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이달 들어 6.2조 순매수…개인 수급중심 불균형 고조
채권값·주식시장 상관흐름↓, 시총 대형주만 뛰는 현상 뚜렷
코스피가 연초부터 지금까지 보지못한 '불장' 랠리를 이어가는 가운데 주식시장 역시 그동안의 상식을 뒤집는 역대급 기록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코스피는 유동성 밀물과 함께 가파른 속도로 상승랠리를 펼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그간의 주식시장의 열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공매도 재개 시점도 다가 오고 있어 조정 신호탄으로 이어질지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장대비 3.73포인트(0.12%) 하락한 3148.45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식시장은 개미들이 역대급 매수세를 기록했다. 개인이 이날 하루동안 4조5000억원 규모를 폭풍 매수했다. 개인이 폭풍 매수 공세를 벌이며 주식시장은 장초반 3200대 중반까지 가파르게 올랐지만 이날 기관이 3조7000억원 규모의 매도 공세를 이어가면서 하락 반전했다. 증시는 하루새 100포인트 가량 등락을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최근 코스피의 가파른 상승세를 두고 그동안 증시 출범이후 처음 보는 장세라고 평하고 있다. 그러나 수급상으로 볼 때 개인 중심의 매수세가 장기화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는 올해(4~11일)들어 무려 6조2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동안 기관은 6조9500억원 규모를 내다 팔았다. 개인이 사들인만큼 기관도 이에 맞먹는 매도 공세를 이어간 셈이다.
황세운 상명대 DnA랩 객원 연구위원은 "개인의 매수세에도 기관이 맞먹는 규모로 팔고 있는 것은 이미 주식시장이 과열상태라고 판단한 것"이라며 "차익실현을 위해 포지션을 정리하고 현금확보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쪽 수급에 의해 일방적으로 움직이는 시장은 좋은 모습이 아니다"라며 수급주체가 균형있는 매매패턴을 보여야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주식시장은 역대급 유동성으로 그동안의 공식이 완전히 깨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인의 매수세가 과도하게 집중되면서 수급 불균형도 무너졌다는 분석이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매도 우위를 보이면서 개인 중심의 시장으로 과도하게 쏠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증시의 과열흐름이 지속되고 있지만 시총 상위 종목들 중심으로 급격하게 오르다보니 소외된 주식들과의 편차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피는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이 2000조원을 돌파했는데 삼성그룹주와 SK그룹주가 합해서 1000조원을 넘어서는 등 시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동안 상승폭이 가파르지 않았던 대형주 주가 상승폭이 급격하게 커진 것도 최근 장세의 특징이라는 것이다.
또한 국고채 금리에 따라 주가가 움직였던 패턴의 정형화 공식도 깨졌다. 통상 채권가격이 상승하면 주가가 하락하고 채권가격이 내려가면 주가가 상승하는 흐름의 패턴도 최근 시장에는 전혀 맞지 않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오는 3월 15일 공매도 종료를 앞두고 공매도가 증시에 미칠 영향에 촉각이 모아진다.
우선 공매도가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는 증시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금융당국은 공매도 거래 재개를 검토하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공매도 재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도 공매도를 재개하면 지금의 불장이 조정장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공매도 금지 해제 시점이 다가오면 주식시장은 조정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당초 예상보다 주가가 더 오르고 금리가 더 높아지면 조정폭도 더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