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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재보선] 與 '샤이진보→내부조사→대국민 사죄'…선거 패배 전조현상?


입력 2021.04.01 00:00 수정 2021.04.01 05:06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샤이 진보" 언급하며 여론조사 불신

자체 조사 언급하며 "격차 적다" 주장

이낙연 '대국민 호소문' 발표하고 읍소

정치권 "전형적인 선거 패배 흐름"

4.7 재보궐선거를 일주일 앞 둔 31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국회 소통관에서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태를 계기로 확산된 민심 이반이 심상치 않다는 점에서다. 당 관계자는 "여론조사 장난질"이라며 선을 긋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이번 4.7 재보선에서 민주당이 그만큼 어렵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이 위원장은 "LH 사태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서 느끼시는 분노와 실망이 얼마나 크고 깊은지 아프도록 잘 알고 있다. 국민 여러분의 분노가 LH 사태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의 실패도 사실상 인정했다. 이 위원장은 "청년과 서민들은 저축으로 내 집을 가지려는 꿈을 거의 포기하고 있다. 내 집이든 전월세든 이사를 가려면 빚을 더 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그러나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도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려워졌다"며 "정부여당은 주거의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했고, 정책을 세밀히 만들지 못했다"고 했다.


△이해충돌방지법 △부당이익 환수 △실거주자 규제완화 △50년 만기 모기지 대출 국가보증 등 보완대책을 발표한 이 위원장은 "여러분의 화가 풀릴 때까지 반성하고 혁신하겠다"며 "저희가 부족했다. 그러나 잘못을 모두 드러내며 그것을 뿌리뽑아 개혁할 수 있는 정당은 외람되지만 민주당"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에 앞서 지난 29일 김종민 민주당 최고위원도 "문재인 정부의 집값 정책을 믿고 따랐다가 손해 봤다고 느낀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정책도 정책이지만 더 심각한 것은 잘못된 자세와 태도였다"고 사죄했다. 양향자 최고위원도 "국가를 이끄는 주류 세력임에도 변명과 회피로 위기를 모면하려 했다"며 "수백수천 번을 사죄드려도 부끄러울 따름"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반성과 읍소로 떠나간 중도층을 되돌리겠다는 의도로 보고 있다. 중도층 다수가 지난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민주당을 지지했던 과거가 있는 만큼, 진정성 있는 사죄를 한다면 마음을 돌릴 여지는 남아 있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야당 지지층 뿐만 아니라 중도층에서도 민주당에 대한 분노와 반감이 큰 상황임은 부인하기 어렵다.


다만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일종의 '선거 패배 공식'을 답습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여론조사 결과를 아전인수로 해석하고, 나아가 자체 분석을 근거로 추격하고 있다는 주장, 투표 직전 대국민 호소와 같은 읍소 등이 대표적인 선거 패배 전조현상으로 꼽힌다.


실제 박영선 후보 캠프 전략본부장을 맡고 있는 진성준 의원은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샤이 진보가 있다"고 했고, 윤건영 의원은 자체 분석을 근거로 "격차가 한 자릿수로 좁혀졌다"고 주장했었다. 이해찬 전 대표는 "여론조사는 장난도 많이 친다"고 했다. 21대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에서 '샤이 보수' '자체 분석 결과' 등을 언급하며 격차가 크지 않다고 주장했던 사례와 정확히 일치한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선거 직전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기도 했었다.


당내에서도 불안감이 적지 않다. 민주당 핵심 전략통은 "잘못을 반성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고 좋지만 선거 직전에 하는 사죄가 과연 얼마나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겠느냐"며 "'사죄의 절' 퍼포먼스나 후보가 '국민 속으로 들어간다'며 나 홀로 선거운동을 시작하는 순간 지지자들은 패배를 직감하고 절망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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