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신세계 VIP·아플 카드 등 프리미엄카드 라인업 강화
신한·현대도 연회비 20~80만원대 카드 출시…"보복소비 영향"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프리미엄 카드’ 신상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명품 구입과 호텔 숙박 등 보복소비로 분출되면서 카드사들이 소비수요에 걸맞는 상품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최근 2종의 프리미엄 신용카드를 선보였다. 우선 지난달 말 출시된 ‘신세계 더 에스(S) 프레스티지’(연회비 15만원)는 연 구매금액이 최소 2000만원 이상인 신세계백화점 VIP 골드 등급 이상 고객들만 가입할 수 있는 카드다. 이 카드는 백화점 내 결제 시 무조건 1.2%가 할인되고 평소 할인이 없는 명품 구입 시에도 결제일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글로벌 대표 프리미엄 카드인 ‘아메리칸 엑스프레스’(3종)도 삼성카드를 통해 출시됐다. 이중 가장 고가인 ‘아메리칸 엑스프레스 플래티늄’은 연회비만 70만원이다. 이 카드는 특급호텔 50만원 할인, 해외 및 백화점 10만원 할인, 메탈 플레이트가 무료 제공되고 업종별 최대 5%까지 포인트 적립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밖에 디지털 프라이어리티 패스(PP), 국내 공항 라운지 무료 이용 등도 담겨 있다.
그런가하면 신한카드는 국내 첫 글로벌 호텔 멤버십 PLCC인 '메리어트 본보이TM 더 베스트 신한카드'(연회비 26만7000원)를 공개했다. 이 상품은 연간 25박 숙박을 해야 받을 수 있는 메리어트 본보이 골드 엘리트 등급을 카드 가입만으로 기본 제공한다. 또 전세계에서 사용 가능한 무료 숙박권(연 1회)과 국내 메리어트 참여 호텔 조식 5만원 할인(연 2회), 고객 등급 유지·업그레이드를 위해 필요한 엘리트 숙박 실적(10개) 등을 제공한다.
현대카드도 기존 프리미엄카드 더 퍼플(the Purple)’의 신상품 격인 ‘더 퍼플 오제(the Purple osée)’(연회비 80만원)를 선보였다. 고객 생활방식에 따라 ‘M포인트형’과 ‘항공마일리지형’ 등 3종 중 선택할 수 있고 적립 혜택 외에 60만원 상당의 바우처가 제공된다.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예매 시에는 선예매 혜택도 주어진다.
카드사들은 최근 수년 간 프리미엄 카드 출시에 소극적이었다. 마케팅 비용을 줄여 자영업자 비용 부담을 낮추겠다는 정부 기조에 따라 카드수수료율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면서 기존의 부가서비스 구조를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게 된 탓이다. 때문에 기존에 운영하던 고가 카드들도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거나 단종과 리뉴얼을 거듭하는 등 자취를 감춰왔다. 그러나 카드사 입장에서 소비규모가 큰 프리미엄카드 고객은 여전히 놓칠 수 없는 시장으로 꼽힌다.
또 최근들어 코로나19 여파로 닫혔던 지갑이 열릴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프리미엄카드 출시 훈풍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코로나 영향에도 VIP회원의 명품 구매가 늘면서 지난해 명품 매출이 전년 대비 25.3% 신장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2월 카드승인실적 역시 70조9000억원으로 1년 전(65조 2000억원)보다 9% 가량 늘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올해에는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시작되면서 내수 회복세가 지표 상으로도 확인되고 있다"며 "외부 활동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억눌렸던 소비가 폭발하면서 카드사의 카드 결제액 또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내수 중심의 고가소비시장 고객 확보를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