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이낙연 사람들 껴안기' 본격 돌입

이재명, 이낙연과 통화하고 '구속' 언급 설훈엔

"대의 위해 결단 고맙다…상처 아물도록 노력"

이 후보 측 적극 구애…이낙연, 선대위 합류 즉답 피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선거 최종 후보로 선출되자 이낙연 전 대표가 축하를 건네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대선 경선 결과에 승복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캠프 해단식을 끝으로 대선 여정을 최종 마무리했다. 이재명 대선 후보와 이 후보 측 인사들은 '원팀 용광로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위해 '이낙연 사람들 껴안기'에 본격 돌입했다. 경선 과정에서 치열하게 경쟁했던 이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측 핵심 인사들을 선대위에 합류시키는 게 '화학적 결합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 후보는 지난 13일 승복 선언을 한 이 전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감사 인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영길 대표는 14일 부산 김해공군기지를 방문한 후 취재진과 만나 "이 후보와 통화했는데 어제 이 전 대표와 통화를 했다고 한다"며 "이 후보에게 이 전 대표를 적극적으로 예우해서 꼭 찾아뵈라고 권유했다"고 전했다.

이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대장동 의혹 관련 '구속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자신을 향한 공격 선봉에 섰던 이낙연 캠프 공동선대위원장 출신 설훈 의원에게 "아쉬움과 상심이 크셨을 텐데 이렇게 대의를 위해 결단해주셔서 고맙다"고 했다. 전날 설 의원은 이 전 대표의 승복 선언 뒤 "민주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정권재창출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이제 차이보다 같은 점에, 과거보다 미래에, 민주개혁진영의 승리에 매진할 때"라며 "하루빨리 상처가 아물고 새살이 돋을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우원식 의원도 이날 TBS 라디오에 출연해 설 의원을 언급하며 "선대위에 들어와서 정권재창출과 대선 승리를 위해 흔쾌히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잘 만들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이 당 경선 결과에 대해 효력정치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것에 대해선 "정당 안에서의 일을 소송까지 끌고 가는 건 좋지 않은 일인 건 분명하다"고 했다.

이재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도 전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이재명 후보가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도왔던 분들이나 다른 캠프에 있던 모든 분들을 본선을 위한 선대위에 중요한 직책을 맡기는 게 좋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다"며 "이낙연 캠프에서 주요 역할을 했던 분들과 여러 방향에서 소통하고 있다"고 했다.

정 의원을 포함해 이 후보 측 핵심 관계자들은 평소에도 원팀 성사를 위해 선대위가 구성될 경우 2선으로 후퇴할 것이라는 의견을 종종 밝혀왔다.

현재 윤관석 사무총장과 이재명 캠프 공동총괄본부장이었던 조정식 의원이 선대위 구성을 놓고 논의 중이다. 이 전 대표가 결국 선대위에 합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 전 대표는 일단 선대위 합류 관련 즉답을 피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캠프 해단식 직후 취재진으로부터 원팀 구성과 선대위원장 수락 여부 등에 대한 질문을 받자 "오늘은 말씀 드릴 게 없다"고 했다.