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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연평해전 영웅 잊지 않겠다"더니…문대통령, 취임 후 기념식 전부 불참


입력 2021.06.29 11:27 수정 2021.06.29 12:36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오늘 19주년 기념식…송영길·이준석 등 정치권 참석

문대통령, 6·25전쟁 71주년 행사 이어 오늘도 불참해

김정은 호평 인터뷰 재주목…'北 눈치보기' 비판 예상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3월 26일 오후 경기 평택 해군2함대 사령부에서 열린 제6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 참석에 앞서 제2연평해전 전적비에 헌화하고 있는 모습.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제2연평해전 19주년 기념식에 불참했다. 문 대통령이 제2연평해전 기념식에 참석한 건 취임 후 단 한 차례도 없다. 2015년 야당 대표 자격으로 해당 행사에 참석한 게 전부다. 문 대통령이 앞서 열린 6·25전쟁 71주년 기념식에 이어 이날 행사까지 불참하면서 정치권 안팎의 '북한 눈치보기' 비판은 또 다시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2연평해전 19주년 기념식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경기 평택시에 위치한 서해수호관 광장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더불어민주당 송영길·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서욱 국방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5월 취임 이후 제2연평해전 기념식에 불참했다. 대신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제2연평해전 전사자 유가족 등을 비롯한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


문 대통령은 매년 3월 네 번째 금요일 '서해수호의 날' 행사에는 지난해와 올해, 임기 중 총 두 차례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기념식에서 "우리는 영웅들을 절대 잊지 않았다"며 제2연평해전 참전자들과 천안함 승선 장병들의 이름을 한 명씩 호명했다. 당시 야당은 "문 대통령이 북한 눈치보기를 하다가 이제서야 참석했다"고 비판했다.


'서해수호의 날'이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도발에서 전사한 국군 장병을 추모하는 날이라는 점에서, 관련 행사에 참석한 걸로 제2연평해전 기념식 참석을 대신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박근혜 전 대통령도 2016년 '서해수호의 날'을 정부 기념일로 지정한 이후 해당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제2연평해전 기념식이 해군참모총장 주관에서 정부 주관으로 바뀌면서, 2012년 군통수권자로서 처음으로 참석했다.


다만 문 대통령의 제2연평해전 기념식 불참이 주목되는 건, 지난 24일 공개된 미국 주간지 타임지와의 인터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매우 솔직하고 열정적이며, 강한 결단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호평했다.


문 대통령은 또 2018년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능라도 5·1 종합경기장에서 연설한 걸 회상하며 "북한의 '눈과 태도'는 그들이 강력히 평화를 열망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북한이 완전히 변화했고 발전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지난 25일 6·25전쟁 기념식에도 '관례'를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29일 오전 경기 평택시 서해수호관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19주년 기념식에서 서욱(사진 오른쪽부터) 국방부 장관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황보승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대북 구애와 저자세로만 일관하고 있는 문재인 정권에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고 비판한 뒤 "언제쯤 북한의 심기 보좌보다 나라를 위해 헌신한 순국 장병들의 명예와 국가안보부터 챙길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반문했다.


야권의 대권주자 중 한 명인 원희룡 제주지사도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제2연평해전 19주년, 대한민국을 지킨 영웅을 기억하겠습니다' 제목의 글에서 "문 대통령은 용사들의 희생을 헛되이 하며 국가의 안보와 평화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며 "반성하지 않는 가해자에게 찬사를 보내 국제 인권단체로부터 망상이라는 모욕까지 자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의 SNS에는 이날 오전까지 제2연평해전 관련 메시지가 게재되지 않았다. 앞서 문 대통령은 2018년 제2연평해전 16주년 당일에는 관련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가, 7월 3일 김의겸 당시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제2연평해전 전사자 보상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제2연평해전 전사자 보상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을 처리한 뒤 "이 시행령으로 비로소 그러한 예우를 다하게 됐다. 국가가 이제야 도리를 다하는 셈"이라고 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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