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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높은 비용 부담 항공기 반납·도입 고민 빠진 항공사들


입력 2020.04.06 06:00 수정 2020.04.05 20:23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글로벌 대유행으로 여객·화물량 동반 감소 직격탄

높은 고정비용 부담으로 유동성 확보 어려움 커

조기 반납과 도입 연기 원하지만 계약 문제 걸려

인천국제공항 인근에서 항공기가 비행을 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인천국제공항 인근에서 항공기가 비행을 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큰 타격을 입고 있는 항공업계가 항공기 반납과 도입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수익 창출이 어려워 구조조정 등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고정비용 비중이 큰 항공기 수를 줄여보려 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6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항공사들이 휴직과 임금반납에 이은 감원까지 단행되는 등 인력운용 최소화에 나서면서 자연스레 운용 항공기 기재 축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가 북미와 유럽 등지로 확산되면서 전 세계적인 유행으로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상반기는 물론 하반기에도 항공 수요가 쉽사리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불안감이 업계에 엄습해 오고 있는 상황이다.


◆ 코로나19로 여객·화물 동반 급감...항공기 부담 커지는 항공사


항공업계에 따르면 3월 넷째 주 국제선 여객 수는 7만8599명으로 전년동기(173만6366명)에 비해 95.5% 급감했다. 일 평균 20만명을 넘나들던 인천국제공항의 하루 이용객 수는 지난 2001년 개항 이래 처음으로 1만명 이하로 떨어졌다.


특히 지난달 국내·국제선을 합한 항공 여객 수는 174만3583명으로 지난 1997년 1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200만명 이하로 떨어졌다.


이같은 상황은 여객뿐만 아니라 화물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물류회사 어질리티로지스틱스에 따르면 한국발 항공화물의 경우 여객기 운항 축소로 화물적재량이 도착지 기준 거의 모든 노선에서 90~100% 가량 감소했고 화물기운항 축소로 인해서는 50~60% 이상이 감소했다.


이에 항공사들은 기존 보유 항공기를 조기에 반납하거나 연내 도입하려고 했던 항공기 도입을 보류하거나 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금과 같이 수요가 거의 없어 매출이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높은 고정비 지출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는 고육지책에 따른 것이다. 항공산업의 경우, 영업비용 중 고정비 비중이 약 35∼40% 수준으로 상당히 높아 매출 발생없이 비용을 장기간 충당하기가 어려운게 현실이다.


이에 현 상황에서 생존을 위한 유동성 확보를 위해서는 지출을 할수 있는 한 최대한 줄여야 하는데 이는 인력뿐만 아니라 기재에도 적용될 수 밖에 없다.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적 항공사들이 보유한 비행기 374대 중 324대가 멈춰 서 주기장에 그대로 세워져 있는 상황이다. 주기장에 세워져 있는 항공기로 인한 공항 주기장료(항공기 주차료)로 나가는 비용도 상당할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한항공에 이어 진에어 등은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하는 고육지책까지 쓰고 있지만 아직 역부족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세계 각국의 입국금지와 의무격리 등의 조치로 여행객 급감에 현지 생산 공장들의 셧다운 등의 여파로 인한 화물량 감소가 동반 발생하면서 항공사들은 활로를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9일 오후 인천공항 제2터미널 활주로 계류장에 항공기가 줄지어 서 있다.ⓒ뉴시스 지난달 9일 오후 인천공항 제2터미널 활주로 계류장에 항공기가 줄지어 서 있다.ⓒ뉴시스

◆ 조기 반납과 도입 연기로 비용 부담 감소 원하지만...


이미 전체 직원 45%를 감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이스타 항공은 보유 항공기 23대 중 2개를 조기 반납한데 이어 8대도 추가로 리스 계약 종료시점에 반납한다.


하지만 대부분 리스(대여)로 계약기간이 정해져 있어 제조사와 반납과 도입 일정을 조정하는 것이 쉽지 않아 애를 태우는 모습이다. 이에 높은 리스료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여보고자 리스료 납부 시기를 연기하는 요청도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게 업계의 이야기다.


에어부산은 지난달 16일 에어버스 A321LR(Long Range)을 도입해 제주노선에 우선 투입했다. 하지만 이는 당초 계획했던 인수 날짜가 넘 임박했던터라 어쩔수가 없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회사측은 당초 올 상반기 A321LR 1대 추가 도입에 이어 하반기 A321네오(neo) 2대를 도입할 계획이었지만 가능한한 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반납 예정인 기존 항공기 3대를 감안해도 전체적으로 지난해말 대비 1대가 늘어나는 상황(총 27대)인 만큼 이를 최대한 늦춰 비용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포석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는 어떤 항공사라고 해도 신규 항공기 도입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지 않겠나”며 “인수 시기나 비용 지불 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것이 좋겠지만 제조사와의 협의를 통해 이해를 구해야 하는 사안이라 쉽지많은 않다”고 말했다.


또 국내 최대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도 지난해 연말 기준 올해 검토했던 신규 항공기 도입을 잠정연기한 상태다. 지난해 하반기 일본 여행 보이콧으로 시작된 경영환경 악화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은 데 따른 여파다.


진에어는 지난달 31일 지난 2018년 8월부터 지속돼 온 국토교통부 제재가 해제되면서 항공기 도입이 가능해졌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기존 비행기또 띄우지 못하는 상황에서 추가 기재 도입은 어불성설이다. 또 티웨이항공도 올해 도입 계획이 전무한 상황이다.


LCC보다는 상황이 낫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들도 높은 고정비용을 차지하는 항공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신규 도입을 최대한 늦추는 한편 비용절감을 위해 조기 반납을 원하지만 쉽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항공사들 입장에서야 조기반납을 통해 높은 리스료 부담을 최대한 낮추고 싶겠지만 계약상의 문제가 엄연히 있는 만큼 쉽지는 않은 일”이라며 “게다가 조기 반납 후 재도입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그 과정에서 항공 수요 회복 시기를 놓쳐 반등 기회를 상실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기가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활주로를 이륙하고 있다.ⓒ뉴시스 항공기가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활주로를 이륙하고 있다.ⓒ뉴시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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