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개원 일주일 만에 '공황' 증상 공개한 이탄희
총선 전 유권자들에 알릴 의무 피했단 비판 피할 수 없어
'휴직'에도 나오는 세비 기부해 최소한의 진정성 보여야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용인정)이 공황장애를 호소하며 국회사무처에 병가(病暇)를 신청하는 일이 있었다. 사무처는 국회의원은 상근직이 아니어서 병가 규정이 없고, 과거 의원이 병가를 다녀온 사례가 없다는 점을 들어 이를 반려했다.
이 의원은 21대 국회 개원 약 일주일 만에 공황장애 병증을 공개했다. 그는 4·15 총선 약 보름 전부터 두 달 간 이유없는 극도의 불안이 지속됐고, 하루 2~3시간 이상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했다. 고통을 호소하는 이 의원을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 아프다는 사람을 국회에 끌어다 앉혀두고 일을 시킬수도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가 ▲자신의 병증을 투표 전에 밝혔어야 한다는 아쉬움은 못내 남는다. 의정활동에 지장을 줄 만한 병증이라면 투표 전에 유권자가 알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6일 자신의 병증을 공개하며 "국민이 양해해 준다면 온전히 건강을 회복하는 일에 집중하고 싶다"했지만, 이는 당선 후에 할 말이 아니다. 국민에게 이해를 구하는 일은 4·15 총선 전에 이뤄졌어야 한다. 그의 설명대로라면 그의 공황 증상은 총선을 약 보름 앞둔 지난 3월 말에 재발했기 때문이다.
그에게 자신의 소중한 한 표를 던진 ▲용인정 20만여 명의 유권자들은 하루아침에 자신의 대표를 잃어버린 꼴이 됐다. 선거를 통해 당선된 국회의원은 투표를 통해 유권자와 4년 간 계약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 하다 못해 작은 물건을 사더라도 그 물건의 문제 여부를 모르고 샀다면 환불 사유가 된다. 이 기본적인 신뢰의 원칙을 판사 출신인 이 의원이 몰랐을 리 없다.
그의 지역구에는 △용인플랫폼시티 개발 △동백IC 설치 △경찰대부지 개발 △GTX 용인역 연계 교통망 등 현안도 쌓여 있다. '문재인 정권 실세'로 알려진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까지그의 선거유세에 나서니 유권자들로서는 이 의원이 현안을 해결할 적임자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사실상 휴직이지만, 매달 1100만원의 세비가 그대로 나온다는 점도 우리나라 국민 정서상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다. 그를 영입한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국회 들어 헌정 사상 초유의 단독 개원까지 불사하며 '일하는 국회'를 향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그러면서도 의정 활동을 수행할 수 없을 정도인 이 의원의 건강 상태를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병가 신청을 반려당한 이 의원은 당분간 회기 때마다 청가서를 제출해 휴식기를 가질 예정이라고 한다. 이 의원은 언제까지 어떤 치료를 받고 돌아올지 국민들에게 구체적으로 밝혀야할 의무가 있다. 복귀 후 의정활동을 정상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자기 검증도 필요하다. 치료가 길어진다면 스스로 내려놓는 용기도 따라야 한다.
당장은 휴식기를 가지는 동안 자신의 세비를 지역 내 어려운 이들을 위해 기부라도 하시라고 제안드리고 싶다. 코로나19로 국민들이 어려운 만큼 본인으로서도 썩 편치 않은 '월급'일 터다. 그것이 그가 유권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최소한의 진정성이자 예의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