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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비서는 입 없다는데…방송마다 논란 일으키는 이철희


입력 2021.07.15 04:01 수정 2021.07.14 22:18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니들은 시험으로 뽑았나" 박성민 옹호 발언 논란

야당의 조국 공세 대해서도 "사회·정치적 광기"

전직 비서관까지 "靑 비서와 평론가는 달라" 비판

靑 일각서도 우려 분위기…"문대통령에 좋지 않아"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흔히 '청와대 비서들은 입이 없다'는 얘기를 하는데, 방송에 너무 많이 나오다 보니 말이 과해지는 게 아니냐." (김광진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의 방송 출연을 두고 회의적인 말들이 나온다. 이 수석의 일부 방송 발언이 '정무수석'의 것이라기에는 도가 지나치다는 점에서다. 청와대 일각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그다지 좋지 않을 것 같다"는 뒷말도 들린다.


최근 이 수석의 발언 중 가장 논란이 된 건, 박성민 청와대 청년비서관과 관련해서다. 이 수석은 지난 7일 유튜브 채널 JTBC 인사이트의 '신예리의 밤샘토크'에서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의 박 비서관 임명 비판과 관련해 "'니들은 도대체 뭐냐. 니들은 시험으로 뽑았냐'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보좌관은 그냥 의원이 마음에 들면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수석은 자신이 보좌진 출신임을 강조하면서 "그 사람(박성민)이 1급 (공무원이) 되면 마냥 1급을 하는 것도 아니고 잠시 있다가 가는 것인데 그걸 마치 고시를 붙은 사람들의 자리를 뺏은 것처럼 말할 땐 정상적인 문제 제기는 아니었다"고 비판했다. 이 수석은 김한길 전 의원의 보좌관을 지냈다.


해당 발언이 전해지자 야당뿐 아니라 여당에서도 이 수석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졌다.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는 다음 날 낸 성명에서 "청년비서관은 정무수석 산하인데, 수석이 비서관 뒤치다꺼리나 하려니 그 답답함이야 이해를 못 하는 바는 아니다"라며 "대통령 비서는 입이 없다는데, 아직도 본인이 정치평론가인줄 아신다. 본캐(본캐릭터)에 집중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나름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하는 보좌진으로서의 삶 전체가 모독당하는 기분이 드는 후배가 많은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보좌진협의회장인 이동윤 보좌관(이형석 의원실 소속)도 이 수석을 향해 "마치 국회의 모든 보좌진이 이른바 아무나 하는 '낙하산 집단'인 듯 호도된 것 같아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전직 비서관의 비판도 나왔다. 김 전 비서관은 지난 9일 CBS 라디오에서 "청와대의 비서인 것과 평론가는 사실 입장이 다른 것인데 말씀이 많으시다 보니까 혹은 자기 소관에 있는 비서관을 엄호하시다 보니까 말이 과해지시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정무수석실 산하에서 근무했던 전직 비서관이 현직 수석을 직격한 건 굉장히 이례적이다.


이 수석은 지난 13일에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야당의 공세를 두고 "일종의 사회적 광기이자 정치적 광기"라며 "조 전 장관이 책임져야 할 몫이 분명히 있다. 그럼에도 그에게 가해진 사회적 지탄이나 검찰 수사가 지나쳤다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공정에 대한 모독이자 국민의 역린을 건드렸다"고 맹공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4일 SNS에서 "조국에게 '조국에게 마음의 빚을 졌다'던 문재인 대통령의 비서 아니랄까 봐 이성을 잃고 궤변을 일삼는 정무수석의 인식에 기가 찰 노릇"이라며 "이 수석의 발언은 대통령이 여전히 조 전 장관에 대해 애틋함을 갖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문 대통령의 '마음의 소리'"라고 비꼬았다.


이를 두고 청와대 안팎에서는 이 수석의 잦은 방송 출연이 애초 정책 홍보, 소통이라는 취지와 달리 독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평소 화끈하고 직설적인 어투의 이 수석이 방송에서도 솔직하게 답하면서, 의도치 않은 발언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수석은 지난달만 해도 6차례의 언론 인터뷰를 가졌고, 이달에는 라디오 3차례, 4편으로 구성된 유튜브 방송에 출연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 수석이 정무수석 임명 전에도 방송 출연을 많이 해서 방송을 잘 이해하긴 하지만 말투에 대해 걱정하는 분들이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이 수석은 14일 공개된 '신예리의 밤샘토크' 4번째 영상에서 '정무수석 임기 끝난 뒤 다시 방송으로 돌아갈 생각인가'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벌써 방송을 하자고 하는 데는 있다. 어차피 언제 끝날지는 예정돼 있으니까"라고 답했다.


이 수석은 또 '토론에서 불리한 주제가 나오면 이철희의 무적논리를 써서 돌파하는 습관이 있다는 지적이 인터넷에 있다'는 질문에는 "해당 논리는 자기가 지지하는 세력이나 편이 있으면 그걸 공격하지 않으려고 우회하거나 피해간다는 것인데, 나는 그런 걸 싫어한다"고 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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