은 디자인과 퍼포먼스, 안전·편의사양까지 더해 그야말로 중무장한 럭셔리카로 돌아왔다. 다만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 입장에서는 제네시스는 역사적으로나 라인업으로나 아직 신성이다. 그 간극을 빠르게 좁혀야하는 제네시스의 고민이 이번 G80에 담겨있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제네시스의 진정성이 얼마나 통할지 주목된다.


G80 후면ⓒ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G80 후면ⓒ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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