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사영화제, 넷플릭스 영화 후보작 포함
"OTT 온라인 상영관은 앞으로도 함께 가져가야"
국내 영화제가 시대에 발맞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불러온 변화의 바람이지만 현실을 적극 반영해 과거에서 나아가는 결과를 내겠다는 의도다.
춘사영화제 집행위원장 양윤호 감독은 지난 5일 한국영화계에 세계를 대표할 시상식을 만들기 위해 올해부터 국제영화제로 발돋움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OTT 영화들을 후보작(자)에 포함시키는 결정을 했다.
한국영화감독협회가 주최하는 춘사국제영화제는 한국 영화 개척자인 춘사(春史) 나운규를 기리기 위해 1990년대부터 개최되고 있으며 여타 영화제의 상업주의적 경향을 극복하고 창의성, 예술성, 공정성을 바탕으로 하는 영화제다.
영화제 측에 따르면 23편의 영화가 10개 부문 본상 후보작에 선정됐는데, 넷플릭스 영화 '승리호', '콜', '낙원의 밤' 이 후보에 노미네이트 됐다. '승리호'는 감독상에 조성희, 남우주연상에 송중기가 후보가 됐다. '낙원의 밤'은 차승원이 남우조연상, '콜'은 이충현이 신인감독상, 여우주연상에 전종서가 이름을 올렸다.
양 감독은 "춘사 나운규 감독이 심어놓은 한국 영화의 역사와 전통 위에 새 시대를 반영할 새로운 시도와 변화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아카데미시상식, 베니스 국제영화제가 OTT 영화를 후보에 올리며 변화와 다양성을 품었다. 지난 3월 개최된 93회 아카데미시상식은 총 16편의 영화를 후보에 올렸다. 특히 넷플릭스 영화 '맹크'는 아카데미 최고상인 작품상 후보를 비롯해 총 10개 부문에 호명 돼 최다 후보작이 됐다. 넷플릭스 작품 뿐 아니라 아마존 스튜디오의 '사운드 오브 메탈'도 작품상과 남주우연상, 애플TV 플러스의 '울프워커'는 장편 애니메이션 후보, 영화 '그레이 하운드'는 음악 부문 후보로 지명됐다.
베니스 국제영화제는 이보다 더 이른 2018년 제75회 최고상인 황금사자상 트로피를 넷플릭스 영화 '로마'에게 줬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지난해에 이어 숏폼 플랫폼 틱톡과 협업을 펼친다. 지난해 7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프로그램의 이벤트 형태로 '세로형 1분 단편영화 쇼케이스X틱톡X한국종합예술학교'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1분~3분 이내의 숏폼 9편과 15분 분량의 인터렉티브 드라마 2편, 13부작으로 구성된 웹드라마 1편 등 총 12편이 '틱톡 세로시네마'에서 공개됐다. 이 작품들은누적 조회수 330만회를 넘겼다. 틱톡과의 세로 시네마는 올해도 이어진다.
여기에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개막식보다 앞선 1일부터 18일까지 인천 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비욘드 리얼리티 부문 실감형 콘텐츠인 XR·VR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비욘드 리얼리티는 국내 유일의 실감형 콘텐츠 섹션이다. 올해 비욘드 리얼리티에서는 칸영화제 XR, 뉴이미지영화제 등이 공동 기획한 ‘XR3’를 마련했다. 코로나19로 국가 간 이동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국제적 협력을 통해 개최하는 기획전이다.
이외에도 지난해 12월 개최된 충무로 영화제는 '디렉터스 위크 옴니버스 개막작 The CMR'의 단편 12편을 틱톡에서 공개했다.
지난해부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제천국제음악영화제 등이 OTT를 함께 운용하고 있는 것도 변화의 결과다. 전주국제영화제에 따르면 웨이브 상영 관람 건수는 전년 대비 66%(3653건) 상승한 이용 기록 9180건이었다.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문에 어쩔 수 없이 OTT 온라인 상영을 택했지만, 온라인 상영관의 활용도가 높은 것을 영화제 측에서 확인했다. 작품을 더 널리 알리고 소비될 수 있는 영화제의 강구책이 된 것이다. 코로나19가 완화되더라도 영화제들이 이 방침을 계속 고수해나갈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 시스템은 올해도 이어진다. 제천국제음악국제영화제 관계자는 "다음주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자세히 공개하겠지만 이번에도 온라인 상영관을 함께 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에서 명칭을 바꾼 광화문국제단편영화제도 여러가지 시도를 준비 중이다. 서울독립영화제 관계자 역시 "아직까지 계획 변동은 없지만 작년과 동일하게 홈초이스를 통해 일정기간 VOD를 공개하는 걸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