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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된 배달 라이더…배달업계, 출혈경쟁 재현되나


입력 2021.07.19 08:07 수정 2021.07.16 20:23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혹서기 할증에 5000만원 상당의 캠핑카까지 등장

일회성 이벤트로 생태계 교란…향후 배달비 인상 우려도

배달업 업계의 라이더 모시기 경쟁이 점점 출혈경쟁으로 치닫고 있다.ⓒ배민

배달앱 업계의 라이더 쟁탈전이 점입가경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배달음식 주문이 폭증하자 각종 프로모션과 혹서기 할증은 물론 황금, 캠핑카 등 파격 상품까지 내걸며 배달 라이더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라이더 확보를 위한 업계 간의 경쟁이 돈 싸움판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19일 배달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배민)은 이달 13일부터 19일까지 추첨을 통해 1명에게 3000만원 상당의 황금 100돈을 증정하는 경품 이벤트 ‘감사페스티벌2’을 진행 중이다.


배달기사를 대상으로 배달 10건당 응모권 1장을 지급한 후 추첨으로 당첨자를 정하는 방식으로, 많이 배달할수록 당첨 확률이 커진다.


오는 20일부터 시작되는 2주차 이벤트 경품은 5000만원 상당의 현대자동차 캠핑카 ‘포레스트’다. 앞서 배민은 지난 5월에도 고가에 해당하는 현대 전기차 ‘아이오닉5’를 경품으로 내건 바 있다.


기온이 33도 이상일 경우 할증 1000원을 지급하는 혹서기 할증도 제공하고 있다.


쿠팡이츠 역시 일부 지역에서 점심·저녁 피크타임 때 미션을 완료하는 배달 기사들을 대상으로 하루 최대 5~6만원대 수수료를 추가로 얹어주는 프로모션을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배달 기사가 친구를 초대해 7일 안에 1건을 배달을 완료하면 각각 1만원씩 지급하는 친구초대 이벤트도 있다.


이와 함께 쿠팡은 정규직 배송 기사(쿠팡친구)와 달리 아르바이트 개념인 쿠팡플렉스의 배송 단가를 건당 최대 25% 한시적으로 인상한다. 이에 따라 일부 지역의 쿠팡플렉스는 건당 최고 3000원을 받는다.


배달앱 업계가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라이더 확보에 힘쓰는 이유는 최근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배달앱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실제 배달대행업체 바로고에 따르면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된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배달 건수는 전주(5~7일) 대비 12.6% 늘었다.


여기에 한 번에 한 집만 배달해야 하는 ‘단건 배달’ 서비스 경쟁도 달아오르면서 더 많은 라이더가 필요해진 상황이다.


배달수요가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라이더 수급이 원활하지 못하면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한다 는 위기감 때문에 수천만원에 달하는 경품까지 내걸며 라이더 수 늘리기에 혈안이 돼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배달앱 업체 간의 쩐의 전쟁이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같은 일회성 이벤트로 인해 배달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막대한 비용 지출이 결국은 향후 배달비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크다.


배달기사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황금, 자동차 등을 미끼로 배달기사들을 위험에 내몰고 있다”며 “배달 단가를 낮춰 경품을 주는 것일 뿐 열심히 배달을 하는 기사들은 일회성 이벤트에 속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누리꾼 역시 “수천만원에 달하는 경품보다는 그 돈으로 기사들의 배달 단가를 올려주는 것이 건전한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더 도움이 되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배달 수요가 급증하면서 배달업계뿐 아니라 이커머스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도 라이더 수급이 중요해졌다”며 “단가가 낮을 경우 다른 플랫폼으로의 이탈 가능성이기 크기 때문에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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