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안젤리나 졸리'로 불리며 소셜미디어(SNS) 인플루언서로 유명세를 누리다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은 이란 여성에 대한 구명운동이 시작됐다.
17일 BBC방송 등은 이란의 유명 저널리스트 마시 알리네자드는 당국에 체포된 인스타그램 스타 사하 타바르(23, 본명 파테메 키쉬반드)에 대한 구명 활동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알리네자드는 자신의 트위터에 "졸리에게 요청한다"며 "화장과 포토샵 기술을 이용해 자신을 졸리로 바꿨다는 이유로 10년의 징역형을 받은 이 19세 소녀를 도와달라"고 했다.
그는 "이슬람 공화국인 이란은 여성이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르고, 차도르나 히잡을 벗고 운동장에 가거나 모델 활동을 하거나, 이번처럼 포토샵을 이용한 것만으로도 여성을 체포하는 역사가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타바르는 2017년 두꺼운 입술과 들창코, 광대뼈가 부각되는 움푹 패인 볼 등 좀비를 연상케 하는 기괴한 얼굴 사진들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타바르는 기괴한 셀피 사진들이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유명세를 탔다. 그녀는 졸리를 닮고 싶어 무려 50번에 가까운 성형수술을 받았고 몸무게도 34kg까지 감량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타바르가 사진을 조작했다는 논란이 일자 그녀는 방송에 출연해 "사람들이 인스타그램에서 본 나의 모습은 실제가 아닌 편집과 조작이었다. 나는 어려서부터 유명해지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이란 사법 당국은 2019년 10월 부적절한 방법으로 수익을 얻어 젊은이들의 부패를 조장한 혐의로 그녀를 체포했다. 특히 히잡을 느슨하게 착용한 채 성형 얼굴을 드러낸 행동이 신성모독에 해당한다고 봤다. 그녀는 지난해 12월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다.
이란에서는 타바르 외에도 현지 사람들이 인스타그램 등 SNS 활동을 이유로 체포되고 있다. 미국에 본부를 둔 '휴먼 라이츠 액티비스트 이란'(HRAI) 그룹 집계에 따르면 인터넷 관련 활동이 문제가 되어 체포된 사람은 2016년 12월 이후 322명에 달한다.
BBC는 "이란 당국은 사회적 통념과 질서에서 벗어나는 메시지를 통제하고자 하지만, 인스타그램이 기업인의 광고 활동과 시민 간 소통에도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전면적으로 차단하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