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제품 강세…국내 점유율 70% 이상, 포트폴리오 다양
국내 업체 기존사업 확장…인프라 부족, 제한적 메뉴 등 문제
MZ세대 소비 트렌드 분석 및 온라인 시장 공략이 주요 열쇠
최근 대형 유통업체들의 펫시장 진출을 가속화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업체들이 시장에 진출한 지 수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해외업체들이 안방을 독차지하고 있어 이들의 아성을 뛰어넘을 무기가 절실한 상황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펫시장 규모는 2014년 1조5000억원 규모에서 연 평균 10% 이상 성장 중이다. 올해는 3조원 규모로 전망되며 2027년에는 6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려동물을 위해 지출하는 비용도 지난 5년간 10%가량 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펫푸드 산업에서 고지를 점하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움직임도 가속화 되고 있다. 지난 2016년을 기점으로 동원F&B, 하림 등 대형 식품기업들은 물론 대형마트, 백화점 등 업종을 막론하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일부 업체는 생산시설에 투자를 대폭 확대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GS리테일이 가장 적극적이다. 지난달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와 함께 반려동물 용품 쇼핑몰업계 1위인 ‘펫프렌즈’를 공동 인수했다. 이번 투자로 GS리테일의 ‘펫’ 카테고리가 더욱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유통 대기업들이 속속 뛰어들면서 펫시장도 점차 진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반려동물 식품과 용품이 중심이었다면 현재는 반려동물의 생애주기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까지 범위가 넓어졌다. 전용 우유는 물론 맥주까지 이색제품들도 잇따르고 있다.
◇ 수입 업체에 밀려 성과는 '글쎄'…메뉴 단촐·유통망 미흡
하지만 기대와 달리 성장은 더디다는 평가다.
국내 펫산업의 높은 성장세와 달리 대부분 시장점유율은 해외업체가 차지하고 있다. 반려동물 전문점이나 동물병원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신규 사업자 진입이 쉽지 않고, 반려동물에게 익숙한 사료를 쉽게 바꾸지 않는 특성 때문이다.
여기에 국내 소비자들의 해외 브랜드 선호도가 높고, 국내 제품을 유통할 수 있는 유통망이 부족하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수입 제품의 국내 펫푸드 시장 점유율은 70%에 달한다. 소비자들의 신뢰도 역시 수입산에 치우쳐 있는 상황이다.
특히 국내 펫푸드 대부분은 식품기업이 기존 사업을 확장하는 개념으로 시작하다 보니 수입제품에 비해 메뉴 구성이 단순하고, 기능성 측면에서도 질이 떨어진다는 점도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수입제품은 오랜 역사 만큼 선택의 폭도 넓고 다양하다. 현재 국내 펫푸드 시장은 로얄캐닌, 네슬레 등 외국 기업이 장악하고 있다. 이들은 시장 초기부터 동물병원과 소규모 전문점 등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유통망을 넓혔다.
높은 마진율을 적용해 수의사와 유통업자가 초보 반려인에게 자사 제품을 추천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확대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은 펫산업에 진출한 지 약 10년 밖에 되지 않아 펫푸드 식이와 관련한 연구 결과가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이에 반해, 해외기업 같은 경우에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어 기능성이나 제품의 질 측면에서 차이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 선결 과제 수두룩…"온라인 시장 공략 관건 될 것"
하지만 업계에서는 펫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이제부터가 진짜라는 시각도 있다. 시장 성장과 함께 산업구조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서다.
또한 전문가에 의존하기보다 스스로 자신의 반려동물에게 알맞는 상품을 찾는 수요가 두드러지고 있다. 유통·식품업계가 시장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향후 국내 기업들이 이 시장에서 고지를 점하고, ‘국내 시장→해외 진출’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국산 제품에 대한 신뢰를 형성하는 소비자 인식 개선 노력과 함께 R&B투자 등을 통한 다양한 제품 생산에 힘을 써야 한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여기에 관건은 온라인 시장 공략이라는 해석도 있다. 시장 구조 변화와 이를 선점하려는 기업의 전략이 시너지를 내 펫시장 재편을 불러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국내 펫시장이 가족단위 소비자와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성장했다면, 앞으로는 MZ세대와 온라인을 바탕으로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들의 소비 트렌드에 따라 시장 구조에 알맞는 전략을 구사하고 얼마만큼 빠르게 온라인 시장을 장악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